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오늘 올리고 주말에 쉬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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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노리의 바람 잘 날 없는 배달일기 - 05


  




튀김은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음식이다.


 튀겨서 따끈따끈하게 제공되는 튀김이 어찌나 맛있는지세상에는 ‘튀김은 신발을 튀겨도 맛있다’  말까지 있을 정도니까.


일본인의 소울푸드가 한두가지로 압축되진 않지만닭고기를 튀겨낸 카라아게는 가정식으로도술안주로도훌륭한 가게의 대표 메뉴로도 손색이 없는 보편적인 음식으로 인정받고 있다.


다만 옛날  건너 한국이란 나라에서는 그렇게 튀긴 닭고기 -치킨배달이 성업 중이었다고 하던데일본에선 딱히 가라아게나 돈카츠를 배달해 먹는 문화가 흔치는 않았다최소한 미노리가 알고 있기로는 그랬다.



후쿠오카.

오오시마 여섯 자매가 나고 살아온 지역이자,

돈코츠 라멘의 고장.


하카타식 돈코츠 라멘 하면 확실히 유명했다.


유명 돈코츠 라멘  여러 곳이 하카타에 거점을 두고 있었으며라멘의 격전지임을 증명하기 위해 캔서가 뒤덮이기 전번영시대의 어느 쇼핑몰에서는 지역별로 가게의 간판을 걸고 라멘을 팔며 경쟁하는 푸드코트도 존재했다.


자매들을 먹여살리기 위해  번도 가보지 못했음을 떠올리고서는 쓴웃음을 지었다가도현재의 풍족함을 생각하며 다시그 시절의 아쉬움은 가볍게 털어낸다.



 그렇게 먹거리들을 생각하고 있던 미노리였는데...


 자신이 운영하는 배달앱에서 신규 주문건 알림이 도착했다.


 요청자는 31D 니카이도 미사토.


 ‘미사링이구나...  시키던 대로 돈카츠카츠샌드카츠카레의 3 픽업과 음료려나?’


 라고 생각했는데 이런.


 요청사항은 돈카츠 하나였다.


  이긴다(카츠勝つ) 마음가짐으로 대량의 칼로리를 소화하는 미사링의 주문이라고는 생각할  없는 심플한 주문.


 하지만 대충 스크롤을 넘기고 픽업을 준비하려고 하는 미노리에게평소엔 비어있던 어떤 칸이 채워져 있는 것이 눈에들어왔다.



 [요청사항 : 1메뉴 주문입니다만그만큼 극상의 상태로 돈카츠를 즐기고 싶습니다그야말로 완승(完勝)! 미노리의 배달실력을 신뢰하고 있습니다.]



 ‘으윽... 미사링 평소에 이런 캐릭터 아니었잖아...  빠르게는 전달해줄  있지만음식 상태까지   적은 없는걸...’


 

 일단 미노리도 처음 받아보는 형태의 요청사항이라 어떻게 해야 할지는 몰랐고 그냥 최대한 빠르게 전달해서 따끈하게 주면 되겠거니 생각해서미사토의 픽업 희망 장소를 체크한  가게에서 최단시간 주파할 각오를 다지며 레저거리에있는 일본식 튀김 가게 ‘아게마센’  향해 이동했다.




 ....



 ”미사링어때?“


 ”으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 이거!!!! 이거!!!!“



 미노리는 정말 총알같이 가져다줬다.


 그런데 미사토는 내용물을 꺼내고 상태를 보더니 지금처럼 우악스럽게 비명을 지르고 있는 것이다.



 ”이것은... 신승(辛勝)... 내가 노리던 완승의 전략이 실패해 버렸어...“


 대체 무슨 일일까.

 미노리가 보기엔 눈앞에 펼쳐진 일식 돈까스는 정말 먹음직스럽게  튀겨져 있었고미노리가 정말 빠르게 3 내로 주파해온 덕에 음식에선 여전히 김이 모락모락 피어나고 있었다그런데 미사링이  모양이다.


 ”그래... 괜히 나때문에  고생했을건데 미안해... 그런데 이전에 3 세트를 시켰을  이렇지 않았는데 오늘은 정말 메뉴 상태가  이럴까...?“


 라면서 뭐가 문제였는지 얘기하는 미사토.



 ”첫째는 바로 ... 피분리야!

 이기기 위해선 치밀한 전략을 통해 대원들이 유기적으로 결합조직력을 갖춰야 .


 그런데 지금  돈카츠는 튀김옷과 고기가 전혀 붙어있지 않아이런 오합지졸의 상태라면 지리멸렬하게 패퇴하는 미래밖에 보이지 않지.“






 “그리고 두번째는  밑젖음 상태야.

 우리가 전략에 따라 움직이면서 가장 경계해야  것은 익숙함에 젖는 타성이지밑젖음이란 육즙을 끊임없이 가두고 있어야  튀김옷이 타성에 젖는 것을 상징하고 있어우린 언제나 날을 세워야 .”






 ....뭐라는거야?


 미사링이 바둑 기사다보니 먹을 것에  각별하게 의미를 부여하는 성격이라는  알고 있었지만이건 너무 심하잖아!!!!



 배달하면서 미사링의 일거리도 많이 소화했지만배달에 컴플레인을 이렇게 거는 미사링은 처음이기도 했고특별한 요청에 걸맞게 정말 빠르게 움직여서 기껏 왔는데 눈앞의 미사링은 배달온 사람 이렇게 힘빠지게 하는 얘기만 하고 있다 부대의 주장이 사욕에 잡아먹혀서 이렇게 하는  과연 맞는거야?


  성격 좋은 미노리도 슬슬 짜증나려고  즈음,


 “그래도 신승승리는 맞아 이유도  안에 있지.

 미노리도 한번 먹어볼래?”


 라며 미사토는 눈앞의 돈카츠  조각을 권했다.



 먹어보는데...








 이것은 카페테리아에서  먹는 식의 통상 ‘돈까스’  아니었다야들야들하게 씹히는 연분홍빛 고기의 존재감이 엄청났고그럼에도 베어문 곳에서 고기 결이 나올 정도로 최소한의 익힘 상태는 유지되고 있었다그러다보니 입에서 터지는육즙의 느낌이 상당한 수준이었고앞서 들었던 미사토의 불평 같은  바로 잊어버릴 정도로 흡족한 맛이었다.


 ‘톤카츠(飛ん勝つ날으는 승리)‘


 이긴다는 것이 그런 의미구나.


  돈카츠는 사실상 고기다스테이크다.


 고기는 무적이지


 거기다가 신발을 튀겨도 맛있다는 튀김까지 있다.

 그야말로 무적 2중첩인 것이다.



 그동안 많은 배달을 해와서 기지 내의 음식은 사실상    없을 정도의 미노리였지만백문이 불여일견백견이 불여일행.


 정작 미노리도 먹기로는 처음 먹어보는 것이었다.



 기분이 좋아진 티를 팍팍 내는 미노리를 보며 미사토는 미소를 지으며...


 불필요한 말로  미노리를 공격하고야 말았다.



 “ 생각해봤는데오늘의 신승은 아무래도 미노리 네가 너무 빠르게 왔던  원인인  같아빠르게 움직이면 그만큼식재료가 흔들릴 수밖에 없고드러난 단면에서 육즙이 새어나오다보니  결착되어 있던 튀김옷도 떨어지기 시작하고 육즙이 튀김도 눅눅하게 만든 밑젖음이 발생한 것이라고 추정돼..... ?”



 다른  없이  눈을 이글거리며 미사토를 노려보는 미노리.


 마치 “니가 아주 매를 버는구나” 라고 하는  했다.



 ....


  니카이도 미사토는 카츠를 고집하다가 개같이 패배할  있구나 라는 경험을 난생 처음으로 했다.



To be continu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