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96년 제 1회 아테네 올림픽이 성공적으로 개최되어 올림픽이 부활하고, 성황리에 마무리되었다. 때문에 이 기세를 몰아서 4년뒤 2번째로 열린 1900년 파리 올림픽도 성황리에 개최되어 성황리에 마무리되.....야 했었다.

어째서 과거형으로 썼냐면 여기서 처음 선보이고 바로 폐지되어버린 종목들을 나열해보면 알 수 있다.

1. 인명구조

말 그대로 물에빠진 사람을 구해야하는 종목인데 문제는 진짜로 한사람이 익사했다. 결국 당연히 폐지.

2. 비둘기 레이싱

말 그대로 비둘기를 날려보내서 어떤 비둘기가 먼저 도착하나 가리는 경기였지만 당연히 비둘기는 정해진 루트로 날아가지않고 그냥 중구난방으로 흩어져버렸다. 물론 폐지.

3. 비둘기 사격

이쯤되면 인류가 비둘기를 어떤 생물로 인식하는지 알 수 있다. 정말 이말년 만화마냥 비둘기들이 인류수준의 지성을 가지면 인류에게 반기를 들게 뻔한 수준. 아무튼 이름 그대로 비둘기를 풀어서 날아가는 비둘기를 쏘는 경기였다. 문제는 당연히 경기가 끝나고나면 경기장이 비둘기시체와 깃털로 엉망이 되었으며, 아예 관객의 머리위로 비둘기시체가 떨어지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고 한다. 이런 몰골을 보인 종목이 폐지되는건 당연했고, 현재는 클레이사격이 비슷한 포지션을 담당하고있다.

대포쏘기

이쯤되면 이게 스포츠인지도 모르겠다. 말그대로 대포를 쏴서 거리를 측정하는 경기였는데 민간농가를 불태우는 대형사고를 치는 바람에 폐지되었다.

열기구 레이싱

열기구를 띄워서 경주를 한다는 나름대로 로망있는 발상이었지만 알다시피 열기구는 상당히 느렸고, 당연히 이 레이스는 존나게 재미가 없었다. 결국 바로 폐지되었다.

소방경기

일부러 불을 지르고 그걸 제빨리 장비를 챙겨서 끄는경기. 당연히 이런 상또라이짓을 다시 하고싶은 사람은 없었으며, 바로 폐지되었다.

이렇게 제 2회 파리올림픽에서 상당히 기형적인 종목들이 많이 등장한 이유는 올림픽을 독립된 행사로 안보고 단순히 함께 열린 파리 엑스포의 부대행사 내지 보너스 볼거리 수준으로 여기고 개최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심지어 관객들이 즉석으로 경기에 참여했을 정도로 운영수준이 막장이었다고 하며 때문에 올림픽 역사상 가장 실패한 올림픽을 꼽으면 반드시 꼽히는 올림픽 중 하나가 되었다.

요즘같이 올림픽이 체계화되어있는 시대에는 이런 상식밖의 일은 더이상 일어나지 않겠지만 국제행사를 대충 운영하면 무슨일이 벌어지는지에 대한 반면교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