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념글 모음

본인 집 근처에 산이 있음.


등산길도 잇고, 동네 사람들도 종종 들어감.


근데 정해진 등산로 바깥에도 사람이 다닐 수 있는 곳이 있는데, 이게 길이 아니라 존나 뭐랄까 간신히 사람이 좀 걸어다닐만한 곳임.


예전에 전역하고 할 짓 없을때 등산로 넘어서 그 안쪽까지 다닌 적 잇엇거든.


모험심인지 뭔지.


근데 안쪽으로 쭉 들어가니까 저 멀리서 산속에 무슨 집이 잇더라고.


저런데도 사람이 사는구나 하고 돌아갓지.


근데 그 이후로 내 등산로 코스는 그쪽이었음.


사람들이 다니는 등산로 넘어서서 저기 멀리 보이는 무슨 집같은 거 보일때까지 다니다가 돌아가기.


그런데 이게 한 한달인가 다녔는데, 평소처럼 내 코스대로 운동하고 저 멀리에 집 보이고. 마침 해도 저물기 시작해가지고 '아, 이제 돌아가야지.'하고 딱 돌아가려는데, 해가 지는 산 그늘 쪽에서 누가 낫들고 나타나더라고 갑자기.


존나 놀라가지고 '워매 시발! 아, 죄송합니다. 놀라가지고여.'하니까.

낫든 사람이 '여 왜 온겨.'해가지고.


난 그냥 등산하다 여기까지 왔다.


라고 했지.


그니까 그 사람이 '거짓말 말어. 내 그간 보니께 니 여 한두번온 거 아니더만. 내꺼 훔쳐가려고 온거지?'라면서 뭐라뭐라하더라고.


내가 글로는 경상도 사투리처럼 적긴 했는데, 실제로는 전라도나 다른 지역 사투리였음.

근데 의아하긴 했지.

내가 사는데, 그리고 여기 등산하는데는 경상도거든.


암튼, 나는 낫든 어르신한테 어휴, 아니여요. 그냥 등산하다가 사람 다니는데 싫어가지고 여까지 온거라고.


그렇게 말했지.


내가 뭐 일단 그냥 운동하러 온 거니까 옷차림도 좀 가볍기도 했고, 물통도 잇고 그래서 그 사람도 믿긴 하더라고.


결국엔 '여 내 집이니께. 담부터 오지마.'라고 하더라.

난 죄송합니다 하고 내려갔지.


근데 몇 달 뒤에도 난 여전히 등산했었는데, 평소 다니던 코스가 아니라서 좀 아쉬운대로 그냥 적당히 설렁설렁다녔어.

슬슬 전역하고나서 살도 붙고 게을러져서 등산도 차츰차츰 안다니게되기도 했고.


아무튼 여기 사람들이 다니는 등산로 끝에 정자처럼 쉴 수 있는데가 있거든? 거기에 동네 아주머니들이 자주 모이는데, 누가 그러더라.


'여기 끝쪽에서 더 올라가면 나오는 집 사람 경찰한테 쫓긴 거 아냐고.'

'세상에세상에~ 무서워라,'


이런 얘길 하는 거야.


난 그 말 듣자마자 낫든 어르신 생각이 바로 딱 나더라고.

나 놀라가지고 아지매한테 물어봣지.


그게 무슨 소리냐고.


근데 아줌마 말 듣고 진짜 나 식겁했었음.


나중에 알고보니까 거기 강도 살인 수배자가 거주하는 집이라더라.


내가 만낫던 낫든 할배는 경찰한테 쫓기다가 도망가는 게 성공했는지 잡히지도 않았다고함.


그리고 그 집 수배해보니까 동물시체랑 사람 시체도 잇엇다 카는 말이 잇더라고.


진짜인지 가짜인지 아직은 모르겠는데, 난 저 일 이후에 등산안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