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래도 캐릭터성을 임의로 부여한 부분들도 있고 등등의 의미로 창작 탭을 붙이긴 해야할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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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노리의 바람 잘 날 없는 배달일기 - 02


 



미노리의 전첩에서 알람이 왔다.


 이전 루카를 통해 화이트해킹/앱 개발이 가능하다는 31A의 브레인 이즈미 유키를 정식으로 소개받고 만들었던 전첩용 어플 ‘배달의 열매(配達の実)'

소리나는대로 읽으면 배달의 미노리 다.


 앱 이름은 루카가 지어줬는데, 세라프 기지 내에선 누가 봐도 미노리가 배달한다는 걸 충분히 알 수 있고, 뭔가 결실을 맺는다는 점에서 사실 별로 대단하지도 않은 딸배 생활에서 나름 미노리가 보람을 느끼길 바란다는 좋은 의미로 지었다...


 라고 말하면서 미노리를 훑는 시선이 그때 유독 이상하다고 옆에 있던 윳키에게 끌려나갔던 에피소드가 있었지.


 그 때 미노리는 몰랐다.

’열매‘ 라는 단어가 갖는 미묘한 어감을...



 호출을 요청한 쪽은 사령부 보급부대의 라이트 씨.

 이마가 훤칠하고(?) 뭔가 빛이 나는듯 한 사무직원이다.

 호출 내용을 보니....


 ‘아, 돔 출장이다.’


 일단 이런 케이스에선 반드시 당사자가 물건을 준비하게 되어 있기에, 미노리는 라이트 씨가 있는 세라프 지원부서 행정실로 빠르게 이동했다.



 일반적으로 세라프 대원들은 돔 사람들과 접촉이 금지되어 있다고 알려져 있다. 하지만 평시의 풍족한 물자 보급 등은 딱히 게임에서 나오는 것처럼 뭐든 만들 수 있는 신소재가 존재하는 것도 아니다 보니 결국은 살아남은 사람들의 생산 활동의 결실이 상당수 들어갈 수밖에 없다.


 여기에서 일부 인원들은 사령부의 허가, 즉 면허를 통해 보급부대의 물자 획득 활동을 돕는다. 아무래도 신체 능력상의 차이가 워낙 크다보니 군대 입장에서는 그런 요원과 같은 활동도 필요하다.


 사령부 수뇌부의 허가를 득한 선에서 돔의 일부 사람과는 접촉이 가능하게 되어 있었고, 미노리는 그 면허를 가지고 있는 얼마 안되는 세라프 요원이었다.



 얼마 안 된다는 것은 그 외에도 가능한 사람이 있다는 것이지만… 뭐 뻔하지 않겠는가. 마리 정도겠지.



 라이트 씨에게 설명을 들어보니 목적지는 얼마 떨어져있지 않은 근교 돔이고 이미 금액은 해당 돔 측으로부터 선불 지급이 완료되었으며, 몸만 오면 된다는 내용.


 많은 배달 의뢰를 수행해 보았지만 이런 배달 건은 통 처음이라 이해가 안돼서 미노리는 다시 라이트 씨에게 물어보았다.


 “아니 배달 물품이 없는 배달이 어디있어요?”


라이트 씨는 난감하다는 표정을 지으면서 설명해 주는데, 가끔 돔 내에서의 유력자들로부터 현지에서 물건을 받아서 이곳 세라프 기지에 전달하는 의뢰들이 일부 있어왔고 이번에도 그런 사례일 수 있으니 가 보라고 하는 것이다. 


  돈 받고 모른 척하면 횡령이 된다면서 간곡히 부탁하는 담당자 라이트 씨의 호소에, 특별히 사람을 의심하는 성격이 아니었던 미노리는 단념하고 의뢰를 수락했다.


 “그러면 일단 가서 배달하고 오면 되는거죠?“


 “네, 중요한 딜리버리(delivery) 건이라고 했으니 보안 엄수해 주시길 부탁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래서 가본 인근 돔.


 도착 후 돔 내의 행정소를 통해 해당 의뢰자와 접선을 시도했고, 비밀 엄수를 위해 개인 자택이 아닌 특정 호텔에서 만나는 것으로 위치가 잡혀 그쪽으로 갔다.


 여튼 그렇게 간 호텔은 매우 수상하게 생겼고 ♨️

 통보받은 5층의 해당 객실을 가니까 수상하게 보이는 남자가


 “아이쿠 오셨습니까. 먼 길 오시느라 수고 많으셨습니다“


 라며 침대에서 일어나 반갑게 맞이하…. 는데 왜 이렇게 옷을 입다 말았지? 왜 상반신을 탈의하고 있는거야??

목소리는 왜이리 느끼하고????



 미노리가 갸웃하니까 일단 샤워부터 할 거냐고 묻는 남자.


 “샤... 샤워요????”


 미노리는 황당함에 말을 못 잇는데 이 남자도 눈치는 있었는지 미노리에게 되물음



 “어라… 데리바리 서비스 아니었어요?

 저번에 담당자가 데리바리 서비스 기막히게 잘하는 분이 계시다고 해서 의뢰한건데...”


 “.......................................”



 참고로, 딜리버리(배달)과 데리바리(출장 성매매)는 철자와 유래가 동일하다.

 후자는 데리바리 헬스 라는 이름으로 주로 불린다.

 일본 가문인 오오시마네의 일원인 미노리 역시 이 단어를 모를 리가 없다.



 (그냥 의뢰주 이미지 이해를 돕기 위한, 관련없는 사진임)



 수십 km를 빠르게 와서 보안 때문에 귀찮은 행정질을 여기저기서 다 해서 우여곡절 끝에 왔더니 창녀 취급이라니...


 빡친 미노리는 배달로 다져온 각력을 다해서 이 사람의 턱주가리를 걷어차 기절시키고 보급부대 라이트 씨에게 따지러 씩씩대며 전광석화와 같이 돌아갔다.



 분노의 질주를 하면서 화가 난 상태로 세라프 기지에 도착한 미노리. 하도 질주해서 힘든 나머지 잠시 걸어가며 체력을 회복하고 있는데 마침 자판기에서 쿠니미 타마와 마주침.


 타마가 


 “미노리씨! 안녕하세요!” 라고 인사를 하는데 미노리는 머릿속이 분노로 가득 차서 그걸 미처 못 듣고, 열받은 채로 얼굴이 죽상인 상태로 그대로 씹고 지나갔다.


 근데 타마도 성깔이 있다보니... 어… 하면서 우물쭈물하다가 여기서 하필 타이밍 나쁘게 결정타를 날려버렸다.





 

 그 날, 세라프 기지 본부에서는 한 여성 직원과 한 꼬맹이 세라프대원의 비명소리가 끊이질 않았다고 한다.



 To be continu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