굉장히 과묵하셨던 분이라 말씀도 잘 안하셨지만 어쩌다 단편적으로 주워들은 이야기 중 하나가 생각나서 적어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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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사시던 곳이 거제도였음. 6.25때 관련으로 나오는 거제 포로수용소가 있던 곳.


당연히 포로수용소나 근처에는 민간인 출입 못 하고 출입 해도 누가 그런 흉흉한 곳 근처에서 살겠음...


포로수용소 반대편인 지세포라는 바닷가 마을에 사시고 계셨음.


당시 남자들은 대부분 징병되어서 끌려가고 마을에는 여자나 어린 애들만 남아서 뭐라도 해서 먹고 살아야 했다고 함.


대부분의 집은 여자가 물고기 잡거나 텃밭을 아득바득 일궈서라든가 해서 먹고 살았는데


할머니는 연줄이 좀 닿아서 포로수용소에서 나오는 포로들의 바지를 받아서 솔벤트로 염색을 쫙 뺀 후에 흰 바지로 만든 뒤 그걸 잘 다려서 바지 팔아먹는거로 입에 풀칠을 하셨다고 함.


이 과정에서 염색물 뺀 솔벤트는 당시 환경보호 그런건 전혀 모르던 시제라 동네 하천에 그대로 방류했다고 함;;


여튼 이 솔벤트 물을 버리러 동네 하천에 가게되면 매일 아침에 볼 수 있었던게 똥물 러쉬였다고 함.


왜냐하면 하천 상류에 포로수용소가 있었는데 거기서 생긴 오물을 매일 아침에 그 하천에 그대로 방류했다고 함.


그래서 재수없게 그 똥물이랑 마주치면 냄새때문에 고역이었다고...


그런데 가끔 그 오물 사이에 부산물이 하나 같이 딸려 내려오곤 했는데 그건 사람의 토막난 시체였다고 함.


당시 포로수용소 내에서 공산포로와 반공포로가 내부적으로 치열하게 싸워서 서로 죽이고 그런 일이 흔했는데


죽이고 난 시체 처리를 잘게 토막내서 똥통에 넣는 식으로 처리했다고 함.


그리고 그 오물을 치우는 아침이 되면 똥물과 토막시체가 깔쌈하게 하천따라 바닷가 마을까지 슛~


처음에는 다들 기겁하고 난리도 아니었지만 나중가선 너무 자주 보게 되니 떠내려오건 말건 신경도 안 썼다고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