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판은 일진이 영 좋지 않았다.  
2대2공물상황, 다섯번째 공물을 두고 한타가 벌어졌지만 같은팀 딜러들이 먼저 쓰러지고 전열이 무너지자 파랑팀 모두의 눈앞이 캄캄해졌다.  

그나마 파랑팀의 원거리 전사였던 렉사르는 사력을 다해 마지막까지 버텼지만 쏟아지는 공격을 이기지  못하고 미샤가 넉다운을 해버리자 어쩔수없이 헐레벌떡 꽁무니를 빼 가까운 덤불에 몸을 숨겼다.  

\"살았군 그래. 미샤는?\"  

간발의 차로 적의 시야를 피해 덤불에 숨어들었을 찰나, 선수를 치고 숨어있던 첸이 만신창이가 된 모습으로 그를 맞아주었다.
미샤를 입에 올릴 낯짝은 있나? 물론 괜찮은 친구지만,다른 탱커였다면 좀 더 나았을텐데. 하는 생각과 함께 렉사르는 엷은 한숨을 쉬었다.    

\"무리를 하다 그만.. 잠깐 떠났네. 그래도 금방 다시 돌아올걸세. 여기서 기다려야지.\"  

\"그렇나? 이거 자네만 고생시킨것 같아 미안한데.. 자네라도 무사해서 다행이군. 다음한타땐 내가 좀더 힘써보도록 하지. 난 일단 후퇴해야겠네, 친구여.\"  

말이라면 뭔들 못하겠나. 다음한타도 이번처럼 내빼버리겠지. 투덜거림도 잠시, 눈치를 보던 첸이 먼지를 툭툭 털고 힘겹게 일어나 귀환을 시작하자 렉사르는 무심코 그의 엉덩이에 눈을 맞췄다.

털엉덩이.
북슬북슬한 곰의 털엉덩이.

야릇한 풍경에 덤불의 마른 풀내음이 예민한 모크나탈의 코를 자극하자 렉사르는 목덜미가 훅 달아오르며 미샤와의 어젯밤이 떠올랐다.  

\'미샤..\'

렉사르는 여느 비스트마스터들 보다도 소환수를 아꼈다.그 있어서 동물은 그 어느 종족보다도 나은 존재였고, 유일한 가족이었기 때문이리라.
그는 이제껏 킁킁이, 기백, 레오크 등등 많은 동물과 함께했지만 그 끔찍이 여기는 녀석들 사이에서도 이상하리만치 미샤를 가장 아꼈다. 수가 얼마 되지는 않았지만, 그나마 가까운 지인들이 농담삼아 미샤를 그의 부인이라 칭할 정도였다.

누군가를 잘 따르지않는 난폭한 야생불곰이 길이 든 것만으로도 신기한 일이건만, 그런 렉사르에게 보답이라도 하듯 미샤 역시 그를 아주 잘 따랐다. \'섬겼다\' 라고 표현하는 것이 더 알맞을지도 모른다.
미샤는 실로 목숨을 바친다는 말이 부족할 정도로 렉사르에게 충성을 다했고, 주인과 모든 순간을 함께했으니까.
사냥,전투,식사,휴식을 할때는 물론이고,
심지어는 성욕을 해결하는 때에도!

처음부터 둘의 사이에 육체관계가 있었던것은 아니다.
그것은 몇달 전 하늘에 별이 빼곡했던, 유독 외로웠던 어느 밤
모닥불 앞에서 자유로이 아랫도리를 드러내놓고 자위행위를 하던 렉사르의 것을, 그의 옆을 지키던 미샤가 문득 핥았던 때부터였을것이다.
교미도 해본적 없던것이 뭘 알고 그러는건지.
크게 당황하며 아무거나 핥으면 못써. 하고 열심히 혀를 놀리는 미샤를 제지해보았으나 렉사르는 거슬거슬한 불곰의 혀가 선사하는 쾌감을 이기지 못했고 이내 소환수보다 더한 짐승이 되어 선을 넘어버린것이다.

그날 미샤의 맛을 본 후로, 렉사르가 혼자 성욕을 해결하는 일은 없었다.

결국 둘의 관계는 주인과 소환수 이상으로 발전해버렸고, 이런 해괴망측한 관계를 렉사르 본인조차 믿을수 없었다. 정욕에 달아올라 미샤를 떠올리는 지금 역시도.
정말 이래도 되는것일까? 거대한 암컷오우거를 사랑했던 아버지를 평생토록 이해할수 없었던 주제에, 곰이라니!

이런 붉고도 검게 얼룩진 생각에 머릿속이 물들어 있는데, 어디선가 짐승의 땅굴파는 소리가 들렸다. 가까이에 미샤가 돌아온것이다.
배덕감과 죄책감이 싹 가시며, 렉사르는 반가운 마음이 들어 자기가 있던 덤불이 적팀의 핵와 가까운 우두머리 앞에 위치해있다는 사실도 잊어버린채 벌떡 일어나 미샤를 불렀다.

\"여기! 이리와라 미샤!\"



원래 부쉬에서 미샤랑 섹스하다가 자리비움으로 탈주되는것까지 쓸려고 했는데 쓰다보니 재미도없는거같고 잠도 존나 와서 끊음.. ㅈㄴ 못써서 ㅈㅅㅈ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