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작은 전혀 못해서...
안에 첨부한 사진의 조악함은 양해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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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노리의 바람 잘 날 없는 배달일기 - 06
이전, 굉장히 이질적이면서 세라프 대원들을 많이 고생시켰던 FlatHand 라는 중추 캔서가 있었다.
재밌는 사실은, 그 때 31A 부대에서 옛날 잡지를 하나 전리품이랍시고 가져왔다고 한다. 놀랍게도 세라프 기지 보안정보국의 검사도 통과해서 소지할 수 있는 것으로 판정되었다고.
이번 의뢰는 드물게 루카가 의뢰한 것이다.
받는 사람은 31X의 샬로타 스코폽스카야.
보통은 루카가 직접 돌아다니는 걸 좋아해서 미노리에게 의뢰하는 일은 본인이 바쁘지 않으면 거의 없다시피 하지만, 뭔가 샬로와 같이 다니면 주변 31A 동료들이 알 수 없는 한기를 느껴서 일종의 디버프를 받는다고, 곧 중요한 작전을 앞두고 있기에 변수를 하나라도 줄이고 싶은데 그럼에도 샬로가 슬퍼하진 않았으면 한다며, 미노리가 그 잡지를 샬로한테 전달해줬으면 한다는 의뢰였다.
‘뭐야, 간단하잖아~’
라며 으쓱하고 있는데, 잘 생각해보니...
‘잠깐 잠깐;;; 그럼 이제 나도 샬로한테 미움받는거야?’
괜시리 등골이 서늘해진 미노리였다 (착각).
루카에게 샬로는 지금부터 물건을 받을 때까지 아카데미 입구 근처의 벤치에 있을 거라고 확답을 받은 상태에서, 31A 방에 들러 배달할 잡지를 받았다.
“아, 그런데 미노링. 이 잡지를 보내는 이유를 알려줄게.“
루카는 그렇게 말하면서 잡지를 펼쳐 페이지를 슥슥 넘기더니 어느 지점에서 손을 멈추었다.
그 페이지에 있는 것은...
”!!!!!!!!!!“
닮았다.
눈 앞에 있는 단발 미소녀 카야모리 루카와 많이 닮았다.
그런데 긴 머리를 늘어뜨린 청초한 미소녀였다.
느껴지는 분위기도 달랐다.
”어 혹시..... 쌍둥이 언니야?“
그 때, 루카가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글쎄, 어떨까? 맞춰봐“
기타를 옆에 두고 자세를 잡고 있는 긴 생머리의 미녀. 일단 뮤지션이겠지.
미노리가 듣던 음악은 주로 유로비트 쪽 음악으로, 탈것을 타고 있을 때 속도감과 고양감을 주기 때문에 좋아했었던 장르이다.
희한하게도 멀쩡한 영어발음들을 하는 팝송의 느낌을 가지고 있으면서, 도쿄라든지 사무라이라든지 하는 일본의 요소들을 말하는 가사들도 있어서 좀 코믹하다는 느낌도 당시에 꽤 받았었다. 진짜 서양 사람들인지 막상 발음은 ‘토키오’ 막 이랬지만.
여튼 그래서, 기타를 들고 있는 음악가 같은 건 미노리는 몰랐다.
그런데 그 뒤에서 기괴한 아우라를 뿜으며 그 기운과는 상반되게 친절하게 설명해주는 목소리가 있었다.
”크크크... 직감이 있는 놈이라 생각했더니 순 허접스레기였군... 잘 봐라. 눈 앞에 있는 여자와 사진 속 여자가 단순히 닮기만 했다고 생각하나? 눈매를 보면 알 수 있지 않나? 크크...“
아사쿠라 카렌.
눈이 빨갛게 빛나는 걸 보니 잠을 잘 못 자서 충혈됐...
아니, 루카가 ‘카렌쨩‘ 이라고 부르는 그 인격이다.
”아! 알았다!“
미노리는 이제 깨달았다는 듯이 무릎을 탁 치며
“어머니구나! 루카가 뮤지션인 건 어머니를 닮아서였네~ 어머니 자태 참 곱다...! 차가운 쿨뷰티 이미지가 참 멋져~!"
.....
....루카는 아주 자기 침대에 몸을 던져서 케케캭캭 웃어제끼기 시작했고, 카렌쨩은 못 볼 것을 보는 눈으로 미노리를 쳐다보곤 흥이 떨어졌다는듯이 역시 침대에 몸을 던졌다.
”미노리쨩, 카렌쨩이 많이 실망한 것 같아.“
한마디를 던지는 카레링.
루카는 그 사진이 과거의 자신이라는 것을 알려주었고, 미노리 기준 상상도 못 할 정체에 깜짝 놀란 미노리는 얼굴이 점점 빨개지더니 어쩔 줄을 몰라하다가 결국 성대하게 자폭하고 잡지를 가지고 쏜살같이 도망갔다.
그 자폭은..
”헤헷, 뿌잉!”
.....
루카에게 들은대로, 미노리는 바로 샬로에게 잡지를 배달해주었다.
다행히, 샬로도 미노리가 배달을 한다는 것 정도는 알고 있었기에 루카나 미노리가 걱정했던 한기 현상은 일어나지 않았다.
이제 물품 전달도 마쳤고 자리를 떠나려는 중에 샬로 쪽을 흘끗 보니, 잡지 페이지를 넘기는 샬로의 얼굴에 미소가 번져환한 웃음꽃을 피우고 있었다.
‘확실히... 난 한번 보는 것만으론 잘 몰랐었는데 샬로는 바로 루카인 걸 알아채는구나... 정말 샬로의 루카 사랑은 대단해~‘
사실 미노리 본인이 둔할 뿐이었던 것 아닐까?
새삼 감탄하며 다음 일거리를 위해 움직이는 미노리였다.
To be continued...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