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www.youtube.com/watch?v=NPckJm2AACg


(BGM이 중간에 시끄러울 수 있습니다. 혹시 마음에 들지 않으면 제거 및 변경하겠습니다.)


한 소년이 죽어가는 여인의 품에 안겨 소리 내어 크게 울고 있다. 소년은 다시 돌아올 수 없는 이 여인을 잃은 탓에 이 세상을 저주하며 괴롭게 운다. 이 여인은 송장 호위 무사인 "오치무샤"이다. 자신이 섬길 도련님과 주군을 위해 헌신을 다 하는 오치무샤와 다르게 이 오치무샤는 언데드 범죄 조직을 위해 살아왔었다. 그리고 지금 이 죽어가는 오치무샤의 품속에서 고통스러워하며 울고 있는 이 소년 역시 오치무샤와 같이 언데드 범죄 조직을 위해 일했던 사이이다. 이 소년은 피를 흘리며 죽어가는 오치무샤의 손을 잡으며 제발 자신을 떠나지 말아 달라 애걸한다. 하지만 이제 숨이 끊어지고 있는 오치무샤는 자신의 운명을 받아들인 듯 눈물과 함께 환한 미소로 소년에게 말한다.


"내가 잘 가르쳤구나.."


"엄마! 제발 제 곁에 있어주세요! 이렇게 돌아가시면 안 돼요!"


"이 어미는 정말로 네가 자랑스럽구나. 내가 가르친 대로 이 어미와 승부를 보지 않았느냐..?"


"지금 와서 엄마가 가르쳐준 검술이 무슨 의미가 있겠어요?!"


"아들아.. 이 어미를 보렴.. 이 어미는 절대 후회하지 않는다. 정말로 너와 함께 해온 시간이 정말 행복했어.."


"엄마, 제발 가지 말아요!"


"아들아.. 이 어미는 마지막까지 너를 사랑했단다.. 지금 이 순간에도 너를 진심으로 사랑하고, 너를 비난하지 않으마.."


"정말 이러고 싶지 않았어요! 엄마, 다 제 잘못이에요.. 제가 잘못했어요! 제발 저를 혼자 두지 마세요!"


"모든 게 이 어미가 초래한 일이다.. 내가 너에게 결국 칼을 뽑게 만들었다.. 이제 네 삶을 위해 살아가거라.. 사랑한다, 아들.."


죽는 순간까지 아들이라고 부르는 이 소년을 꼭 안아주는 오치무샤는 지난 삶을 후회하면서도 마지막에 아들의 얼굴을 보며 죽을 수 있어 행복했다. 이 오치무샤는 고통스러운 느린 죽음 속에서도 미소를 잃지 않고 자신의 아들을 안아준다. 오치무샤의 차가운 눈물과 피가 소년의 몸을 적시고 있다. 하지만 이 소년은 자신의 어머니인 오치무샤에게 자신을 떠나지 말아 달라 비명을 지르듯 울고 있다. 소년은 자신이 저지른 짓을 후회하고 있다. 어쩌다 자신이 어머니를 살해하게 되었는가 자신을 저주하며 어머니 오치무샤에게 용서를 빌며 어머니 오치무샤에게 제발 죽지 말아 달라 괴롭게 울고 있다. 


그렇다, 이 오치무샤는 아들이라 부르는 이 소년의 손에 살해 당했다. 오치무샤는 죽음을 극복하고 자신이 섬길 주군과 도련님을 찾아 헤매며 한 몸을 바쳐 지키는 그런 명예로운 몬무스이다. 허나, 이 오치무샤는 주군 따위 섬기지 않았다. 그저, 자신의 이익대로 행동하여 한 언데드 범죄 조직을 섬겼을 뿐이다. 이 오치무샤는 결국 자신이 살아온 방식에 대한 대가를 치른 것이라 믿는다. 자신이 세상에서 제일 사랑한 아들의 손에 목숨이 끊어진 것도 자신이 그동안 지은 죄에 대한 벌을 받게 된 것이라 그녀는 그렇게 믿고 있다. 하지만, 이 오치무샤는 끝까지 아들에게 미소를 지어주며 아들에게 자신을 비난하지 말며, 아들에게 끝까지 사랑한다 말하며 눈을 감고 말았다. 자신의 손에 쓰러진 어머니 오치무샤의 차가운 품에 안겨 소년은 다시 한번 눈물을 폭우처럼 흘리며 이 결과를 초래한 이들에게 복수하겠다 다짐했다. 그리고 동시에 소년은 지금까지 자신의 어머니 오치무샤와 함께 살아왔던 과거를 떠올리며 복수의 칼날을 갈기 시작했다.


오치무샤의 이름은 "유키나"다. 유키나는 주군 따위 섬기지 않았다. 이미 한번 버림 받고 세상에 환멸을 느낀 유키나는 자신이 원하는 방식대로 살기로 결심했었다. 무고한 이들과 몬무스들을 자신의 검으로 베며 한 언데드 종족 몬무스들로 이루어진 범죄 조직을 위해 살기로 했던 것이다. 그녀는 감정을 죽이고 오치무샤의 상징과도 같은 차갑고 무거운 표정을 유지하며 자신이 소속되어 있는 해당 범죄 조직을 위해 검을 휘둘러왔다. 하지만 그런 그녀에게도 결국 변화가 찾아왔었다. 


약 8년 전, 유키나는 길에 버려져 차가운 비를 맞으며 떨고 있는 소년을 발견했다. 항상 잔혹한 행위를 반복하고 감정을 죽이며 살아오던 그녀는 이 소년을 보고 죽어있던 마음이 되살아나는 것이 느껴졌다. 자신처럼 과거에 버림 받았고, 괴롭고 외로운 삶을 살아가게 될 이 소년의 모습을 보고 자신의 과거가 떠올랐던 것이다. 유키나는 이대로 두면 이 소년이 길에서 성장하며 언젠가 남자의 상징을 갖추게 되면 악한 의도를 품은 몬무스들에게 어떤 일을 당할지 알고 있었기에 소년을 혼자 두지 않기로 마음 먹었다. 소년이 안쓰러웠던 유키나는 결국 이 소년을 거둬들이기로 했다. 하지만 이 소년이 결국 자신과 함께 있게 될 곳은 그 언데드 범죄 조직이었다. 거기에서도 좋은 결과는 당연히 없을 것이 뻔했지만, 유키나에게는 별 다른 방법이 없었다. 소년을 길에 방치하며 시간이 흘러 성장하면 몬무스들에게 험한 꼴을 당하게 둘 바에 자신이 손으로 지키기로 한 것이다. 물론, 그 범죄 조직의 언데드 몬무스들중 이 소년이 성장하기만 기다리며 악한 의도를 품는 이들도 있었다. 


유키나는 이 소년에게 "안토니오"라고 이름을 지어주고 양자로 받아주었다. 안토니오는 유키나를 항상 따르고 존경했다. 유키나는 안토니오가 험한 세상에서 언젠가 혼자 살아갈 일을 위해 안토니오에게 검술을 가르쳤다. 그리고 안토니오는 검술 뿐만 아니라 현대 사회가 발전한 만큼 인간들이 몬무스와 공존하기 이전부터 사용해왔던 총기류 사용법도 익혔다. 언데드 범죄 조직은 안토니오 역시 범죄의 수단으로 사용하기 위해 일원으로 받아들였다. 하지만 유키나는 이걸 좋게 보지 않았다. 비록, 양자인 안토니오에게 검술을 가르쳤다 하지만 폭력을 위해 검을 휘두르지 않길 원했다. 그리고 유키나는 자신이 속해 있는 언데드 범죄 조직이 안토니오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주는 것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하지만 이 일원으로 살아가려면 안토니오 역시 받아들여야만 했다. 


시간이 지날 수록 안토니오는 조금씩 성장하면서 자신의 어머니가 되어준 유키나의 가르침을 받으며 검술과 사격술을 익혀왔다. 상대를 베고 쏘는 일은 안토니오에게 어렵지 않은 일이 되었다. 방아쇠를 당기고, 약실을 정비하고, 분해와 결합을 하는 일도 익숙해졌다. 어느 날, 안토니오가 12살이 되던 날 언데드 범죄 조직의 두목 리치 "코코나"는 안토니오에게 능력을 증명하라 첫 임무를 내렸다. 안토니오는 두려웠지만 자신이 어머니 오치무샤 "유키나"에게 배워온 검술과 범죄 조직 일원들이 가르쳐준 사격술을 증명할 수 있다 생각했었다. 유키나는 자신의 양아들이 위험에 처하는 걸 염려하여 자신이 대신하며 임무를 나서겠다고 했다. 그러나 리치 두목 "코코나"는 유키나의 그런 부탁을 거절했다. 유키나는 방에 혼자 앉아 자신의 양아들이 임무를 실패하여 큰 일을 당했을 거라 불안감을 느꼈다. 처음으로 누군가를 걱정하며 불안해 하던 그녀는 자신이 변했다는 것을 느꼈다. 자신의 양아들이 첫 임무를 나갔는데도 아직 돌아오지 않자 유키나는 직접 검을 들고 나서겠다 말했다. 하지만 이번에도 리치 두목 "코코나"는 완강하게 거절했다.


"네 아들이라고 언제까지 감싸려고? 네 친아들도 아닌데?"


"하지만, 어린 안토니오가 혼자 감당할 수 없는 일입니다. 제가 반드시 임무를 끝내고 안토니오를 데리고 오겠습니다!"


"너한테 검술도 오래 배웠는데 그 쉬운 일을 혼자 못할까 봐?"


"전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어떻게 제 아들 혼자서 그 수많은 뱀파이어들을 벨 수 있겠습니까?!"


유키나의 눈동자가 떨리며 걱정하던 순간 안토니오 돌아왔다. 얼굴과 손에 잔뜩 피를 묻힌 채로 말이다. 안토니오의 손에는 자신이 제거해야 했을 뱀파이어의 송곳니들과 그 뱀파이어들을 제거했다는 증표를 남기는 피가 묻은 탄두까지 뽑아서 지퍼백에 담아 왔다. 그리고 유키나의 검에 비해 짧고 작지만 그의 검에는 뱀파이어들의 피가 잔뜩 묻어 피비린내를 풍기고 있었다. 차갑고 어두운 표정으로 첫 임무를 마치고 온 안토니오는 두목 리치 "코코나"에게 다가갔다. 그리고 뱀파이어들의 송곳니와 피가 잔뜩 묻은 탄두가 담긴 지퍼백을 보여주며 자신의 능력을 증명했다. 어린 인간 소년이 혼자 여러 몬무스들을 상대한다는 것은 자살 행위나 다름 없다. 그럼에도 안토니오는 이 정신 나간 첫 임무를 완벽히 해결하고 돌아왔다. 이 모습에 유키나는 놀라 아무 말도 할 수 없었지만 두목 리치 "코코나"는 아주 기쁘게 웃으며 박수를 쳤다.


"봤지? 역시 너한테 배운 대로 잘 했잖아?"


"이.. 이게.."


"저 이제 들어가서 쉬어도 되죠? 엄마랑 있고 싶어요".


"그래, 유키나랑 들어가서 좀 쉬어. 내일 너에게 또 그 거슬리는 뱀파이어 계집년들을 제거할 임무를 주어야 하니".


안토니오는 화장실에 들어가 자신의 얼굴과 손에 묻은 뱀파이어들의 붉은 피를 닦아내고 의자에 앉았다. 그리고 바로 앞에 놓여져 있는 탁자 위에 자신의 검과 권총을 올려놓은 다음 그것들을 정비하려고 했다. 유키나도 안토니오를 마주 보며 앉아 무언가 말을 하려고 했다. 그녀는 불안함과 걱정이 담긴 눈으로 안토니오를 보며 말했다.


"정말로 괜찮겠느냐?"


"어려운 일이 아니었어요. 자신이 무적이라고 떵떵거리던 그 뱀파이어 계집년들도 단순한 총알 한 방에 쓰러지던데요?"


"이 어미는 네가 이 일을 하지 않기를 바란다. 너에게 너무 위험한 일이야".


"그럼, 다시 그 길바닥으로 돌아갈까요? 엄마가 저를 입양해주셨지만 저를 키워준 것도 이 언데드 누나들이잖아요!"


"너를 키운 건 이 어미다. 그리고 함부로 그 칼을 휘두르라고 너에게 검술을 가르치지 않았다!"


"엄마도 이 언데드 범죄 조직에 있으면서 왜 저를 훈계하려고 하세요?! 엄마도 지금까지 여러 인간들이랑 몬무스들을 죽여왔을 거 아니에요?!"


"이 녀석이!"


짝!


유키나가 자신의 말을 들으려 하지 않는 안토니오가 걱정되며 화가 나서 자리에 일어나 자신의 양아들의 뺨을 강하게 후려쳤다. 그럼에도 안토니오는 자리에서 넘어지지 않고 강하게 맞은 뺨을 감싸려 하지 않았다. 오히려, 안토니오는 내일도 제거 임무를 나서겠다 말하고 자신의 물건들을 챙겨 방으로 들어갔다. 유키나는 자신의 항상 따르던 안토니오가 반항하자 화가 났다. 그리고 슬퍼했다. 언제나 웃으면서 엄마처럼 멋진 호위 무사가 되겠다는 그 귀여운 모습은 어디 가고, 지금의 어린 나이에도 살인귀가 되었으니 걱정하지 않을 어머니는 이 세상에 없을 것이다. 또, 유키나는 자신이 매우 이중적이고 모순적이라 느꼈다. 자신이 섬기던 이에게 버림을 받은 후에 범죄 조직에 소속되어 그 쌓아온 분노를 무고한 이들에게 검을 휘둘렀으니, 자신의 양아들에게 되려 훈계를 하는 모습이 모순적이라 그녀는 생각했다. 그러나, 자신의 아들 만큼은 자신처럼 범죄를 저지르며 무고한 이들의 피를 탐하는 그런 괴물이 되지 않길 원했기 때문에 유키나는 화가 나서 처음으로 아들에게 손찌검을 하고 말은 것이다. 안토니오는 뒤도 돌아보지도 않고 자신의 방에 들어가 문을 잠그고 휴식을 취했다.


유키나는 과거에 자신이 섬기던 사람으로부터 버림을 받고 나서 다시는 누구에게도 애정과 관심을 주지 않겠다 다짐했었다. 하지만 자신처럼 버림 받고 괴로움에 떨던 안토니오를 보고 안쓰러움을 느끼며 안토니오를 양자로 거둬들였었다. 누군가의 어머니이자 배우자였던 적도 없던 유키나는 부족하지만 안토니오의 어머니 역할을 해왔으며, 무슨 일이 있어도 안토니오를 꼭 지키겠다 다짐했다. 하지만 자신의 사랑하는 아들이 결국 자신처럼 똑같은 길을 걸으려 하자 유키나는 화가 나고 슬펐던 것이다. 그녀는 자신의 아들의 뺨을 때린 것을 후회하고 있지만 아들의 고집을 꺾을 수 없었기에 화가 나기도 했다. 


다음 날, 오후 안토니오는 그 리치 두목 "코코나"가 말한 대로 다른 뱀파이어들을 없애기 위해 제거 임무를 나섰다. 안토니오는 아무 말 없이 자신의 권총과 검을 챙기고 나서려 했다. 이번에는 그의 어머니인 오치무샤 "유키나"가 안토니오를 막아섰다. 


"차라리 내가 다녀오마, 너에게 이런 일을 도저히 맡기며 가만히 볼 수만 없구나".


"비키세요".


"내 말을 듣지 않았느냐?!"


"짜증나게 왜 그러세요?! 저도 엄마처럼 똑같이 하겠다고 하는데 왜 저를 막으시는 거에요!"


"이 엄마가 너를 걱정해서 그런 거야! 그러니, 어서 방으로 돌아가! 두목님한테 내가 말씀을 드릴 것이니 네가 다시 검을 휘두르며 방아쇠를 당기는 것을 볼 수 없다!"


"아이 씨.. 비키라고!"


안토니오가 소리를 지르며 자신의 어머니인 오치무샤 유키나를 옆으로 밀쳤다. 인간은 절대 몬무스를 체력으로 이길 수 없었으나 자신의 확고한 의지가 담긴 듯 안토니오는 유키나를 밀어버렸다. 분명히 어머니인 유키나가 안토니오에 비해 힘도 더 세고 키도 더 컸으나 아들에 의해 밀려 넘어지고 말았다. 바닥에 그대로 엉덩방아를 찧은 유키나는 안토니오를 노려보며 만류했지만 안토니오는 그런 어머니의 부탁에도 뒤도 돌아보지 않은 채 밖으로 나갔다. 유키나는 그런 안토니오의 모습에 눈물이 흘러나왔다. 다시는 눈물을 흘리지 않겠다며 다짐했던 자신의 약속이 무너지고 말았다. 자신이 그토록 사랑하는 아들이 반항을 하며 위험한 일을 하겠다 나서고, 자신처럼 똑같은 범죄자의 길을 밟게 될 것에 유키나는 쏟아지는 눈물을 감출 수 없었다. 그리고 그녀는 자신의 얼굴을 가린 채로 소리 없이 울었다.


오늘도 제거 임무를 마치고 돌아온 안토니오는 두목 리치 "코코나"에게 가 임무를 완수했다며 증명했다. 그리고 안토니오의 손에는 어제보다 더 많은 뱀파이어의 송곳니와 그녀들의 시체에서 뽑아온 피 묻은 탄두들이 담긴 지퍼백을 두목 리치 "코코나"에게 건네주었다. 안토니오의 실적에 매우 만족한 코코나는 호탕하게 웃으며 그를 칭찬했다. 그래도 안토니오의 표정은 어제처럼 밝지 않았다. 안토니오가 어제와 오늘의 임무를 나서기 전 지었던 그 차갑고 무거운 표정의 이유는 오직 그만 알 뿐이다. 임무를 마치고 돌아온 안토니오는 자신과 어머니 유키나가 지내는 방으로 들어왔다. 유키나는 의자에 앉아 바깥만 바라볼 뿐 돌아온 아들에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안토니오도 개의치 않고 자신의 방에 들어가 휴식을 취하기로 했다. 사실, 유키나는 의자에 앉아서 울고 있었던 것이다. 자신의 우는 모습을 들키고 싶지 않았던 탓에 그녀가 위험한 일을 마치고 돌아온 안토니오를 반기지 않았던 이유다. 그걸 아는지 모르는지 안토니오는 자신의 방에서 피가 묻은 검을 닦아내고 날이 상하지 않도록 정비했다. 그리고 화약으로 인해 지저분해진 권총의 약실과 내부를 손질했다.


"받아, 특별히 많이 넣어뒀어. 너희 엄마한테 맛있는 것도 좀 사주고".


"감사합니다".


"앞으로 너 좀 많이 쓸게, 그 어린 나이에 싸움 실력이 왠만한 몬무스 이상인데? 역시, 너희 엄마가 잘 가르쳤네".


"과찬이십니다".


시간이 흐르면서 안토니오는 16살이 되었다. 안토니오는 감정 없는 살인귀가 되어 이 언데드 범죄 조직의 도구로 오랫동안 쓰여왔다. 하지만 여전히 자신의 어머니인 오치무샤 "유키나"에 대한 애정은 깊었다. 언제, 라이벌 조직인 헬하운드 무리들을 살해하고 돌아와 유키나를 안아준 적이 있었다. 자신과 같은 길을 걷게 된 안토니오의 모습에 슬펐지만 유키나는 눈물을 애써 감추며 자신의 아들을 안아주었다. 그리고 안토니오는 매일 자신의 어머니인 오치무샤 "유키나"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거르지 않았다. 그리고 그의 어머니 유키나 역시 안토니오에게 사랑한다고 대답했다. 하지만 유키나는 자신이 한때 검을 휘두르며 피로 목욕을 한 것처럼 자신의 양아들도 이제 총과 칼을 휘두르는 범죄자가 된 것에 여전히 슬펐다. 차라리, 그녀는 아들을 데리고 어디로 멀리 도망가고 싶다는 생각도 했었다. 무고한 사람들과 라이벌 조직들을 살해하는데 익숙해진 안토니오는 계속해서 자신의 임무를 실패 없이 해나갔다. 그래도 유키나는 안토니오가 너무 걱정스러웠다.


"아들아, 제발 이 어미의 말을 들어라. 이 짓을 당장 멈추어야 한다".


"엄마가 하실 말씀은 아니잖아요. 엄마도 저가 이렇게 되길 원하셨던 거 아닌가요?"


"전혀 그러지 않았다. 네 자신을 지키라고 무예와 학문을 가르쳤지, 타인을 해하라고 가르치지 않았다!"


"또 그 소리야, 언제까지 저를 통제하시려고 하는 건데요?! 엄마도 똑같은 일들을 해왔으면서 왜 저한테 뭐라고 하시는 건데요?!"


"이 어미의 바람이다! 당장이라도 그만 두어라, 부탁이다!"


"진짜.. 저 좀 내버려두시라고요!"


안토니오가 분개하며 자신의 검을 잡아 자리에서 일어났다. 아들의 격한 반항에 유키나는 화가 나서 다시 한번 안토니오의 뺨을 후려쳤다. 어머니의 뺨을 맞은 안토니오는 유키나를 흘겨보며 자신의 방에 들어가려 했다. 그러자 유키나는 뒤에서 안토니오를 세게 안아주며 다시 한번 소리를 질렀다. 그런 안토니오는 다시 이를 갈며 어머니를 밀쳐냈다.


"만지지 마요! 언제 엄마가 저를 이해하려 했어요?! 엄마도 칼춤 추면서 살아왔는데 저라고 못 할 거 같아요?!"


"나는 너를 이렇게 가르친 적이 없다.. 결국, 이 어미에게 이빨을 보이는 것이냐?"


유키나의 손이 칼집에 갔다. 그리고 그녀는 이에 검을 뽑아 자신의 양아들에게 겨누었다. 유키나는 순간의 분노와 슬픔으로 인해 저지르지 말아야 할 행동을 저지르고 말았다. 자신의 아들에게 검을 뽑아 겨누는 것은 당연히 안토니오를 당황하게 했다. 이윽고, 안토니오 역시 어머니가 자신을 이해하려 하지 않고 통제하려 한다는 생각에 화가 났다. 하지만 아무리 자신을 훈계했어도 검을 뽑아 자신에게 겨눈 적이 없던 어머니의 행동에 안토니오도 자신의 검을 뽑아 어머니에게 겨누었다. 두 사람은 천륜을 저버린 듯, 분개한 눈으로 서로를 노려보며 경계했다. 유키나의 검이 안토니오의 것보다 더 길지만, 안토니오도 자신의 짧은 검으로 여러 몬무스들과 사람들을 베어왔기에 자신의 검을 신뢰했다. 안토니오는 자신에게 무예와 학문을 가르쳐준 어머니 유키나에게 소리를 질렀다.


"나 좀 내버려 두란 말이야! 엄마라고 내가 칼을 못 뽑을 거 같아?!"


"네 녀석이 미쳐도 단단히 미쳤구나.. 감히 이 어미에게 반항하며 발톱을 드러내는 구나.."


"비키세요, 나에게 이래라 저래라 하지 말란 말이에요!"


"내 손에서 이 검을 떨어뜨리게 하면 너를 막지 않겠다. 나에게 오래 배웠으니 나만큼 검을 잘 휘두를 거라 믿겠다".


"엄마가 원한 거에요!"


안토니오가 고함을 지르며 어머니에게 검을 들고 달려들었다. 유키나는 오치무샤이기에 뛰어난 검술 실력을 자랑한다. 아무리 안토니오에게 오랜 시간 검술을 가르쳤다 한들 스승이나 다름 없는 제 어미를 절대 이길 수 없는 법. 안토니오가 유키나의 손에 들려있는 검을 떨어뜨리게 하기 위해 분노가 가득한 눈으로 달려들었다. 하지만 아무리 오치무샤에게 오랜 시간 검술을 배웠다 해도 자신의 어머니를 이길 수 없는 법이 사실이었다. 안토니오가 검을 휘두르며 어머니의 검을 바닥에 떨어뜨리기 위해 덤벼들었지만 오히려 돌아온 것은 어머니의 반격이었다. 어머니가 휘두른 공격을 막았지만 엄청난 진동과 통증이 손목에 전해지는 것이 느껴졌다. 하지만 안토니오는 끝까지 이를 악물며 자신의 손에서 검을 떨어뜨리려 하지 않았다. 유키나는 공격을 적극적으로 할 생각이 없다. 오히려 안토니오가 휘두르는 검을 막아 그를 지치게 만들 뿐이었다. 


"후욱.. 후욱.."


"지쳤으면 그만하거라. 이 어미의 말을 들어라. 항상 어미의 말을 잘 듣는 착한 아이로 살겠다고 그러지 않았느냐?"


"지금 이 언데드 조직을 위해서 하는 것이 엄마를 지키는 거에요!"


"어리석구나!"


안토니오가 지친 몸으로 계속 어머니의 검을 떨어뜨리기 위해 몸을 날렸지만 유키나는 지친 기색 없이 차갑고 무서운 표정만 지을 뿐 한 발자국도 움직이지 않고 안토니오가 휘두르는 검만 막아낼 뿐이었다. 안토니오가 최후의 일격으로 자신을 통제하려는 유키나를 꺾어내려 했으나 결국 검을 놓치는 사람은 안토니오였다. 마지막 일격을 날렸지만 유키나의 반격으로 안토니오의 검이 그의 손에서 튕겨져 나갔고 안토니오는 뒤로 쓰러졌다. 그리고 유키는 바로 안토니오의 위에 올라타 안토니오의 뺨을 여러 번 후려쳤다. 유키나는 나오는 눈물을 애써 감추며 차갑고 무서운 표정만 보이며 안토니오의 뺨을 후려쳤다. 지금 자신의 아들의 뺨을 때리는 유키나는 마음이 너무 아프다. 자신과 같은 사람이 되길 원하지 않았고, 자신에게 반항을 하는 모습이 너무 슬펐던 탓에 아들을 때리고 만 것이다. 지금 때리는 손이 아픈 것이 아니라 마음이 아픈 유키나는 정말로 울면서 아들에게 정신을 차리라며 소리를 지르고 싶었다.


안토니오의 뺨을 여러 번 때린 후에 유키나는 터져 나오려는 눈물을 계속 참으며 안토니오를 꼭 안아주었다. 오히려 자신을 걱정해주려는 어머니 유키나의 모습에 안토니오는 자신이 진 것이 분함과 어머니의 통제가 여전하다는 것에 화가 났었다. 유키나가 아들을 안아주며 말했다.


"안토니오, 제발 이 어미의 말을 따르거라! 당장이라도 이 일에서 손을 떼야 한다!"


그러나 안토니오는 어머니를 밀쳐내고 자신의 검을 다시 들고는 방으로 들어가 문을 잠갔다. 그런 아들의 모습에 유키나는 다시 한 번 소리 없이 흐느꼈다. 유키나는 자신이 아들에게 검을 뽑아 겨눌 거란 생각은 전혀 없었다. 그러나 자신의 걱정에도 귀를 기울이지 않아 너무 화가나 상대의 검을 떨어뜨리게 하는 승부로 아들을 혼내려 했던 것이다.


시간이 약 2개월 정도 흘렀을 무렵, 안토니오의 어머니 유키나가 쇠약해지는 것이 보였다. 아무리 어머니에게 반항을 했지만 자신의 어머니가 쇠약해지는 것을 보고 안토니오는 걱정하고 궁금했다. 불멸의 존재인 오치무샤가 어떻게 신체적으로 쇠약해질 수 있겠냐고. 안토니오는 자신의 아파지는 어머니를 보고 지난 날들을 후회하기 시작했다. 당장이라도 어머니의 말을 듣고 칼과 총을 내려놓았다면 어머니가 아프지 않았을 거라고. 안토니오는 자신이 어머니의 말을 듣지 않아 내려진 벌이라 믿고 싶었다. 유키나는 음식을 제대로 소화할 수도 없었으며 안토니오가 보는 앞에서 구토와 하혈을 하기도 했다. 그런 모습에 불안해하며 어머니를 챙기려는 안토니오에게 유키나는 괜찮다며 신경 쓰지 말라고 했다. 그럼에도 유키나는 각혈을 주기적으로 하여 안토니오를 괴롭게 만들었다. 


"엄마.. 제발 쉬어요.. 아무 것도 하지 말아요.."


"나는 괜찮으니 먼저 들어가 보거라. 이 어미는 금방 나아질 것이다".


"엄마.."


겉으로 보기에도 멀쩡하지 않은 여러 증세를 보이는 유키나는 끝까지 안토니오에게 걱정하지 말라고 했다. 하지만 문제가 벌어지고 말았다. 안토니오의 어머니인 오치무샤 "유키나"가 갑자기 사라진 것이다. 하루 아침에 그 아픈 몸으로 어디를 갔겠냐 생각했겠지만 안토니오는 자신의 어머니가 사라지자 미칠 것 같았다. 안토니오는 진심으로 자신이 벌을 받고 있는 것이라 생각하며 자신을 마구 때리며 저주하고 싶었다. 그럼에도 어머니 유키나는 절대 돌아오지 않았다. 안토니오는 언데드 조직원들에게 자신의 어머니를 본 적이 있는가 물었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전부 모른다고 하는 것 밖에 없었다. 심지어, 어떤 팬텀과 밴시는 유키나를 배신자 송장년이라 욕하기도 했다. 


안토니오의 어머니가 이제 없자 언데드 조직원들이 안토니오를 보는 시선이 음흉하게 달라졌다. 자신을 침실로 유혹하거나 같이 붙어서 영양가 없는 긴 대화를 하려 하거나 그런 안토니오의 심기를 거슬리는 이상한 행동들도 했었다. 하지만 안토니오는 당장이라도 어머니 유키나를 찾아야 했다. 하루 빨리 자신의 사라진 어머니를 찾아 어머니의 품에 안겨 울고 싶었으나 언데드 조직의 두목 리치 "코코나"가 안토니오를 다시 불렀다. 안토니오는 당장 자신의 사라진 어머니부터 찾겠다며 그녀가 주는 임무를 완강하게 거절하려고 했다. 하지만 언데드 조직 두목 "코코나"의 안토니오의 마음이 바뀌고 말았다.


"이번 일이 끝나면 네 엄마를 다시 만날 수 있어. 그러니 시키는 대로만 해".


"엄마만 다시 볼 수 있다면 뭐든 하겠습니다".


"어떤 년이 우리를 열 받게 만들었어. 우리가 해왔던 것들을 경찰에게 누군가 꼰질렀어. 그 년을 죽이면 네 엄마도 볼 수 있고, 보상도 크게 주겠다고 약속할게".


"제 엄마를 다시 볼 수 있는 겁니까?"


"응, 그러니 내가 시키는 일만 제대로 해. 네가 죽일 년은 송장년이란 이름을 갖고 있어. 당장 가서 그년 모가지 따서 내 앞으로 가져와".


"알겠습니다.."


"송장년"이라는 단어는 언데드 종족 몬무스에게 멸칭이나 다름 없다. 하지만 안토니오는 이 조직의 모든 몬무스들이 언데드 종족이기 때문에 정확히 어떤 송장년을 지칭하는지 몰랐던 탓에 과거 자신의 어머니에게 피해를 당했던 몬무스들과 인간들을 조사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 송장년을 아는 몬무스나 인간들은 전혀 없었다. 안토니오는 당장 자신의 두목인 리치 "코코나"를 실망하게 만드는 것 보다는 자신의 어머니를 찾는 것에 정신이 팔렸다. 그리고 시간이 어느 정도 지났을 때 안토니오는 그 송장년이 누구였는지 알고 경악하며 슬퍼할 수 밖에 없었다. 안토니오는 결국 어떤 드넓은 들판에서 자신의 어머니 유키나와 재회했다.


"결국은 다시 만났구나, 아들아".


"엄마.. 왜 갑자기 사라지셨어요?"


"이 어미가 지금 하려는 말을 믿을 수 있겠느냐?"


섬기던 이에게 버림을 받고 배신을 당했던 외로운 오치무샤 "유키나"는 다시는 누군가를 섬기지 않고 자신의 갈 길을 가겠다 다짐했었다. 하지만 그녀는 당시에 빈털털이였고 가진 것은 검 한 자루 뿐이었다. 이에, 그녀는 경제적으로 큰 어려움을 겪어 혼자 살아갈 수 없었다. 운이 나빴는지 검술 솜씨를 잘 알고 있었던 언데드 종족은 아무 감정 없이 불사의 몸으로 위험한 범죄 임무에 뛰어들 조직원이 필요했었다. 그녀들은 유키나에게 조직에 들어올 것을 권유했었다. 당장 경제적인 문제를 해결해야만 했던 유키나는 결국 눈을 감고 조직에 들어가 범죄에 가담했어야 했다. 자신이 섬길 주군만을 지킬 오치무샤가 아무리 버림을 받았다 한들 범죄를 위해 검을 휘두른다는 것은 오치무샤의 수치나 다름 없다. 그러나, 그녀는 당장 급한 불이라도 꺼야겠다는 마음에 결국 조직의 바람대로 명령을 받으며 살해해야 할 몬무스들과 인간들을 검으로 베어왔다. 그중에서는 무고한 이들도 있었으며 자신들에게 없는 죄를 묻는 유키나에게 절규하는 이들을 베어야만 했던 유키나의 정신은 상처를 받아왔다. 하지만 유키나는 일이 익숙해질 수록 더 많은 이들을 베어나갔다. 


그러던 어느 날, 8년 전에 길거리에서 차가운 비를 맞으며 떨고 있던 어린 소년을 발견한 유키나는 마음을 바꾸기로 했다. 자신처럼 버림 받고 외롭게 죽어가던 이 소년을 자신의 양자로 거둬들임으로서 무의미한 살생을 멈추겠다고. 여전히 이중적이었지만 유키나는 이 소년에게 안토니오라는 이름을 지어주며 다시는 피를 보기 위해 검을 휘두르지 않겠다고 다짐 했었다. 안토니오는 항상 밝은 미소로 자신을 안아주며 엄마라 불렀다. 유키나는 그런 안토니오 덕분에 너무 행복했었다. 하지만 다시 검을 잡지 않겠다는 말에 언데드 조직의 두목 리치 "코코나"의 심기를 건드리고 말았다. 범죄 행위보다는 자신의 양자에 시간을 더 쏟아붓는 모습에 그녀는 화가 나고 말았던 것이다. 언젠가 그 오치무샤를 죽이겠다고 했으나 이미 죽음을 극복하고 새로 태어난 언데드인 오치무샤를 다시 총이나 칼로 죽일 수는 없었기에 그녀는 오랜 시간을 걸쳐 유키나를 죽일 방법을 찾아냈다. 그것은 바로 어떤 다크 메이지가 만들어낸 독약이었다. 세상에 존재하는 어떤 생물이라도 죽일 수 있는 독약이었다. 코코나는  그 독약을 다크 메이지에게서 얻어내, 언제 유키나와 안토니오가 잠을 자 경계가 소홀했던 틈을 타 유키나에게 주사했던 것이었다. 그렇기에 함께 도주를 하기에는 너무 늦었던 것이다.


유키나는 그 범죄 조직으로 인해 자신과 같은 길을 걸을 것을 염려했던 탓에, 그럼에도 안토니오를 데리고 도망치고 싶어했다. 하지만 이미 자신의 체내에는 언데드 조직원들이 주입한 독약이 천천히 퍼지고 있었다. 이미 한번 죽었던 몸이라 쉽고 빠르게 죽지 않았던 탓에 유키나는 바로 죽지 않고 쇠약해지기만 했던 것이다. 하지만 그 독약은 이미 유키나의 몸에 들어간 이후로 유키나를 죽이고 있던 것이었다. 만약에 안토니오를 데리고 도망쳤다 해도 그 이후에 있을 끈질긴 추격은 둘을 피로하게 만들었을 것이다. 자신은 독약 때문에 천천히 죽었을 것이고, 혼자 남을 안토니오가 그녀들을 혼자서 상대할 수 있다는 보장은 없었기 때문이다. 아무리 안토니오가 어린 나이부터 여러 몬무스들과 인간들을 조직의 바람대로 살해해왔지만 결과는 예상할 수 없었기 때문에 함부로 도주를 할 수 없었던 것이다. 그리고 혼자 남아진 안토니오를 여전히 범죄 수단으로 쓰며 용납할 수 없는 음흉한 목적으로 쓰려 했을 것이다.


"어미는 거짓말을 하는 것이 아니다".


"차라리 저랑 도망을 가지 그랬어요.."


"말하지 않았느냐? 이미 독약은 퍼지고 있었고, 혼자 남은 네가 어찌 그 망할 년들을 혼자 상대할 수 있겠느냐?"


"엄마.. 우리 포기하지 말아요.. 엄마 몸에 퍼지고 있는 독을 없앨 방법이 있을 거에요.. 엄마는 불멸의 오치무샤잖아요!"


"이미 늦었다! 이 어미는 곧 죽을 운명이다".


"크흑.. 진짜 답답하게 끝까지 그럴 거에요?! 제가 엄마를 지켜주겠다고 했던 말 기억하세요?! 엄마를 지켜주는 게 제 일이잖아요!"


"내 몸도 못 지키던 나를 어찌 네가 지킬 수 있겠느냐?!"


"엄마.. 제발.."


"어미의 말을 들어라, 안토니오! 이 어미를 슬프게 하지 말거라!"


유키나는 결국 참아왔던 눈물을 안토니에게 보이고 말았다. 그녀는 눈물을 흘리면서 안토니오에게 검을 뽑아 들었다. 자신에게 다시 검을 뽑아 겨누는 어머니의 행동에 안토니오는 당황하면서도 어머니를 포기하지 않으려 했다. 안토니오도 결국 눈물이 터져 나오며 유키나에게 이렇게 포기하지 말자 애걸했다. 하지만 유키나는 이미 늦었다. 그녀는 얼마 안 가 독약에 의해 죽을 운명이었고 마지막으로 오치무샤답게 자신의 배움을 받은 아들과 겨루고 싶었다. 유키나는 검을 다시 집어 넣을 생각이 없었다. 그녀는 그저 눈물을 흘리며 아들에게 서슬퍼런 검을 겨눌 뿐이었다. 안토니오는 이러지 말자고 자신의 어머니에게 계속 애걸했다. 


"나는 너에게 오랜 기간 동안 무예와 학문을 가르쳤다. 나에게 배운 검술을 다시 시험할 때다!"


"엄마! 엄마! 이러지 말아요.. 정말 그러실 거라면 차라리 저도 죽이고 다 끝내요!"


"그럴 수 없다! 어찌 이 어미가 제 자식을 죽일 수 있겠느냐!"


"엄마, 제발.. 제발.. 싫어요.. 엄마가 없는 세상은 상상하기도 싫어요!"


안토니오가 비명을 지르듯 유키나에게 울며 애원한다. 하지만 유키나 이미 늦었다. 그녀는 다시 한번 죽음을 맞이하여 두 번 다시 살아날 수 있는 존재가 아니며 이미 죽음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그녀는 어쩔 수 없이 폭포수처럼 맑으면서도 찢어질 듯한 비애가 담긴 눈물을 쏟으며 자신의 아들에게 검을 들고 달려들었다. 하지만 자신의 어머니에게 다시 칼을 들이대지 않겠다 약속한 안토니오는 어머니의 공격을 피하려 했다.


"엄마, 엄마! 제발 멈추세요! 다른 방법이 있을 거에요!"


"네가 끝내지 않으면 너가 베일 것이다! 그러니 어서 이 어미에게 맞서라!"


"크으흑.. 엄마아아아!"


"왜 나를 죽이는 것이라 생각하느냐?! 이 모든 것은 내가 초래한 일이다!"


"엄마.."


"바로 그 자세다, 네가 나에게 배웠던 그대로 도전하거라! 이 어미를 실망시키지 말거라! 진심으로 나에게 맞서라!"


안토니오가 눈물을 흘리면서 검을 뽑아 들었다. 안토니오는 차라리 유키나의 칼에 목숨을 잃고 싶었다. 안토니오는 살고 싶으면서도 어머니를 잃고 싶지 않았다. 어머니 없이 혼자 살아가는 세상이 무슨 소용이 있겠냐며 소년은 지금 이 상황을 부정하고 싶었다. 그리고 자신과 사랑하는 어머니를 죽게 만든 이 언데드 조직원들에게 증오를 품었다. 유키나는 각혈과 하혈을 동시에 하면서도 눈물을 쏟아내며 아들의 손에 죽겠다며 안토니오에게 계속 검을 휘둘렀다. 결국, 안토니오는 선택을 했다. 정말로 하기 싫었던 것이며 자신과 이 세상을 저주하겠다는 마음으로 검을 뽑았다. 유키나 역시 이 상황을 인정하고 싶지 않으며 자신의 아들에게 칼을 겨누고 있던 것이다.


"엄마.. 사랑해요.. 그리고 미안해요.."


"이 어미도 너를 사랑한다. 그리고 너를 챙겨주지 못해 미안하구나.."


"으아아아아아악!"


안토니오가 터져 나오는 눈물과 함께 검을 뽑아 들고 자신의 어머니에게 돌진했다. 둘의 검은 서로 부딪히며 날카로운 금속의 소리를 내었다. 둘은 서로에게 자비를 절대 구걸하지 않겠다는 다짐의 동시와 이 현실을 부정하고 싶은 절망감으로 가득했다. 둘의 검이 부딪히며 안토니오와 유키나의 눈물이 사방으로 퍼졌다. 안토니오는 세상과 언데드 조직원들에 대한 증오와 자신의 어머니를 살해해야 한다는 이 슬픈 현실에 괴성을 지르며 검을 휘둘렀다. 유키나도 지난 세월의 후회와 사랑하는 아들을 지켜내지 못하여 이렇게 죽음을 맞이하는 자신의 모습에 슬퍼 차가운 눈물을 흘리며 검을 휘둘렀다.


푸슈우우와아악!


안토니오의 검이 유키나를 깊게 베는 소리가 들렸다. 하지만 안토니오는 알고 있다. 자신의 어머니 유키나가 일부러 자신에게 져준 것을. 안토니오는 아무리 자신이 검술을 연마해도 어머니를 이길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러나 자식을 사랑하고 이 현실에서 벗어나기 위해 극단적인 선택을 결정한 유키나는 자신이 아들에게 베여준 것을 후회하고 있지 않다. 원래라면 지금의 상태로도 충분히 안토니오를 이길 수 있었으나 유키나는 그러고 싶지 않았다. 조금이라도 자신의 아들과 더 함께 시간을 보내고 싶었으나 지체할 수록 슬픔과 불안함은 더욱 깊어지기에 빠른 죽음을 선택하고 말은 것이다. 유키나의 상처에서 붉은 오치무샤의 피가 뿌려져 나왔다. 안토니오는 자신이 어머니를 베었고 이겼다는 사실에 당연히 기뻐하지 않았다. 오히려 자신의 손에 어머니가 결국 베이자 안토니오는 그 모습에 비명을 지르고 말았다. 비록, 제 어미가 더 이상의 느리고 불안한 죽음을 원치 않았기에 자신의 손에 베여주었다는 것에 안토니오는 미칠 것만 같았다.


안토니오가 휘두른 검에 그의 어머니 오치무샤 "유키나"가 피를 뿌리며 쓰러졌다. 안토니오는 눈물이 흘러나오고 있는 눈을 크게 뜨며 자신의 엄머니를 부르며 그녀에게 달려갔다. 그리고 피를 흘리며 죽음을 맞이하는 유키나의 품에 안겨 소리를 지르며 울었다.


"엄마, 엄마!"


"우리 아들 잘 해주었구나.. 이 어미는 더 이상 미련이 없구나.."


"엄마.. 엄마! 미안해요.. 다 제 잘못이에요.. 이렇게 될 줄 몰랐어요!"


"네 잘못이 아니다, 안토니오.. 이 어미로 인해 전부 일어난 일이다.."


"엄마, 제발 저를 혼자 두지 마세요! 이렇게 가지 마세요!"


"아들아.. 이 어미는 널 정말로 사랑했단다.. 너를 처음 만나고 나서 내 감정이 바뀌었다는 것 만으로도 이 어미는 행복했단다.."


"제발.. 엄마 이렇게 죽지 말아요.. 제가 잘못했어요! 엄마 말 대로 칼과 총을 잡지 말아야 했었는데.."


"아들아.. 마지막으로 이 못난 어미를 안아주렴.. 다시 한번 네 온기를 느껴보고 싶구나.."


안토니오가 크게 소리 내어 절규하며 울었다. 그리고 안토니오는 피가 나오고 있는 자신의 어머니의 품에 안겨 울었다. 오치무샤인 어머니 유키나는 마지막 힘을 다해 죽는 순간까지 눈물을 흘림과 동시에 미소를 지으며 자신의 아들을 꼭 안아주었다. 그녀는 마지막에 환한 미소로 자신의 아들을 보며 안아주었다. 유키나의 심장박동이 느려짐을 느낀 안토니오는 절규하며 절망에 빠졌다. 유키나는 마지막까지 자신의 아들을 비난하지 않으며 눈물이 가득한 환한 미소로 안토니오를 보며 눈을 감았다. 숨이 끊어진 어머니의 품에 얼굴을 박고 우는 안토니오의 울음 소리가 더 커지기 시작했다.


"엄마!"


차디찬 오치무샤의 시신이 더욱 차가워지기 시작했다. 차가운 바람이 불면서 들판을 휩쓸으면서 안토니오의 절망이 담긴 울음 소리가 더 크게 들려왔다. 안토니오는 다시 돌아올 수 없는 선택을 하여 자신의 손에 숨이 끊어진 어머니를 들어 안아 올렸다. 자신보다 키가 한참은 더 큰 오치무샤인 어머니의 시신을 품에 안아 힘없는 송장 마냥 걸었다. 그리고 안토니오는 자신의 어머니를 양지 바른 언덕에 묻어주기로 했다. 안토니오가 어머니의 시신을 묻기 전 그녀의 허리춤에 묶여있던 작은 주머니를 하나 발견했었다. 그는 주머니를 열어 안에 있는 내용물을 살펴보기로 했다. 주머니에서 나온 것은 사진 한 장이었다. 그리고 안토니오는 다시 한번 더 크게 소리 내어 울었다. 그 사진은 바로 자신이 어린 시절에 어머니 유키나와 함께 찍었던 사진이었다. 차갑고 무서운 표정을 짓고 있는 오치무샤의 품에 안긴 채로 행복한 미소로 웃고 있는 자신의 모습이 담긴 사진이었다. 안토니오는 이 사진을 다시 한 번 보고 품에 안아 눈물을 흘렸다. 자신의 어머니인 오치무샤 "유키나"의 시신을 묻어준 다음 안토니오는 자신이 속해있던 언데드 조직원들을 향해 발길을 돌렸다. 


안토니오의 눈에는 슬픔과 분노가 가득하다. 자신의 제일 소중한 사람을 앗아간 이들에게 복수를 하기 위해 그녀들에게 향했던 것이다. 안토니오는 분노와 절망 그리고 슬픔이 가득한 눈동자를 보이며 언데드 조직원들이 생활하는 건물의 입구에 도착했다. 그리고 문 앞에 서있는 2명의 언데드들에게 방아쇠를 당겼다.


"야, 안토니오. 잘 다녀 왔.."


탕!


"너.. 지금 이게 무슨.."


탕!


안토니오는 일말의 망설임 없이 문 앞에 서있는 두  언데드들에게 방아쇠를 당겼다. 안토니오의 총알에 그녀들은 고꾸라졌다. 그리고 안토니오는 안으로 들어가 모두를 없애기로 했다. 격발음에 놀란 다른 언데드들이 상황을 확인하러 나오자 안토니오는 문 앞의 2명의 언데드들에게 했던 것처럼 총소리를 듣고 나온 언데드들에게도 방아쇠를 당기며 검을 휘둘렀다. 그리고 안토니오는 이 사단을 만들어낸 언데드 조직 두목 리치 "코코나"를 죽이기 위해 앞으로 나아갔다. 자신의 조직원이 같은 조직원들을 살해하자 다른 언데드들이 칼과 총을 들고 안토니오를 막아섰다. 그러나 안토니오는 두려워하지 않고 자신의 복수를 실행하기 위해 분노, 증오 그리고 슬픔으로 가득 찬 눈동자만 보이는 채로 그녀들에게 검을 휘두르고 총탄을 갈겼다. 하지만 안토니오는 그저 인간 소년에 불과하다. 자신의 어머니처럼 불멸의 오치무샤가 아니었기에 자신에게 날아오는 검과 총탄을 전부 홀로 막아낼 수는 없었다. 그럼에도 안토니오는 괴로워하는 눈빛 없이 자신을 막아서는 언데드 몬무스들에게 칼과 총으로 대답했다. 


"저 놈 조져버려.. 으아악!"


"저게 미쳤나, 갑자기 왜 저래!"


"저 자식 막아, 어억!"


안토니오는 탄약이 떨어지면 탄창을 교체하고, 계속해서 총구를 이 증오스러운 언데드 몬무스들에게 겨누며 방아쇠를 당기었다. 안토니오의 몸에는 조직원들에 의해 생긴 총상과 자상 그리고 열상으로 가득했으나 포기하지 않고 앞으로 계속 나아감과 위로 올라갔다. 그저 자신의 마지막 목적을 실현하기 위해 전진하면서도 몸에 생기는 끔찍한 상처는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자신이 사랑하고 의지하던 어머니를 앗아간 그녀들에게 방아쇠를 당기고 검으로 베기 위해 안토니오는 멈추지 않았다. 안토니오는 피를 많이 흘리고 있다. 총탄이 자신의 몸을 찢거나 안에 박혀 통증을 유발해도 안토니오는 방아쇠를 계속해서 이 빌어먹을 언데드 조직원들에게 당겼다. 그리고 이미 자신을 여러 번 베고 찔러 피가 많이 나오는데도 안토니오는 앞만 보며 검을 휘둘렀다. 그렇게 해서 자신을 막기 위해 달려드는 모든 조직원들을 제거하고 마지막 제거 대상인 두목 리치 "코코나"에게 죽음을 안겨주기 위해 나아갔다. 


"너희들이 저지른 일이야.. 우리 엄마를 죽이고, 내 인생을 망쳐버린 너희들을 하나도 남겨두지 않고 죽일 거야!"


안토니오가 분노가 가득 담긴 소리를 지르며 방해물이 되는 모든 것들을 죽이며 외쳤다. 드디어 마지막 관문에 도착했다. 안토니오는 지금 입은 심각한 부상에도 굴하지 않고 그 망할 코코나에게 그대로 돌려주기 위해 커다란 문을 열었다. 문을 열은 순간 여러 발의 총탄이 안토니오에게 날아왔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으려 했음에도 안토니오는 인간의 몸으로 더 이상 버틸 수 없어 뒤로 쓰러지고 말았다. 안에는 이미 두목 리치 "코코나"를 보호하기 위해 다른 조직원들이 대기하고 있던 상태였다. 안토니오는 다시 일어나 그 빌어먹을 리치의 목을 베고 얼굴에 총알을 다 박아주고 싶었으나 몸이 따라주지 않았다. 안토니오는 이를 악물며 방아쇠에 손가락을 걸고 그 망할 리치 "코코나"에게 당기려 했으나 이미 힘이 다 빠져버린 안토니오는 더 이상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다. 두목 리치 "코코나"가 독한 담배 한 개비를 입에 물고 거만한 표정으로 안토니오에게 다가왔다.


"내가 그렇게 귀엽게 봐줬는데 은혜를 이렇게 갚아?"


"하아.. 하아.. 꼭 네 년을.."


"그 애미의 그 자식이네. 전부 너희 엄마가 자초한 일이야!"


"닥쳐.. 다시 한번 우리 엄마를 들먹였다가는.."


"후우.. 너를 진짜 죽이기 싫었는데 말이지. 너처럼 귀엽고 잘생기고 싸움도 잘 하는 인간 소년을 버리고 싶지 않았는데, 네가 결국 나한테 이빨을 드러냈으니.."


"네가 우리 엄마를 죽였어.. 왜 우리를 그냥 두지 못 한 거야..?"


"죽을 놈이 그걸 알아서 뭐하게? 마지막으로 할 말 있어?"


리치 "코코나"가 담배 연기를 뱉으며 자신의 손에 쥐어진 권총의 총구를 안토니오에게 겨누며 말했다. 안토니오의 눈에는 자신을 처음 받아준 오치무샤, 그리고 자신의 어머니가 되어준 오치무샤, 자신에게 검술과 학문을 가르쳐준 오치무샤, 자신을 훈계하며 고함을 치던 오치무샤 그리고 마지막에 눈물을 흘리면서도 자신에게 미소를 지어주며 안아준 어머니 오치무샤 "유키나"가 눈에 보였다. 길면서도 짧고 행복하면서도 마지막에는 불행으로 끝나버린 자신의 추억을 회상하며 안토니오는 코코나에게 말했다.


"뒈져버려".


탕!


자신의 어머니를 살해한 장본인인 리치 "코코나"를 죽이는데 실패한 안토니오가 이마에 총탄을 맞았다. 그리고 안토니오의 숨은 끊어졌다. 슬픔, 절망, 증오, 분노 그리고 그리움으로 가득했던 안토니오의 눈에서 마지막으로 눈물이 흐르며 안토니오는 그대로 숨을 거두었다. 


푸른 하늘 아래에 아름다운 꽃밭이 있는 들판 위에서 한 소년이 기쁜 표정과 목소리로 한 여인을 엄마라 부르며 달려온다. 그리고 소년은 행복한 얼굴로 자신의 엄마인 오치무샤의 품속에 안긴다. 푸르딩딩한 피부색과 아름다운 인간 여성의 몸을 가진 오치무샤가 따뜻한 미소로 자신에게 달려온 소년을 꼭 안아주며 행복하게 웃는다. 그리고 소년이 자신의 엄마인 오치무샤에게 말한다.


"엄마, 항상 제가 지켜드릴게요! 엄마가 저를 지켜준 만큼 저도 엄마를 지킬 거에요!"


"사랑해 아들! 이 엄마에게는 너밖에 없단다!"


"사랑해요 엄마!"

 

"엄마도 너를 많이 사랑한단다! 사랑해 안토니오.."

 

오치무샤가 자신의 아들을 안토니오라 부르며 행복하게 웃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