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념글 모음

2021.04.21


겨울이 끝나고 봄이 찾아올 무렵 한동안 친하게 지냈던 윗집 형이 이사를 갔다.


인사도 없이 문자 하나만 남겨둬 꽤나 섭섭하지만 급한 일이라기에 나중에 일 마무리 되면 연락달라 했다.


그리고 일주일이 지난 오늘 윗집에 새로운 사람이 이사왔다.


곧게 내린 검은머리에 돌핀 팬츠를 입고선 하늘하늘한 가디건만 입은 그녀는 아름다웠다.


윗집으로 이사온 그녀는 한동안 리모델링때문에 시끄러울것 같다며 양해를 구해왔다.


그녀에게서 받은 쿠키에서 향기가 나는것 같았다.













2021. 4. 27



요즘 부쩍 잠이 많아졌다. 그녀는 그날 이후에도 종종 찾아와 쿠키를 건내주며 새로운 인연을 갖고싶다 했다.


예쁜 여자가 친구를 하자니 너무나도 기뻣지만 크게 내색은 하지 않았다.


안그래도 형이 이사가고 적적했는데 잘되었다 싶었다.












2021. 5. 1


공사가 시작된거 같다.


무언가 끌고 내리치는 소리가 생각보다는 크게 느껴졌다.


아침 10시에는 공사가 시작되는듯 한데 강제적으로 내 기상시간이 2시간 빨라진거 같았다.


조금 피곤한거 같다.












2021. 05. 08




조금 피곤하다. 강제적으로 기상시간이 빨라지고 잠이 늘어 만성적으로 피곤해진것 같다.


짜증도 늘어서 주변 관계도 조금씩 소원해지고 있다.


빨리 저 공사가 끝났으면 좋겠다.










2021. 05 15



공사가 언재끝나는지 물어보니 그녀는 미안하다는 말투로 곧 끝날꺼라고 했다.


너무 정중하게 사과하는 그녀의 모습에 괜히 보챈건가싶어 미안해졌다.


그녀가 공사 끝나면 집에서 맛있는거라도 대접하겠다고 했다.


리모델링 집에 첫 초대는 나라고 하니 뭔가 공사 소리가 생각보다 시끄럽지는 않았다.










2021. 05. 23


다음주면 공사가 끝난다고 했다.


그동안 너무 미안했다며 그녀는 나에게 저녁 식사를 제안했다.


다음주 이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


혹시 모르니 최대한 멋지면서 편안한 활동복이라도 주문해야겠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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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각! 총각! 문열어 윌세 3달치나 밀렸어!"


문을 성난 황소처럼 두드리던 아줌마는 총각의 방문을 강제로 열었다.


거기에는 모든 짐이 깨끗이 정리되어있는 빈집만이 남아있었다.


"워메? 뭔 말도 없이 떠나간다냐?"


"무슨!일 있으세요 아주머니?"


"잉? 윗집 처녀아녀? 아니 여짝 총각이 말도없이 방을 비워버린거 같어..... 이러면 이제 받을사람 찾아야 하는데 쯪!"


"아! 제 동생이 이근처로 이사오려고 하는데 제가 이방 추천 해드릴께요"


"엄매? 이래 고마울수가!! 하이고~~~ 처자는 얼굴도 고운데 맘까지 고와..... 알았어 내가 최대한 좋게 계약 해준다.... 그리 일러주게"


"네 아주머니~~"















방으로 돌아온 그녀는 도어락이 걸려있는 방문을 열고 들어갔다.


그곳에는 철창이 있었고 그 안에는 입에 재갈이 물린 짐승이 있었다.


"이제..... 우리 주변에 아무도 안살아... 그 재갈도 곧 풀어줄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