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창 피파온라인2가 유명했던 시절이였음

내가 그때 중딩이였나 그랬을 거임

본인 집엔 컴퓨터가 없어서 사촌동생네 가서 맨날 게임하고 그랬었음

여느날과 다를 게 없이 그 날도 사촌동생네 집에서 피파2를 즐기고 있었음

근데 피파2에는 봇이랑 대전할 수 있는 시스템이 있단말임?

내가 사람이랑 붙을만한 실력은 안 돼서 봇이랑만 열심히 하고 있었는데 경기 도중에 갑자기 게임 화면이 멈추고 관중석쪽으로 천천히 클로즈업이 되는 거임

그때까지만 해도 무슨 상황인지 몰랐음

근데 화면이 계속 클로즈업 되더니 관중석쪽에 있는 어떤 남자의 얼굴을 잡아주는 거임

거기서 끝나는 게 아니라 그 남자의 얼굴이 점점 모니터 화면에 꽉 차게 확대가 됐음


비슷한 짤을 못 찾겠어서 대충 이런 느낌으로 보면 될듯

대신 나는 정지된 화면이였고 여백 없이 화면에 꽉 찼다

이때부터 소름이 쫙 돋기 시작하면서 너무 무서워졌음

남자의 얼굴은 하얗고 핏기도 없었고 눈은 양쪽 다 파진듯이 검기만 했음 약간 전체적인 모습은 백인계열 대머리 아저씨? 느낌이였던 것 같네

지금 못 끄면 뭔가 큰일 날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키보드랑 마우스 조작하면서 게임을 끄려고 해봤는데 아무런 키도 안 먹는 거임 그래서 알트 f4 연타나 작업관리자 단축키를 연타했지만 역시나 아무런 반응이 없었음 또 그 기점으로 화면이 조금씩 어두워지면서 스피커에서 드르르르륵하는 이상한 괴음이 나오기 시작함 화면속 아저씨도 날 쳐다보는 것 같은 느낌에 엄청난 공포로 뒤덮인 나는 본체 전원버튼을 꾹 눌렀음 아무리 컴퓨터가 맛이 가도 본체 전원버튼만 꾹 누르면 무조건 꺼지게 되어있거든 근데 전원이 꺼지질 않는 거임 ㅋㅋㅋㅋ 화면은 여전히 그대로였음 그래서 최후의 방법으로 전원선을 뽑기로 함 이 방법은 쓰기가 좀 꺼려졌는데 그 이유가 만약 전원선을 뽑아도 저 남자가 날 노려보고 있거나 하면 내가 진심으로 기절할 수 있었을 거 같았기 때문임.. 그렇지만 방법이 없는데 뭐 어쩌겠냐 코드를 뽑아버렸음 다행히 스피커에서 소음 조금 나더니 바로 꺼지더라 약간 마음을 추스르고 인터넷에 그런 버그나 경험이 있었는지 뒤져봤지만 나와 같은 사례는 없었음 거기서 소름이 더 돋아버리고 한동안 불 켜고 잤음 그 남자 얼굴이 떠올라서


굳이 비슷한 사진을 찾자면 이런 폴리곤? 덩어리의 불쾌한 인상이였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