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념글 모음

전생에 기사였던 틋녀가 보고싶다.


딸처럼 사랑스러운 어린 공주님을 지키기 위해 전장에 꾸준히 나가 매번 공을 올리고 적대국의 황제에게 내 것이 되라는 말을 들었지만 항상 거부했어. 나라가, 공주님이 소중했으니까.


점점 양국간의 전쟁이 과열되고 기사의 나라가 점점 밀려서 마지막 결전에 나섰지.


그 날은 공주님이 무서운 꿈을 꿨다고, 같이 성에 남아 있으면 안 되냐고 애원했지만 더더욱 나갈 수 밖에 없었어. 자기가 아니면 지킬 수 없으니까.


반드시 돌아오겠다고 약속하고 출전했지.


그리고 최후의 결전, 전쟁을 이기기 위해 최전선에 나서서 누구보다 강하고 용맹하게 싸우던 기사는 점점 승산이 없다는 걸 깨닫고 말아.


공주님을 지키기 위해 싸우고 싸우고 또 싸웠지만 아군은 점점 쓰러지고 적의 군대는 끝이 보이질 않았어.


그리고 마침내 기사가 무릎을 꿇고, 모든 군사가 기사를 포위해서 끝이라는 생각이 들었을 때 적대국의 황제가 유유히 걸어와 기사에게 말을 걸었어.


"아직도, 짐의 것이 될 생각이 없느냐?"


항상 오만하고 자신감으로 가득했던 그녀의 목소리는 어째서인지 떨리고 있었어. 그걸 들은 기사는 자기도 모르게 웃음이 나오고 말았지.


"이번 생은 이미 저의 것이 아니라 드릴 수 없지만, 제 부탁을 들어주시면 다음 생을 당신에게 바치겠습니다."


기사의 말을 들은 황제는 흠칫, 몸을 떨었어. 누가 되었건 항상 위에서 내려다보던 황제가, 지금도 기사를 내려보고 있었지만 처음으로 바라는 위치가 된거야.


"부탁은...무엇이냐?"


"제 목을 드릴터니, 전쟁을 멈춰 주시길 바랍니다. 그러면 저는 당신의 것이 되기로 맹세하겠습니다."


그는 이미 목숨을 저당잡힌 상황이나 다름 없었지만, 기사의 목소리는 단호하고 용맹해서 그걸 들은 병사, 기사들은 그 누구도 나서질 못했어. 


단 한명, 황제만이 칼집에서 검을 뽑고 있었을 뿐...


"기대하겠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기사는 어째서인지 전생의 기억을 가지고 제국의 하급 귀족가의 차녀로 태어났어. 


나이를 먹고 어느정도 세계 정보를 들을 수 있게 되었을 때, 왕국과 제국간의 전쟁이 멈추고 양국간의 펑화협정이 이루어졌다는 이야기를 들었어.


그녀가 약속을 지켜준걸 깨닫고, 그는 부모님에게 황실의 메이드로 지원하겠다 했지. 기사에 지원하는 방법도 있었지만 이번 생의 부모님을 걱정 시키고 싶진 않았으니까.


그리고 메이드면 황제를 마주치지 못하더라도 황제의 것이나 다름 없으니까 약속을 지킨거나 다름없다 생각했거든.


일이 순조롭게 풀려 메이드로 들어간 첫 날, 먼 발치에서 금발의 아름다운 여성과 담소를 나누며 걷는 황제를 보게됐어. 


20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그녀는 어째서인지 전혀 늙지 않은 상태였지.


꾸벅 ㅡ 인사를 하고 선배의 부름에 가려던 그때, 강렬한 시선을 느꼈어.


황제와 금발의 여성이 핏발이 터진 눈으로 기사를 바라보고 있던거야.


황제가 주변의 모든 사람을 뿌리치고 기사에게 걸어오고 금발의 여성도 황급히 뒤를 따랐지.


기사는 도망치려 했지만 어느새 주변은 혼자 남았고 움직일 수 없었어.


마침내 눈 앞의 황제가 다가와서, 기사의 머리를 부드럽게 쓸어올리며 꼬옥 껴안았어.


"약속을 지켰구나."


어떻게 알아봤지?


당황하고 있을 여유도 없이, 뒤 따라오던 아름다운 금발의 그녀가  기사를 꼬옥 껴안았어.


"기사...기사...보고 싶었어...!"


전생의 이름을 부르는 그녀가 어딘가 익숙하다 싶었는데 ㅡ 잠시 후 깨닫고 말았어. 그토록 지키려고 노력했던 공주님 이라는 사실을.


"기사는 이제 나의 것이니, 물러가거라."


황제와 공주님이 서로 노려보자 발생한 강한 파장에 상황을 지켜보던 일반인들이 쓰러졌지만 기사는 어떻게든 버틸 수 있었어.


그렇지만, 정신적 충격은 이겨내지 못하고 쓰러졌어.





이렇게 시작하는 황제X기사X공주 틋녀 백합 써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