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라면 사람이 다닐 일이 없는 깊은 비경.


그런 비경에서도 더욱 깊고, 눈에 띄지 않는 숨겨진 장소에서 두 사람의 거친 숨소리가 울렸다.



"응…하아."


가느다란 캬루의 허리를 뒤에서 붙잡은 유우키가 허리를 움직일 때마다, 떠밀리듯 벽에 몸을 기댄 캬루의 입에서 거친 신음이 흘러나왔다.


상대를 배려하는 섬세함이라고는 한 조각도 없이, 전력으로 욕망을 부딪치는 유우키의 기세를 캬루가 힘겹게 받아들이면서 몸을 움찔거렸다.



잠시 후. 유우키가 다급히 허리를 빼내고, 새하얀 백탁액이 바닥에 무성히 자라난 수풀 위에 뿌려졌다.

고개를 숙이고 있던 캬루의 입에서도 뜨거운 한숨이 토해졌다.




"…끝났어?"


캬루가 지친듯이 고개를 살짝 돌려 유우키를 바라봤다.

슬슬 유우키가 만족했을까 싶어서 물어본 것이었지만, 지친 듯한 캬루에 비해서 유우키의 모습은 아직도 멀쩡해 보였다.



유우키는 캬루의 몸을 슬쩍 끌어안으면서, 그녀의 귓가에 몇 마디를 속삭였다.



"뭐? 한번 더…?"


유우키의 말을 들은 캬루가 얼굴을 찌푸리고는, 짜증난다는 듯이 그의 몸을 밀어내려고 했다.




"아, 진짜. 이런 날은 미리 풀어놓으라고 했잖아. 던전에서 이게 뭐 하는 짓이야…읏"


마치 캬루의 입을 막으려는 듯, 유우키가 말없이 캬루를 억누르고 허리를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자신의 말을 끊는 것 같은 유우키의 건방진 행동에 캬루가 다시 한소리 하려고 했지만, 그녀의 몸은 제대로 말을 듣지 않고 밀려드는 쾌락에 정직하게 반응할 뿐이었다.



캬루의 입에서는 유우키를 비난하는 소리 대신, 쾌락에 물든 암컷 고양이의 신음소리가 흘러나왔다.




유우키에게 허리를 꽉 붙잡혀서, 벗어날 수도 없이.


그의 손길에 따라 허리를 끌려가서, 몸 속 가장 깊은 곳까지 자지를 찔러넣어졌다. 그럴 때마다, 캬루의 입에서 미처 억누르지 못한 음란한 신음이 새어나왔다.





두 사람의 이런 관계의 시작은 거의 사고에 가까웠다.


인원이 4명 뿐인 미식전 길드에서 유일하게 남성 멤버인 유우키. 한창 성욕이 들끓을 나이대인 그가 여자들에게 둘러 싸여 길드 활동을 하면서, 언제나 평정심을 유지하기란 불가능에 가까웠다.


그런 유우키와, 발정기가 가까이 다가왔던 캬루가 반쯤 이성을 잃고 뒹굴었던 것이 두 사람의 첫 관계였다.


그리고, 어차피 이런 관계가 된 김에…라는, 반쯤 자포자기인 심정으로 캬루가 가끔씩 유우키의 성욕 해소를 도와주었던 것이 이 관계의 시작이었다.



그런 두 사람의 관계도 꽤나 오랜 시간동안 이어져서, 지금은 유우키가 필요할 때마다 어디서건 다리를 벌려주는 편리한 여자 취급을 받고 있일 뿐.


캬루가 그런 취급을 받으면서도 여전히 유우키의 제멋대로인 행위에 어울려 주고 있는 것은, 캬루의 입장에서도 유우키가 끓어오르는 수인의 욕구를 해소시켜 줄 편리한 성욕 덩어리였기 때문이겠지.



아무리 젊다고는 해도, 수인과 이렇게 오랫동안 어울려 줄 수 있는 남자를 찾기는 어렵다.


오죽하면 수인과 사귀는 인간 중에서는, 도저히 상대의 성욕을 모두 받아줄 수가 없어서 잠자리 목적의 두, 세 번째 애인을 사귀는걸 허락해 주는 사람들도 있을 정도다.





유우키가 다시 캬루의 몸을 탐하기 시작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허리를 깊게 찔러넣은 유우키가 움찔거리며 몸을 떨었다.


마찬가지로, 밀려드는 절정의 여운을 만끽하고 있던 캬루가 이내 정신을 차리고는 화들짝 놀라서 유우키를 밀어냈다.



"너, 너어…밖에선 처리하기 힘드니까 안에 하지 말랬지!"


주춤거리며 돌아선 캬루의 다리 사이로 새하얀 정액이 뚝뚝 흘러내렸다. 깜빡하고 있었는지, 유우키는 자신을 노려보는 캬루의 시선을 피하면서 미안하다고 중얼거렸다.



두 사람은 야영을 하기 전 장작 같은 것을 주워오겠다는 핑계로, 야영지에서 멀리 떨어진 곳으로 와서 농땡이를 피우고 있는 참이었다.


이런 상태로 돌아갔다가는 아무리 둔한 페코린느라도 뭔가를 눈치챌 수도 있었기에, 캬루는 정사의 흔적을 최대한 남기지 않으려고 했다.



한숨을 쉰 캬루는 우선 잔뜩 흐트러진 옷매무새를 대충 가다듬고,

힐끗 유우키의 모습을 쳐다본 뒤 양 다리를 벌리고 바닥에 쪼그려앉았다.


살짝 벌려진 다리 사이로, 방금 전 유우키가 캬루의 안에 마음껏 내보냈던 정액이 조금씩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옆에서 가만히 지켜보던 유우키가 캬루에게 말을 걸었다.

이번에는 또 무슨 일인가 싶어서 고개를 든 캬루는, 유우키를 황당하다는 표정으로 쳐다봤다.


"뭐? 또 불끈거린다고? 미쳤어?"


유우키는 어느새 이미 커질대로 커져있는 물건을 꺼내들고, 캬루에게 과시하듯 그것을 보여주고 있었다.



"잠깐…진짜로 이젠 안된다고! 슬슬 돌아가야돼!"


체력적으로 지치기도 했고, 이 이상 계속 받아주다가는 끝이 없다는 것을 알고 있던 캬루는 우선 자신에게 다가오는 유우키를 잠시 멈췄다.




"알았으니까, 어쨌든 빼 주면 되는거지?"


캬루는 탐탁치 않은 표정으로, 옷이 흙바닥에 더러워지지 않도록 주춤주춤 옷자락을 정리하고는 바닥에 꿇어앉아 유우키의 물건을 입에 물었다.


꽤나 익숙한 움직임으로, 캬루는 유우키의 약한 장소에 혀끝을 스쳤다. 유우키의 입에서 아주 작은 신음이 새어나오고, 무의식적으로 손을 뻗어 캬루의 머리를 붙잡았다.



그런 유우키의 행동에, 캬루가 쭈뼛 털을 세우면서 소리쳤다.


"힉…! 귀는 잡지 말랬지!"


캬루의 반응에 유우키도 움찔 놀라면서, 미안하다고 말 하고는 조심스레 귀를 피해 손의 위치를 옮겼다.

캬루는 유우키를 힐끗 올려다보고는, 자신의 머리를 천천히 꾹 누르는 손의 움직임을 따라서 유우키의 물건을 깊게 삼켰다.




그 뒤, 유우키는 욕구가 완전히 가라앉을 때 까지 캬루의 입 안에 세 번이나 정액을 토해냈다.





ㅡ ㅡ ㅡ ㅡ ㅡ ㅡ ㅡ ㅡ ㅡ ㅡ ㅡ ㅡ




어느날. 캬루는 페코린느와 유우키가 정식으로 연인 사이가 되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예전부터 두 사람의 사이에 흐르던 심상치 않은 기류는 주변 사람들도 이미 눈치채고 있었다.

서로 고백을 주고 받아, 정식으로 연인 사이가 된 두 사람은 누가 보기에도 잘 어울리는 커플이었다.



캬루는 그런 두 사람의 모습을 보면서, 앞으로는 조금 쓸쓸해 질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저 바보 커플은 앞으로 찰싹 달라붙어서, 서로에게 관심을 퍼부을테니까.



마치 연인이라도 되는 양 자신에게 달라붙던 페코도.

수인인 자신이 지칠 정도로 끝을 모르는 성욕을 자신에게 쏟아붓던 유우키도.


그것들은 이제 자신이 아니라, 연인인 서로를 향해 방향이 바뀌는게 자연스러운 일일테지.



그런 생각을 떠올렸던 캬루는, 황급히 고개를 저으면서 방금 떠올린 생각을 부정했다.


어느 쪽이건, 평소 자신이 귀찮다는 말을 달고 다니던 일이었다. 그런 골칫거리가 둘 씩이나 한번에 사라진다는 것은 기뻐해야 할 일이다.



캬루는 그렇게 생각하면서, 두 사람을 향해 미소를 지으며 축하한다는 말을 건넸다.










그렇게, 유우키와 페코가 사귀기 시작한 뒤.


캬루에게 지겨울 정도로 달라 붙던 페코린느도, 이제는 남자 친구와 히히덕거리느라 캬루에 대한 관심은 뚝 끊겨버렸다.




…그랬어야 했는데.


"……."


캬루는 동침을 한 번 허락한 뒤 부터는 당연하다는 듯이 매일 자신의 옆에 붙어 자기 시작한 페코의 귀찮은 버릇도, 유우키와 사귀기 시작한 뒤에는 없어질 줄 알았다.



왜냐하면, 페코는 밤에 자신과 잘 시간이 없어야 하니까.

이런 한 밤중에는 막 커플이 된 연인끼리 해야 하는 일이 있으니까.



"~♪"


캬루는 자신의 침대에 기어들어와서, 마치 자기 침대인 것 마냥 편하게 누워 자신을 기다리고 있는 페코의 모습을 보고 결국 인내심이 고갈되었다.



"너, 왜 계속 내 방까지 와서 자는거야?"


캬루의 질문을 받은 페코린느가 어째서 그런걸 묻느냐는 듯 고개를 갸웃했다.

페코린느는 혹시 자신이 캬루의 기분을 상하게 했나 싶어서, 살며시 침대에서 몸을 일으켰다.



"…안 되나요?"


베개를 끌어안은 채, 자신의 기분을 살피는 듯한 태도로 조심스레 묻는 페코의 모습을 보고 캬루가 움찔했다.


언제나 마이페이스에, 기운이 넘치는 페코였기에 평소와 다른 이런 약한 모습을 보게 되면 캬루도 이상하게 마음이 약해졌다.



"아니, 딱히 안 되는건 아니지만…"


예전에는 캬루도 적극 거절했었지만, 언제 한번 한 침대에서 함께 자고난 뒤에는 생각했던 것 만큼 딱히 큰 일도 아니다 싶어서 그 때부터는 함께 자는 것을 딱히 거절하지 않았다.



물론 페코린느가 캬루의 허가를 받은 뒤 부터, 자신의 방을 놔둔 채 매일 밤 찾아와서 한 침대에서 자려고 하는 것은 캬루의 예상 밖이기는 했다.

캬루는 기껏해야 한 달에 두 세번 될까 싶어서 허가해 준 것이니까.


그래도 이제 와서는 캬루도 익숙해 져서, 페코가 찾아오지 않으면 무슨 일이 있나 걱정이 될 정도다.




"……아니, 아무것도 아니야."


캬루는 차마 페코린느에게 애인인 유우키와 함께 자지 않냐는 질문을 할 수가 없어서, 결국 말을 얼버무리고는 페코린느의 옆에 몸을 눕혔다.


단순히 한 침대에서 잠을 잘 뿐인데, 페코린느는 뭐가 그리 좋은지 싱글싱글 웃으면서 캬루에게 좀 더 가까이 다가왔다.



"잘자."

"네. 캬루도 잘자요."


딱히 별다른 잡담도 없이. 두 사람은 짧게 인사를 나누고, 코앞에 있는 상대의 체온을 느끼면서 스르륵 눈을 감았다.













깊은 밤. 끼익거리는 소리를 내면서 캬루의 방 문이 아주 천천히 열렸다.


캬루가 귀를 살짝 움찔거리면서, 나무 바닥을 소리가 나지 않게 조심스레 밟으면서 침대로 다가오는 누군가의 기척을 알아챘다.


하는 행동은 영락없는 도둑이었지만, 캬루는 굳이 쳐다보지 않아도 방에 들어온 것이 누구인지 알아챌 수 있었다.




유우키는 방 한가운데 잠시 멈춰 서서 잠든 두 사람의 모습을 확인하고는, 이내 침대 옆까지 발소리를 죽이고 다가왔다.



캬루는 유우키가 이런 시간에 어째서 자신의 방에 찾아 왔는지 이유를 대충 알 수 있을 것 같았다.


보나마나, 자신의 앞에서 세상 모르고 자고 있는 페코린느 때문이겠지.



캬루는 페코린느와 유우키가 정식으로 사귀기 시작할 때부터 유우키와의 육체 관계를 완전히 끊었다.

애인이 있다면 더이상 캬루가 상대해줄 이유도 없었으니까.



그런데 페코린느는 유우키와 연인이 된 이후에도 하루가 멀다하고 매일 밤 캬루의 방을 찾아왔다.

피치 못할 사정이 있을 때나, 가끔 씩은 오지 않을 때도 있었지만 기본적으로는 항상 캬루의 방에 찾아와서 함께 잠을 잤다.


페코린느가 찾아오지 않는 날을 생각해 보면, 아마 페코린느와 유우키가 자는 빈도는 한달에 두 세번 정도.


유우키의 성욕으로는 매일 해도 모자랄 판이었지만, 애인인 페코린느가 이런 태도였으니 굉장히 쌓여 있겠지.



캬루는 혹시 페코린느와 유우키의 사이가 생각보다 좋지 않은건지 의심을 하기도 했지만, 평소 두 사람의 알콩달콩한 모습을 보면 그런건 또 아닌 모양이었다.




두 사람의 잠자리 사정이야 어찌 됐건.


유우키는 아마 욕구를 참지 못하고 자기 연인을 찾아온 것이겠지.

함께 욕정을 풀어야 할 애인은 이렇게 매일 밤 다른 여자와 뒹굴고 있으니, 유우키만 불쌍하게 되었다.


유우키의 상태가 어떨지 대충 짐작이 가던 캬루는, 앞으로 유우키가 벌일 일을 눈감아주기로 했다.



졸지에 친구들의 정사를 코앞에 둔 채로 자는 척을 해야하는 처지가 되었지만, 어쨌든 유우키와는 이런 일 저런 일까지 다 해본 사이였기에 부끄러움 같은 것이 이제와서 끼어들 틈은 없었다.


다만 본의 아니게 정사를 보여질 페코린느 쪽이 조금 마음에 걸리긴 했지만, 이건 페코린느의 자업자득이었으니 무시하기로 했다.

이번 일을 기회로, 앞으로는 얌전히 애인의 방에서 함께 자기를 바랄 뿐이다.



유우키 때문에 자신의 상식과 정조 관념이 마비되어 가고 있다고 생각한 캬루가 몰래 한숨을 쉬고는, 가까이 다가온 유우키에게 들키지 않도록 눈을 꼭 감았다.




"……."


조용한 걸음으로 침대에 다가온 유우키가 천천히 손을 뻗고, 나란히 잠들어 있는 그녀의 뺨을 살짝 쓰다듬었다.


캬루가 몸을 움찔 떨었다.




캬루는, 처음에는 방이 어두운 탓에 바보같은 유우키가 상대를 헷갈린 것이라고 생각했다.


캬루가 자신은 페코린느가 아니라는 것을 티내기 위해 일부러 작게 헛기침을 하는 등 눈에 띄는 행동을 했지만, 유우키는 전혀 신경쓰지 않고 계속해서 캬루의 몸을 만지작거렸다.


결국 유우키에 의해 하반신의 속옷이 벗겨졌을 땐, 캬루도 자는 척을 때려 치우고 유우키에게 말을 걸 수 밖에 없었다.



"……야."


지금까지 자는 척을 하던 캬루가 갑자기 눈을 뜨고 말을 걸었는데도, 유우키는 전혀 놀라는 기색 없이 아무렇지도 않게 침대 위로 올라섰다.


유우키는 페코린느가 아닌 캬루의 옆에 누웠다.




정면에서 페코린느가 몸을 꽉 끌어안고 있었기에, 고개를 돌리기 어려웠던 캬루는 등 뒤에 누운 유우키에게 말했다.



"너, 지금 뭐하는거야."


캬루는 페코린느가 깨지 않도록 아주 작은 소리로 유우키에게 말했고, 유우키는 그 질문에 대답을 하는 대신 캬루에게 몸을 좀 더 가까이 붙였다.


방금 전 유우키에 의해 속옷이 벗겨진 캬루의 맨 피부에 뜨겁고 단단한 무언가가 닿았다.



캬루는 눈으로 확인하지는 못했지만, 그것이 무엇인지는 곧바로 알 수 있었다. 엉덩이 쪽에서 느껴지는 그것은 굉장히 익숙한 느낌이었으니까.


지금까지 셀 수 없이 자신의 몸을 들락거리고, 절정에 이르게 한 물건이다. 크기도, 형태도, 온도까지도 전혀 잊지 않고 기억하고 있었고, 오랜만에 느껴지는 그 감각도 기억과 똑같았다.



유우키가 조금씩 허리를 밀어올리는 것이 느껴지자, 캬루가 목소리를 줄이는 것도 잊고 다급하게 말을 걸었다.



"니 여친은 페코잖아! 나 말고 페코한테 넣으라고!"


그러나 유우키는 전혀 멈출 생각이 없어 보였고, 결국 카루의 안으로 유우키의 물건이 꾸욱하고 천천히 밀고들어왔다.


유우키가 자신에게 무엇을 하려는건지 알게 된 순간부터 캬루의 몸은 본능적으로 달아오르기 시작했기에, 안쪽은 이미 움직이기 충분할 정도로 젖어있었다.



오랜만에 몸 속으로 밀려드는 뜨거운 감각에, 캬루는 무의식적으로 새어나올 뻔한 신음소리를 필사적으로 억눌렀다.


캬루의 코앞에는 페코린느가 아무것도 모른 채 그녀를 끌어 안고 새근새근 잠들어 있었고, 그런 페코린느의 잠을 깨우지 않기 위해서 캬루는 그 자리에서 움직일 수도, 소리를 낼 수도 없었다.



"내몸이 더 기분 좋다니, 바보같은 소리 마…이거 바람이라고…읏"


페코린느가 캬루를 껴안고 있기는 했지만, 자는 중이라 왕가의 장비를 풀고 있는 페코라면 캬루도 힘으로 벗어나서 유우키의 얼굴에 주먹을 날릴 수 있었다.


하지만, 그런 짓을 했다가는 아무리 잠이 깊은 페코린느라고 해도 깨어나 버릴 것이 분명했다.


페코린느에게 이런 꼴을 절대로 보여줄 수는 없었다.




"그…그만. 응? 차라리, 내일 페코가 없을 때 해 줄테니까…윽, 하앙…."


유우키는 캬루의 말들을 들은 체 만체 하면서, 아주 천천히. 끊임없이 허리를 움직였다.


캬루의 몸 속을 꽉 채우고 있었던 유우키의 물건이 살며시 빠져나가고, 곧바로 가장 깊은 곳까지 파고들었다.


캬루는 그럴 때마다 움찔거리며 경련하려고 하는 몸을 꽉 억누르느라 온몸에서 쥐가 날 것 같은 기분이었다.



"으응……."

"……!"


그 순간, 페코린느가 갑자기 목소리를 내면서 몸을 뒤척거렸다.

심장이 멎을 것처럼 놀란 캬루가 몸을 굳히고, 마찬가지로 유우키도 내심 긴장했는지 캬루의 몸을 붙잡은 손에 힘이 들어가는 것이 느껴졌다.



단순한 잠꼬대였는지, 페코는 안고 있던 캬루의 몸을 끌어당기면서 얼굴을 더욱 가까이 했다.


긴장이 풀린 유우키는 급격하게 사정감이 밀려드는 것을 느끼고, 캬루의 몸을 끌어 안으면서 가장 안쪽까지 한 번에 자신의 물건을 밀어넣었다.


갑작스런 그 움직임에, 미처 예상하지 못한 캬루의 입에서 깜짝 놀란듯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그 순간, 캬루를 꼭 껴안은 페코린느가 잠꼬대를 중얼거렸다.


"에헤헤…캬루…좋아해요…."



그와 동시에 캬루의 질내에 유우키의 정이 토해졌다.


그 동안 수없이 관계를 가지면서 유우키에게 맞춰 개발당한 캬루의 몸은, 유우키의 사정을 신호로 그녀의 의사와 상관 없이 멋대로 절정해 버렸다.



캬루는 페코린느의 품에 안겨서, 오랜만에 겪는 절정으로 부들부들 떨리는 자신의 몸을 최대한 억눌렀다.


침대 시트를 손에 꽉 쥔채로, 캬루는 베개에 얼굴을 파묻고 비명소리에 가까운 교성을 목 안으로 다시 꾹 밀어넣었다.


마치 경련하는 것 처럼 몸을 움찔거리던 캬루가 한참이 지난 뒤에야 간신히 진정하고, 베개에 파묻은 얼굴을 살며시 들었다.


방금 전 흘러나온 침과 눈물로 축축해진 베개가 뺨에 닿아서 조금 기분이 나빴다.




캬루는 거칠게 숨을 쉬며, 조심스레 페코의 모습을 살폈다.


페코린느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꿈에도 모른 채, 이런 상황에서도 전혀 일어날 기색이 보이지 않았다.


페코가 한 번 잠들면 아침까지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을 두 사람 모두 알고있었기에, 유우키도 이런 대담한 일을 벌일 수 있었던 것이겠지.


캬루의 입장에서는 페코가 깨어나지 않아 다행인건지, 깨지 않아서 이렇게까지 된 것인지 알 수가 없었다.




"하아…하…끝…났어?"


긴장 때문에 평소보다 훨씬 지친 캬루가 물었지만, 캬루 스스로도 그럴리가 없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다.


유우키의 정력이 어느정도인지 알고있었던 캬루는, 이제 막 시작이라는걸 알고 있었으니까.



멋대로 새어나오는 목소리를 숨기기 위해, 캬루가 다시 축축히 젖은 베개에 얼굴을 파묻었다.






막상 백업한거 보다보니까 굳이 다시 올릴만한 글은 몇개 없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