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념글 모음

 체육관이 생긴지는 3달정도 되었다. 평소 ufc 즐겨봐서 나름 실전압축근육이 빵빵하다고 스스로 생각하고 있었다. 그래서 진지하게 한번 시작해보려고 찾아갔다.


 찾아갈 때는 ufc 챔피언 돼서 맥그리거 ko시키는 상상을 하며 걸었다. 그런데 프로 선수들 보면 팀원들이 굉장히 중요한데 과연 동네 체육관에 좋은 팀원들이 있을지 의문이었다.


 하지만 그 의문이 무색하게 체육관은 매우 커보였다. 체육관에 들어가보니까 어떤 여성이 나를 반겨줬다. 나랑 비슷한 키의 여성이다. 즉 키가 상당히 컸는데 얼굴또한 눈에 띄게 예뻐서 속으로는 여러의미로 좋은 팀원이란 생각이 들었다.


 내가 인사를 마치자 그녀가 작게 중얼 거렸다. 알아먹을 수 없는 작은 소리로, 입만 웅얼거렸다.


'드디어 왔네... 후후'


 그 여성은 자신이 관장이라고 소개했다. 잘 둘러보니 그 넓은 체육관에 나와 그녀 둘 밖에 없었다. 둘만 있는게 뻘쭘해서 먼산을 보니 그녀가 내 눈치를 보고 말했다.


"아... 그게 저희가 오전부랑 오후부로 각각 10시랑 7시에 문 열거든요. 지금이 오후 2시니까 시간을 잘못찾아오셨네요."


 설마 여자가 관장일줄은 몰랐다. 그 말을 끝으로 대화가 끊겼고, 겨우 쑥스럽게 다시 찾아오겠다고 말하려고 얼굴을 쳐다봤다.


"제가 좀 일찍 왔네요... 다음에 다시 올게요. 관장님 그럼 이ㅁ..."


"...싫다면?"


 순식간에 그녀는 손으로 내 입을 막았다. 손을 피해 몸을 뒤로 좀 빼자 그녀의 눈빛이 사납게 변한다. 자신을 관장님이 아닌 얀순이라 부르라고 말하면서 얼굴을 가까이 들이밀었다.


 코가 맞닿을 정도로 얼굴이 가까워지자 나는 뒤로 넘아갔고, 얀순이는 내 위에 마운트포지션을 잡았다. 생각보다 묵직해서 누운 상태로 헛기침을 연신 했다. 그녀가 나를 뚫어지게 쳐다보는 동안 나는 온몸을 비틀어 벗어나려 발버둥을 쳤다.


 내 발악을 보니까 그녀도 웃기기는 했는지 얼굴에서 위압감을 거두었다. 뒤이어 웃는 얼굴이 된 그녀는 다시 일어서서 외투를 벗었다.


"저희 이왕 이렇게 된거 스파링 한 번 할까요? ...얀붕아?"


 그녀는 외투를 벗으면서 그렇게 말했다. 어떻게 내 이름을 알고 있는지는 언급되지 않은 채, 외투는 그녀의 어깨선을 따라 바닥에 툭 떨어졌다.


 외투 밖으로 드러난 그녀의 차림새는 스포츠브라와 사이클 할때 입는 꽉끼는 반바지였다. 피부는 새하얗지만 복근은 뚜렸했고 다른 부위도 근육이 선명했다. 그렇다고 결코 굵은 몸매는 아니고 얇은 몸에 근육이 과하지 않게 붙어있었다.


"아야!"


 그녀는 내 얼굴에 글러브를 던지고 말없이 글러브를 착용했다. 오픈핑거 글러브라 착용이 쉬웠다. 그녀는 마우스피스도 하나 만들어주고 나를 옥타곤으로 끌고갔다.


"룰은 딱히 필요 없지? 그냥 마음대로 하면 되. 그럼 시작한다?"


"..."


 글러브터치가 끝나고 5초도 지나지 않아서 케이지에 몰렸다. 벗어나려고 더킹하면서 사이드스텝을 밟자 아래에서 주먹이 날아왔다.


 처음 얼굴에 맞아보는 주먹은 너무도 아팠다. 내가 휘청거리자 그녀는 클린치를 잡고 밀착한 채 나를 케이지로 몰았다. 케이지에 쾅소리가 날 정도로 강하게 부딪히자 눈물이 핑 돌았다. 하지만 그녀는 일말의 자비없이 복부에 니킥을 꽂았다.


 간이 찌그러지는 것 같았다. 나는 이 충격 이후로 몸에 힘이 빠져서 오직 그녀의 힘으로만 잡혀서 널려있는 상태가 됐다. 도대체 왜 이러는 거냐고, 그만해달라고 사정하자 그녀는 내 마우스피스와 그녀의 마우스피스를 둘 다 빼내고 말했다.


"왜 이래 얀붕아... 난 네가 어릴 때부터 지켜봤는데 기억 안나? 너 어렸을 때 자주 돌봐줬잖아..."


"몰라... 너같은거..."


ㅡ퍽ㅡ


 기껏 힘을 짜내어 말했건만 돌아온 건 강한 니킥이었다. 눈앞이 점점 컴컴해진다.


"오늘은 이정도. 내일 또 오도록!"


그녀의 그 말을 끝으로 나는 의식을 잃었다.




ㅡㅡㅡ10년 뒤ㅡㅡㅡ


"얀붕아! 좀 더!"


"헉... 헉... 이렇게까지 해야해? 얀순누나?"


"얘가 왜이래? 다음달이 타이틀전이잖아. 자, 빨리!"


 그나저나 이렇게 될 줄은 몰랐다. 얀순이가 어릴적 나를 돌봐주던 옆집 누나였다니. 매일 누나라고만 불러서 눈치채지 못했다.


 얀순이는 현재 내 코치로서 훈련을 도와주고 있다. 그리고 나는 6년 전 ufc에 입성해서 현 라이트급 챔피언이자 p4p 1위인 코너 맥그리거와의 타이틀전을 준비하고 있다.


 강한 상대이지만 지고 싶지는 않다. 이기면 결혼 해줘... 얀순누나...


ㅡ끝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