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념글 모음

손만 잡아도 얼굴 시뻘개지는 순애회로 모데우스급 안드여친은 어느날 남자친구가 최근 섭섭하게 군다는 것을 깨닫는다.


말투가 어쩐지 차가워지고, 다른 무언가를 신경쓰듯이 대화할 때마다 멍하거나 시큰둥하게 대답하는 것에 무슨 일이 있나 싶어 추궁을 해봐도 남친은 아무 일도 없다며 내빼고는 한다.


수상하게 여겨 뒤를 캐보자 남자친구가 으슥한 골목길에서 어떤 여성과 만난다는 것을 알고서 그 자리를 뜨며 눈에서 냉각수를 쏟아내는 그녀.


자신에게 매력이 없었던 걸까 아니면 그가 내게서 사랑이 식은 걸까 고성능 연산능력으로 온갖 고민을 해봐도 그 장면에 대한 답은 나오지 않았다.


결국 그녀는 그가 없는 삶은 생각할 수도 없기에 스스로 전원장치를 내리다는 결단을 내리고는 깊은 잠에 빠져들었다.



그러나 얼마간의 시간이 흘러, 전원이 들어오는 것을 느끼며 흐릿한 눈에 점차 시각 데이터가 흘러들어오니.


전신이 땀 범벅으로 눈에 눈물이 고인 남자친구가 자신을 내려다 보고 있었다.


정신이 들어? 몸은 괜찮고? 라며 물어오는 남자친구에게 일단은 응, 이라 답하지만 그의 얼굴을 어떻게 봐야할지 복잡한 마음 뿐인 그녀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는 그녀에게 어째서 이런 곳에 누워있었냐 물어봐도 그녀가 답이 없자, 씁쓸한 웃음을 흘리고 지금 상황이 정반대가 됐다며 미안하다고 사과한다.



마음이 조금 진정된 그녀는 그에게서 자신을 아직도 사랑하냐는 질문을 한다.


그는 아직도가 아니라, 지금까지도 불변하게 사랑하고 있다는 말을 한다.


가슴 엔진의 한켠이 펌프질하는 것을 느끼며 살짝 감동하나, 아까전의 장면은 해명하지 못했다.


골목에서 만난 여자는 누구냐고 물었다.


그는 답변하기 곤란하다는 표정을 지으며 말을 흐린다.


역시 그는 거짓말을 하고 있었다고 슬픔에 잠겨 다시 눈을 감으려는 그녀.


그러나 그가 굳게 다짐한 듯 그녀의 손을 꼬옥 쥐고는 손에 무엇인가를 올려놓는다.



손에 올려진 것은 자그마한 케이스였다.


여닫이로 열리는 경첩식 뚜껑이 달린.


설마하며 열어보자 그곳엔 어여쁜 반지가 들어있다.


그는 금을 싸게 파는 곳을 찾아 수소문을 하다보니 뒷골목의 상인까지 만나게 되었다고 볼을 긁적인다.


그런 그의 몸을 와락 껴안고 목놓아 펑펑 우는 그녀.


그는 말 없이 그녀의 등을 토닥여준다.



그렇게 두 커플은 한참이나 서로의 마음에 대해 확인하는 시간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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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에에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