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팀에서 판매중인 Field of Glory II: Medieval, 재밌는데 아무도 안하길래 이런거다 라고 글 한번 써봄


동명의 테이블탑 미니어쳐 게임 룰을 PC용으로 각색한 게임인데 II 에서 볼수있듯이 전작이 있다.

하지만 전작인 Ancients 는 마케도니아 장창병이나 로마 군단병 등에 관한 룰이 동의할 수 없는 부분이 많아서 개인적으로 추천하고 싶지 않음

그런데 중세시대와는 정말 그럴싸하게 잘 먹히는 룰셋이다.



저번에 취향조사했더니 다들 다양하길래 DLC 구매 없어도 플레이가능한 매치업으로 해봤다.

튜튼 기사단이 리보니아로 이주하기 전 북방 십자군 초반기간 활약한 리보니아 검의 형제단 (Livonian Sword Brethren) 1204~1237

그리고 키에반 루스나 노브고로트 등을 포함하는 루스 (Rus) 1155~1264

PVP 에 흔한 1200포인트 게임, 맵은 겨울철 얼어붙은 농경지 (랜덤생성)


일반적으로 철도가 보급되기 전 군사보급은 현지징발 또는 약탈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특히 지중해 지역에선 겨울철 캠페인을 잘 안 하지만 발트해 지역은 상황이 다르다. 

당시만해도 습지와 늪지대가 무성했던 지역이 봄철엔 눈이 녹아서, 가을엔 비가 와서 온통 진흙 뻘밭이 되어서 이동이 힘든데 겨울철엔 저게 다 얼어붙어서, 심지어는 호수와 강들마저 부담없이 건널 수 있을 정도로 꽝꽝 얼어 수레를 다 썰매로 개조하는 식으로 빠른 이동 및 전투가 가능해진다. 군량 징발은 곡식류보다는 주로 가축으로 충당.



일반적인 승리조건

1. 적 유닛의 40% 이상이 도주상태, 그리고 아군은 적보다 25% 낮은 비율이 도주상태 일 경우 승리

2. 윗 조건을 못 맞췄을경우 먼저 60% 도주하는쪽이 패배



유닛을 구매하고...



배치와 지휘체계 재구성을 끝내고...



감상. 

중앙엔 검의 형제단과 유럽 각국에서 십자군 단기투어 (1~2년) 를 뛰기 위해 온 귀족들



우익 험준한 언덕위에 석궁병들과 경궁병



좌익에 창병, 석궁병들과 형제단 한개 배너로 보강된 기마석궁병들

당대 그림들을 보다보면 기사들 돌격하는 진형 옆에 서전트 정도로 무장이 잘 된 기마 석궁병들이 한둘씩 그려져 있는 걸 볼 수 있을때가 있다. 게임 내에선 실질적으로 궁기병같이 행동함.



스커미셔들끼리 초반 접전을 시작한 모습. 

루스 군대구성이 내가 예상한 것과 다르다. 

양익 기병을 지형지원을 받은 보병으로 견제하면서 적의 중앙 보병군을 기사돌격으로 뭉개려고 했지만 AI가 기병 위주의 군대를 가져온 모습.



가장 크고 화려한 깃발이 루스 총사령관 볼레슬라브 콘스탄티노비치 (이름 랜덤생성) 가 있는 시니어 드루치나들

옆 부대들은 일반 드루치나다

시니어 드루치나는 실질적으로 기사와 같고, 일반 드루치나는 유리할때는 돌격하고 불리할때는 회피하는 유연한 근접기병이다.

드루치나들이 루스들의 주적인 쿠만 (또는 Polovsty)이나 발틱 부족들 상대로는 상당히 강력하지만 유럽식 군대 상대로는 좀 아쉬운 부분이 있다.



루스 후방 보병들중 가장 무서운 피노-우그리안 계열 부족 전사들.

평지에서 기병에겐 매우 약하지만 험지에 숨은 석궁병 등을 찾아 지워버리는 충격보병이다.



모든 경(light) 병력들은 돌격당했을 경우 회피가 가능하다.



하지만 연속 두 번은 안된다.



적의 우익 드루치나들이 반응해 내 경기병과 기마석궁병들을 몰아낸 모습



형제단을 투입하기 전 예봉을 꺾어보자.

회피해온 기마석궁병과 경기병(투창) 을 모두 투입해 사격

모든 유닛들은 4단계의 질서 레벨 (Cohesion level) 을 가지고, 내려갈 때마다 전투력이 대폭 하락한다.

Steady - Disrupted - Fragmented - Routed (도주) 로 한 턴 안에 사격피해를 많이 입거나 근접전중 밀리면 질서 레벨이 낮아지는지 정하는 주사위를 굴린다.

Held Firm 은 질서 레벨 유지 주사위를 굴렸고 유지에 성공했다는 뜻



석궁병까지 투입해 Disrupted 로 내린 장면. 유닛 배너에 노란 띄가 생겼다.

사격은 유닛마다 총 5번 풀파워로 쏠 수 있고, 다 떨어지면 50% 위력으로 쏜다.



그동안 다른곳에선 내 중앙 경기병에 반응해 좌익 경기병을 전량 중앙으로 투입중



다음 턴, 적 우익 드루치나들이 공격적으로 나왔다.

내 기마석궁병이 언덕 고저차 보너스 덕에 할만하다 판단했는지 자율적으로 회피하지 않고 드루치나의 돌격을 받아내 교전중이다.

바로 형제단 좌익사령관 하인리히 폰 아벤스부르크의 배너를 돌격시키는데...



Disrupted 상태의 드루치나는 회피, 형제단 유닛은 계속 따라가지 않고, 추격 도중 접촉한 적 부대, 여기서는 아군 기마석궁과 교전하는 드루치나에 AI가 알아서 자율적으로 돌격한다.



다음 턴, 루스 우익사령관의 배너가 돌격해 기마석궁병들이 불리한 위치에 처하고



이를 측면돌격으로 타파하기 위해 언젠가 회피기동으로 후방으로 밀려났던 기마석궁병을 측면으로 옮긴다.

다만 이 측면공격 시도는 후방의 드루치나가 반응해 멍군을 걸어버릴 수 있다. (Zone of Control 룰)



그동안 중앙 병력 일부를 접전지로 옮기는 쌍방의 모습

루스 좌익 기병도 앞으로 나왔지만 언덕 석궁 상대로 딱히 할수있는게 없다.



그 다음 턴, 기사단의 맹공을 버티지 못한 드루치나가 Fragmented - Routed 로 두 단계나 급격히 질서레벨을 드랍해 도주



기사단은 추격 도중 만난 드루치나를 숲속으로 쫓아버리고는

초반에 석궁사격으로 Disrupted 상태가 되어 후퇴했던 드루치나에 접촉해 연속적으로 재차 자율돌격...



...이런 위험한 상황에 놓여버리고 말았다.

숲으로 회피한 드루치나가 나와 쌈싸먹을수 있는 형세이다.


생각보다 스샷찍고 글쓰는데 시간이 많이 드네

나는 이런류의 게임을 좋아하는데 다들 어떤지 모르겠다.


이 이후는 언젠가 (2) 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