개념글 모음

각성할 때 많은 것을 잃어버릴수록, 그 사람이 가진 능력은 강해진다.

나는 친족, 다리와 눈, 그리고 남성의 삶을 잃어버렸다.


"그런 당신의 능력은 분명 엄청날 거에요."

"내가 말했잖아. 친족을 잃어버린 건 사고였고, 다리와 눈을 잃은 건 자살의 실패 때문. 내가 잃어버린 건 남성성 뿐이고, 이 엄청난 전동휠체어를 받았을 뿐이야."

"엄청나다고 하기에는, 도로 경사도가 30도를 넘어가면 올라가지 못하는 걸요."


협회의 직원이 하는 말에는 침묵했다.

이 휠체어가 사실 대형 사족보행 병기로 변신할 수 있다는 말은 하지 말아야지.

내가 가지고 있는 능력을 열심히 숨겨서, 이 세상을 멸망시킬 거다!



"어둠의 편직자 님. 이 영혼으로 무기를 만들어주셨으면 합니다."

"이건, 재미있는 영혼이네요. 좋아요."


내 능력은 '편직', 능력자의 영혼을 이용해 그 능력자가 사용하는 능력을 갖춘 도구를 만들어내는 것.

이 능력을 통해서 뒷세계의 조직에 쓰일 수많은 도구를 내 손으로 직접 만들어냈다.

그리고 만들고 남은 것들을 적당히 악해보이는 사람들에게 나누어주었으니,

분명히 세계는 파멸을 향해서 한 발자국씩!


"편직자 님! 침입자가! 으악!"

"하?"


흔히 정의의 편이라고 불리는 영웅이 등장했다.


"나쁜 조직에게 온갖 도구를 팔아넘기는 나쁜 장사치 잡았...?"


콰당탕!

갑자기 휠체어를 붙잡으니까 넘어졌잖아!

흐엑, 목에 뭔가 날카로운 게 들이닥쳤어.


"항복해라! 그러면 목숨만은 살려주지!"

"항복할게요!"


세계가 멸망하는 걸 직접 눈으로 봐야하는데,

여기에서 죽을 수는 없지. 일단은 퇴각이다!



"시아님, 이라고 하셨나요?"

"시아야. 할 말이라도 있어, 암흑의 무기상?"

"시아님. 이 자하고 너무 오래 대화하시면 안 됩니다. 겉모습은 저래보여도 악한 의도를 가진 사람에게 자발적으로 무기를 넘겼다고요."

"그건 잘못했어요. 눈을 다시 뜨게 해준다는 사기꾼의 말에 현혹되서, 죄송해요."


다행히도 시아라는 사람은 나한테 죄책감을 품은 듯 하다.

이건 이용할 수 있겠어.


"그래서, 나를 부른 이유가 뭐야?"

"악인을 죽이면은 악인의 영혼이라는 게 떨어지잖아요."

"그렇지."

"그걸 이용해서 시아님께 무기나 방어구를 만들어드릴 수 있어요. 저."


쾅!

날 격리하고 있던 쇠창살에 나는 큰 소리.

분명 저 옆에 있는 간수가 때린 거겠지!

오들오들.


"시아님. 이 사람의 말은 믿지 마세요. 그저 아직도 처분을 하지 못해서 협회에서 처분하지 않았을 뿐, 그녀는 특급 빌런입니다."


그래야겠지.

그래야 내 능력을, 세상의 질서를 유지시키려는 협회에서 독점할 수 있으니까.

얘내도 나름 상당한 악행을 벌이고 있는데, 영웅인 시아라면 분명히 이쪽도 망가뜨리겠지?


"알겠다."


시아는 내게 한 마디만 하고 바깥으로 걸어갔다.

후후, 전부 다 알고 있어.

그녀의 목소리에는 힘을 향한 갈망이 깃들어있다는 걸.


이대로 계속 영혼으로 도구를 만들면서 힘을 쌓고,

그 다음엔 이 세상을 멸망시키는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