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데 대낫 손잡이에 달린 저건 뭘까 대낫 사진 볼 때마다 꼭 있던데

울나라 논밭에서 저거 쓸 일이 없잖어. 벼든 콩이든 보리든 저걸로 베면 낟알 다 떨어짐. 저영상은 키가 웃자란 잡초 베는데 울나라 논밭은 늘 김메고 밭은 고랑 갈아엎어서 잡초 없애고 해서 잡초가 저리 무성할 일이 없음. 과거 전쟁으로 버려지거나 요즘 지방소멸로 버려져서 묵힌 논밭아니면 잡초가 저리 안 자람. 그리고 성묘 벌초도 옛날 손낫으로 해도 충분한게 대가족이 함께 살았으니 장정 20여명이면 일손이 많아서 금방임. 선산 무덤 20여기 깍는다해도 여러키서 한데 하면. 저리 큰낫.. 딱히농촌에서 쓸일이?

아마 큰 이유는 환경적 차이도 있겠지만 인구 밀도 때문 아닐까 싶음. 유럽이나 동아시아나 농촌은 대가족 사회인건 맞는데 인구 부양력이 동아시아가 고대부터 압도적이었고 상대적으로 인구가 소수였던 서양에선 적은 인력으로도 좀더 효율적인 제초를 할수있는 대낫이 생겨난게 아닐까 싶음. 물론 내 뇌피셜이니깐 틀릴수도 있고.

일단 날의 형태에 따라 용도가 다른데, 지금 흔하게 쓰이는 낫의 형태는 서양, 일본에서 주로 쓰이던 형태로 왜낫이라고 불렀음. 반면에 우리나라의 전통 낫은 조선낫이라 치면 나오는 날이 굽고 무거운 애들인데, 이 날의 형태에 따라 용도가 차이가 남.
왜낫 같이 일자형의 날은 주로 풀을 베는 용도, 벌채용도에 적합하고, 날이 굽은 형태는 한번에 더 많은 곡식을 모아서 벨 수 있기 때문에 이삭을 가진 곡식을 베는데 유리하다 함. 우리나라의 경우 원삼국시대 당시에는 일자형 낫하고 굽은 낫이 둘다 발견되는데 점점 둘의 장점을 융합해서 풀베기와 나무베기를 동시에 할 수 있는 다목적용으로 발전함. 그래서 요새 조선낫 처럼 두꺼우면서 무겁고, 곡선으로 날이 달린 형태로 수렴하게 됨. 물론 나무보단 풀 베기가 주력인 남부지역으로 갈수록 일자형 낫의 형태가 많이 보임

자루의 경우 자세한 연구는 없지만 날의 영향에 따른 것으로 생각됨. 풀을 베는 용도라면 장대가 길고 일자형 날을 달아두는게 더 편하고 유리하지만, 우리나라의 낫은 나무베기도 가능한 다목적용이기 때문에 휘두르는 힘을 극대화하기 위해 자루가 짧아진 것으로 보이고. 자루가 긴 낫의 형태는 김메기만 목적으로 하는 밀낫이나, 해조류 채취를 위한 해안가-제주지역의 장낫으로 남아있긴 함

한반도처럼 작은 땅에서는 저렇게 큰낫보다는 작은낫이 더 쓸모있지 않을까? 유럽은 북해 연안이 비교적 평탄한 지형이지만 한반도는 가도가도 첩첩산중임. 구릉과 산악이 많아서 오르락내리락, 땅의 요철이 심하니까 저렇게 큰낫을 갖고 다니면 걸리적거리고 위험함. 인구집약적인 벼농사 지역에서 저렇게 큰낫을 쓰다가는 다른 사람이 다칠 수도 있음.
산에 올라서 낫으로 나무가지도 자르고, 키 작은 풀도 자르려면 허리를 숙여야 하는 일이 많음. 그러자면 작은낫이 쓰기에 훨씬 더 편함. 협소한 공간에 맞게 도구도 소형으로 맞춰서 만들어 쓴 것이라고 봄. 그리고 기근 때는 풀뿌리를 캐고 나무껍질을 긁어서 먹어야 하니까 낫이 다용도로 쓰기에 알맞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