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념글 모음


29살, 아홉수.


선명한 색채의 아름다운 파노라마를 그리던 인생은 확실히 아니었다.


그래도, 그래도.


남부럽지는 않았다. 정말.


나름대로 괜찮은 서울의 한 대학에 들어가, 남들처럼 인연에 웃고 이별에 울다가. 억지로 떠밀려 간 군대도 결국 뒤돌아보면 웃을 수 있는 희극이었는데.


적당한 행복과 적당한 불행이 뒤섞인 달콤쌉싸름한 나날들. 그래도 선뜻 보이는 희망에 '기대'란 걸 할 수 있었다.


그런데 언제부터 한 줌의 재마냥 흩날려 사라진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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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민혁, 29살.


OO대학교 OO학과 졸업.


행정고시 1차합 2회, 2차 낙방 2회차


아마 지금부터 취업 준비를 해도 내가 쓸 수 있는 마디라곤 이게 전부겠지.


처음에는 모든 게 다 좋아보였다.


난 졸업을 한 직후, 군대에 있을 무렵부터 준비한 행정고시에 도전하기 시작했다.


기적과도 같은 1년차 1차합. 그 때까진 좋았다.


긴장이 느슨해진 게 아녔냐고? 절대, 절대.


살을 찢고 뼈를 깎아 펜대를 분주히 움직였음에도 난 실패했다.


그래도 거기까지는 괜찮았다.


1년차에 붙는 놈이 더 이상한 거라고. 괜히 붙으면 뉴스만 탄다고.


미래의 탐관오리 자식이라느니, 응원을 위한 친구들의 비아냥에 자그마한 용기를 얻고 난 다시 나아갔다.


그렇게, 호기롭게 도전한 2년차.


마치 시간 여행을 한 것만 같았다.


나도 안다. 아주 잘 안다.


겨우 2년차 실패 갖고 볼멘 소리를 하기에는 터무니없이 부족하단 걸.


그리도 또 안다. 아주 잘 안다.


그런 사실로 위로 받기에는 난 너무 나약하단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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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4년째 연애 중인 여자친구가 있다.


그녀는 꽤 규모 있는 공기업에 당당히 공채로 입사해 나름대로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다.


나는 도대체 무엇을 했지?


나를 뒷바라지 하겠다며 억지로 합친 살림 속에서, 그녀에게 용돈을 타가며 하루하루 연명하고 있는 게. 그런 기생충 같은 삶을 사는 게 바로 나다.


더욱 추악한 것은, 2번째 2차 시험을 탈락한 바로 그 당시. 그 순간.


그래도 그녀가 있음에 안도감을 느낀 나 자신이었다.


만약에, 언젠가, 합격을 할 날에 프러포즈를 하고 싶었다.


지금까지 고생 많았다고, 이제는 볕뜰 날만 있을 거라고.


사무관 와이프 누구나 되는 게 아니라며 떵떵거리며 평생을 약속하고 싶었다.


하지만.


그녀에겐 절대로 어울리지 않을 한심한 낙오자가 거기에.


그 거울 속에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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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한 기분에 동거인에게 말도 제대로 못 붙인지가 벌써 일주일이다.


그래도 사랑하니까. 내가 너에 비하면 한참은 모자란 걸 알았으니까.


내 잘못이란 걸 너무나도 뼈저리게 알고 있었다.



"이 정도면, 됐겠지..."



식탁 위를 가득채운 여러 요리들, 조금 무리한 값비싼 와인.


결국 그녀에게서 받은 용돈으로 모든 걸 사서 한 데 모은 하찮은 요리지만.


그녀에 대한 사죄를 겸한 새로운 출정식으로 삼고 싶었다.


난 생각보다 멍청한 남자니까.


이렇게 거창한 호들갑이 아니면 나 스스로를 납득시키지도 못할 거다.


회식으로 조금 늦는다는 그녀의 메세지를 다시 한 번 바라보곤, TV 앞 소파에 앉아 하염없이 기다리길 1시간.


익숙한 도어락 소리가 울려퍼지고 그녀가 들어왔다.



"민아야, 왔어?"



이민아, 29살.


군 전역 후부터 같은 대학의 CC로 만나기 시작한 나의 연인.


나는 마음을 다잡고, 애써 웃음을 지어보이며 그녀를 맞이하러 갔다.



"오늘도 힘들었지?"



자연스레 그녀의 가방을 받아 안부를 물으려던 찰나.


그녀가,


말했다.



"나 오늘 다른 남자랑 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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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순간적으로 무슨 표정을 지었을까. 분노? 실망? 아니면, 납득?


어떤 감정선을 타고 미끌어졌는지도 기억나지 않는다.


하지만 그것이 무엇이었든, 결국 내가 생각할 수 있는 행동은 단 하나였다.



"씨발년."



나로부터 강하게 뺨을 맞은 그녀가 쓰러져 얼굴을 붙잡고 있다.


바닥에는 언제부터 들고 있었는지도 모를 휴대폰이 박살난 채 널부러져 있다.


그래, 그렇다.


나는 버림 받은 것이다.


어쩔 수 없지 않은가? 내가 얼마나 못난 놈인데, 또 그녀는 얼마나 잘난 년인데.


그렇다고. 잘했다며 쿨하게 뒤돌아 떠나주면 됐을 걸.


아니면 한 번만 더 기회를 달라고 그녀의 치맛자락이라도 잡았으면 됐을 걸.


하지만 그러기에는 내게도 자존심의 편린이 남아 있었나 보다.


내게 할 수 있는 거라곤 그녀에 대한 분노와 나에 대한 분노를 섞어, 그 누구를 향하고 있는지도 모를 상스러운 말을 연거푸 쏟아내는 것 뿐이었다.



"그래 씨발년아. 병신같은 개백수 새끼 먹여 살리는 건 질렸다 이거지? 뭐, 씨발. 그 놈 좆맛이 그렇게 좋았어? 그럼 걔랑 살림 차리던가 왜 여기 와서 지랄인데!"


"아니, 민혁아. 그게.. 그게 아니라.."



그녀의 얼굴로부터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


아마, 나의 이런 모습을 보는 게 처음이라 그런 게 아닐까.


나 조차도 그랬으니까.



"아니긴 뭐가 아니야. 아. 그래. 그거구나? 하긴 씨발 여기가 네 집이니까. 나는 얹혀 사는 새끼고. 그럼 내가 쳐나가면 되는 거잖아 씨발! 오늘 너 따먹었다는 좆같은 새끼 불러다가 걸레짝같은 보지 휘두르면서 즐겁게 살면 되겠네 씨발년아!"



스스로 말하면서도 감정이 북받쳐오른 난, 간단하게 지갑과 패딩만을 챙겨 집밖을 뛰쳐 나왔다.


뒤에서부터 들린 그녀의 소리는, 잘 들리지 않았다.


어차피 나에 대한 욕이겠지.


차라리 그랬으면 좋겠다고.


그렇게 난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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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오늘은 뭐 때문에 부른 건데?"



흔한 동네 술집의 칙칙한 싸구려 조명 속에서도 노랗게 물들인 그녀의 단발머리가 눈에 띈다. 살그머니 눈웃음을 지으며 내게 말하는 말투는 살짝의 장난기가 어려 있다.


그녀의 이름은 정다비. 30살.


학과는 다르지만 동아리로 알게 된 같은 학교의 한 학년 선배이자, 나의.


전 여자친구.


사실 헤어질 당시에도 그녀와의 사이는 그리 나쁘지 않았다.


내가 친구나 선배들이 말해준 일말상초의 마법이라느니, 몸이 멀어지면 마음도 당연히 멀어지게 돼 있다느니. 그런 우스갯소리에 지레 겁먹고 일방적으로 이별을 요구했을 뿐이다.


그래서 그럴까, 그녀는 그 이후에도 나에게 관심을 거두지 않았으며 언제나 나의 상담자로 남아줬다.


지금처럼 내가 힘들고 괴로울 때, 언제나.


"웃을 일 아니예요."


"당연히 아니겠지. 항상 울상 짓는 일에만 날 불러대는데. 나라고 그걸 모르겠어?"



그녀의 얄미운 웃음이 더 짙어진다. 괜시리 속이 뒤집어진 나는 연거푸 소주를 들이키며 진정을 취했다.


그럼에도 가시지 않은 분노의 잔향은 그녀에 대한 비아냥으로 이어졌다.



"그걸 아는 사람이 그래요?"


"그걸 아니까 그러는 거야. 볼 때마다 얼굴이 그런데. 나라도 좀 웃어야 분위기가 살지 않겠니? 30대가 돼도 여전히 예쁜 선배가 눈앞에 있는데 그렇게 축 처져 있으면 사람들이 너 게이인 줄 알아."



자칫 심한 자기애로 들릴 수 있는 그녀의 말에도 불구하고, 누구 하나 반론을 제기할 수 없을 만큼 그녀가 아름다운 건 사실이었다.


그녀는 나의 모습을 지긋이 바라보다, 이내 소주를 한 잔 들이키곤 내게 말했다.



"그래서 다시 물을게. 무슨 일인데?"



나는 떨리는 손을 진정시키며 조심스레 입을 떼기 시작했다.



"누나는, 나랑 사귈 때.. 딴 남자랑 잔 적 있어요?"


"이 새끼는 또 무슨 개소리야 진짜."



예상치 못한 나의 질문에 당황한 듯, 그녀가 표정을 크게 찡그러트리며 말했다.



"아니, 일단 대답해줘요. 정말로."



나의 표정을 살피며 진심을 가늠한 듯, 그녀는 크게 한숨을 내뱉으며 말했다.



"하, 진짜 사람을 무슨 걸레년으로 보나. 너 누나가 그렇게 정조관념 없는 헤픈 년으로 보여? 노 러브. 노 섹스. 사랑이 없으면 육체 관계도 없다는 게 내 신념이라고. 사귀지도 않는데 어떻게 키스를 하고 몸을 뒤섞어?"


"잠깐, 누나. 나랑 사귄 게 처음이자 마지막이었잖아요?"



갑작스레 생긴 나의 의문에 놀란 듯, 그녀는 순식간에 홍조를 팍 띄운 채 고개를 숙였다.


그런 다음, 어느 정도의 분노와 민망함이 섞인 두 눈을 치켜 뜨머 내게 물었다.



"아니 씨발. 오랜만에 보자고 해서 나왔더니 시비 털러 나왔나. 그래! 그 이후로 없었다 왜? 누나 쪽 주니까 속 시원하냐? 진짜 참."



그녀는 다시 한 잔, 소주를 들이키곤 입을 삐죽 내민 채 고개를 돌려, '하여간 진짜 변한 게 없어.' 라느니 '꼬우면 자기가 다시 사귀어 주든지.' 라느니 퉁명스레 중얼거릴 뿐이었다.


나는 자연스레 튀쳐나온 충격적인 뒷말과 의도치 않게 알게된 그녀의 경이로운 사실을 뒤로 하곤, 결심을 굳혀 말하기 시작했다.



"민아. 이민아. 기억하죠?"


"어, 엉. 나 버리고 네가 헬렐레 넋놓고 쫒아간 그년이 왜?"


"오늘 딴 남자랑 잤대요."


"뭐?"



그녀는 사람의 입과 눈을 얼마나 크게 찢을 수 있는지 실험을 하듯, 경악한 표정을 숨기지 않았다.


자신의 추태를 깨달은 듯, 금새 표정을 정리하곤 은근한 미소를 띄우며 다시 체면을 차려 말했다.



"아니, 왜? 너 먹여 살릴만큼 좋아하는 거 아녔어? 걔가 왜?"


"저야 모르죠. 개백수 새끼 먹여 살리는데 진절머리가 난 건지. 저 같아도 그랬겠네요. 씨발."



현관에서 들은 그 충격적인 소식을 되새김질하니 잠시나마 잊었던 분노가 다시 들끓어오르기 시작했다. 그런 내 모습을 눈치 챈 듯, 그녀는 장난기 가득한 미소를 양껏 띄우며, 내게 제안했다.



"복수... 할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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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이 떨린다.


두려움일까, 앞으로 벌여질 사건들에 대한 기대심일까.


아니면 조금 멍청한 이유겠지만, 단순히 바람이 추워서일까.


나는 한 번 크게 심호흡을 했다.


찬 바람이 가득 들어찬 폐가, 뜨겁게 뛰어오르는 심장을 잠깐이나마 다스릴 수 있도록.


손에 익은 8자리 숫자, 나와 너의 생일.


그리고 지금부터는, 조금 뻔뻔해진 내가 보여줄, 나락의 문을 여는 비밀번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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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 무슨 복수요?"


"아니 잠깐 생각해봐, 여자의 의견을 존중하라고. 걔가 너한테 가만히 이실직고한 이유가 뭐겠어?"


"그거야, 이제 너는 필요없으니 꺼져줘. 이런 거겠죠."


"내가 걔를 잘 알아. 너보다 더. 그리고 자기비하 좀 그만 할래? 네가 그런 성격이니까 내가 이 고생한 거잖아."


"... 알았어요. 그래서 이유가 뭔데요?"


"용서해달라. 이거지. 실수였다고. 차라리 마음이 떠났으면 솔직하게 말할 년이거든 걔가? 근데 안 그랬잖아."


"누나가 그걸 어떻게 알아요? 본 거라곤 학교에서 몇 번 마주친 거 밖에 없으면서."


"누나한텐 그런 소식통이 있어."



은근히 히죽거리는 그녀의 모습에 자그마한 확신의 낌새를 엿본 나는, 속는 척 그녀의 말을 더 들어보기로 했다.



"그래서 어떤 방식으로 복수할 건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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떨리는 마음을 진정시키고 들어간 그곳은,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고 자신할 수 있는 장소였다.


나와 민아...의 보금자리.


아니, 보금자리 '였던 곳'.


뛰쳐나간 수시간 동안, 변한 건 단 하나도 없었다.


단지 식을대로 식어 이제 말라 비틀어지기 시작한 몇몇 요리와, 멍하니 정신을 놓은 듯 무릎을 앉고 쓰러진 그녀의 모습이 눈에 밟힐 뿐.


그녀는 초점이 흐릿한 눈을 굴려 방문자를 확인하다 이내 얼굴에 기쁨을 감추지 않은 채 내게 달려왔다.


그 때 나는 확신했다.


이겼다고.



"이, 있잖아. 민혁아? 들어봐. 제발 들어봐. 그게, 그게 아니라. 그러니까!"


"닥쳐 좀."



마음 속 깊은 곳에서 다시 분노가 들끓는다.


하지만 이성은 놓지 말자. 이건 신이 주신 기회다.



"왜? 실수였다고 말하게? 그렇게 상처를 주고 사람을 장난감 취급하고. 이제 전부 없던 걸로 하자고?"



"아냐, 아냐. 민혁아. 그러니까..."


"닥치라고 제발!"



그래도, 그녀의 뻔뻔한 상판에 치가 떨리는 건 어쩔 수 없다.


희망과 환희가 가득찼던 표정이 금새 일그러졌다.


고개를 푹 숙인 채, 그저 '아니야.' 라는 말만 되풀이하는 그녀의 모습에 으레 기분이 풀린 나는 계획돼 있던 시나리오를 펼치기 시작했다.



"용서해줄게."


"으... 응? 어...?"


"그러니까 용서해준다고."


"저, 정말? 민혁아 정.."


"대신에, 조건이 있어."



롤러코스터라도 탄 듯, 감정의 극과 극을 달리는 그녀를 보며 나는 내심 히죽 미소를 지었다.


그래, 용서해줄게.


그간 병신같이 당하고 살았던 무력한 나를, 스스로 용서하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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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정말 이러면 용서해주는 거 맞지? 기분 풀리면 꼭 얘기하자. 진짜. 나 너한테 해야될 말이 너무 많아. 제발. 들어줘."



시끄럽게 조잘거리는 그녀를 의자에 앉힌 채 청테이프로 돌돌 말기 시작한다.


내가 이민아에게 내건 조건은 단 하나.


'내일 아침까지 내가 무슨 행동을 하든 의자에 가만히 앉아 지켜볼 것.'


믿음이 없으면 이보다 끔찍한 요구가 없겠지만, 그녀는 나를 전적으로 신뢰하기라도 하는 듯 순순히 의자에 앉을 뿐이었다.


그래 봤자 더 이상 너를 믿을 수 없는데.


단지, 그런 생각이 들었다.



"있잖아 민혁아, 우리. 우리 처음 사귀기로 날 기억하지? 그러니까. 기뻐도 슬퍼도 웃으면서 지내.."


"닥쳐봐 제발. 마음 바뀌기 전에."



쉴 새 없이 떠들어대는 주둥이와 그녀의 희망찬 표정을 보고 있자니 계획이고 뭐고 다 엎어버린 채 얼굴이라도 몇 대 때리고 싶어졌다.


'참아야 한다. 참아야 한다.' 며 어거지로 다짐을 되뇌이며, 나는 그녀의 몸을 의자와 함께 칭칭 묶은 후 조잘거리는 입 또한 청테이프로 막아버렸다.



"으, 읍! 으으으, 읍."


"이제 좀 한결 낫네."



다소 왜소한 체구의 이민아라도 사람 한 명을 청테이프로 고정하는 건 여간 일이 아니었다. 혹시라도 움직일 수 있게 돼서 여길 벗어나 도망치기라도 하면 모든 게 물거품이 된다.


그건, 일어나선 안 되는 일이었다.


모든 준비를 마친 나는, 이마에 송글송글 맺힌 땀을 한 번 훔쳐낸 뒤 실내복으로 요긴하게 쓰고 있던 하얀 무지 티셔츠를 벗은 후 벨트의 버클을 풀어 바지를 내린 뒤 팬티마저 벗어버렸다.


쉽게 말해, 알몸이 되었다.


당황하며, 얼굴을 붉힌 이민아가 눈에 띈다.


일말의 기대감일까, 살짝 습기어린 시선을 보이는 저 가증스러운 눈덩이를 청테이프로 칭칭 감든, 포크로 찍어 뽑아버리든 뭐든 하고 싶었지만 악을 써 참았다.


그 눈은, 요긴하게 써먹을 곳이 있으니까.



"나 왔어!"


"으, 읍?! 읍!"



경쾌한 노크소리와 익숙한 목소리가 울려퍼진다.


갑작스러운 사람의 목소리에, 특히나 여성의 목소리라 그런지 이민아는 발버둥을 치며 소리를 질렀으나 모두 무용지물이었다.



"열려 있으니까 들어와요!"



나의 큰 소리에 반응하듯, 그녀는 문을 열은 뒤 신발을 아무렇게나 내팽겨 친 후 천천히 내게 다가와 말했다.



"와, 벌써 준비 다 했네? 급했어?"


"조용히 하고 시작해요."


"무드라곤 쥐뿔도 없네. 변했어."



정다비. 방금까지 나와 함께 술잔을 기울이던 그녀가, 그렇게 말했다.


그녀의 이죽거리는 입꼬리와 강렬한 눈빛 속에는 과연 무슨 감정이 깃들어 있을까.


내게는 짐작 하나 가지 않았다.


그도 그럴게, 그런 개소리를 행동으로 옮긴다는 거 자체가 지금도 믿기지 않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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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성인 소설입니다.


전/중/후 3분할로 업로드하게 될 것 같아요.


잘 부탁드립니다 (__)


https://arca.live/b/yandere/7367293  (옆자리 괴물양 1편)


https://arca.live/b/yandere/8097082 (옆자리 괴물양 2편)


만약 마음에 드셨다면 옆자리 괴물양도 잘 부탁드립니다.. 부족한 소설인데 점점 더 나아질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