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내가 재밌어 보이는 것들만 뇌피셜 재끼며 가져와 봤음 ㅋㅋ 궁시렁대는 게 대부분임

순전 이름으로만 추리하는 거라 괴리가 있을 수도




蓋盧(개로)


일본 신공황후기에 백제 사람 蓋盧(개로)라는 사람이 나옴

이 사람은 개로왕 태어나기 전에 이미 나고 죽은 사람인데

개로왕의 개로(蓋鹵)와 뒷 글자만 다를 뿐 발음은 당시에도 판박이임


개로왕의 이름은 그래도 왕이니 친절하게 加須利(가수리 , カスリ)라고 읽으라 써 준 반면

이 사람은 읽는 법도 안 남아서 カフロ(카푸로)라고 음독해 버림


개로(蓋盧)는 ㄱㄹ인데 왜 중간에 ㅅ이 들어가는지 궁금한 사람도 있을 텐데


개(蓋)의 저 머나먼 상고음은 *[k]ˤap-s[깝스]임

물론 이게 개로왕 치세에도 '깝스'였다는 건 아니고 변화하여 *kasV[가ㅅ] 형태로 백제에 남아 있었다는 거지

그래서 일본인들이 듣고 ㅅ을 살려서 표기해 준 것이고 ㅇㅇ


그래도 개로왕 덕분에 이 분의 이름도 읽게 될 수 있었으니 무한 감사


읽는 법은 *kasero






蓋文(개문)


6세기 백제 사람으로 일본서기에 德率(덕솔) 蓋文(개문)으로 나옴

4세기 개로(蓋盧)와 5세기 개로왕(蓋鹵王)의 이름에는 ㅅ이 살아 있었고 이때도 살아 있었다는 가정을 하면

이 사람도 *kasemo[가세모]로 재구됨


이걸 보고 문득 든 생각이 '연개소문(淵蓋蘇文)과 이름이 비슷하다'였음

蓋(*ka) 蘇(*so) 文(*mo) 즉 *kasomo거든(*kasemo > *kasomo일지도) 일본에서는 柯須彌(가수미, カスミ)로 읽으라 했음


따로 賀取文(가취문)이라는 고구려인도 있는데 이것도 *kasomo로 읽고 싶은데

賀가 k-가 아닌 ɦ-에다가 取는 *s-로 읽기 힘들 듯


고대 한국인들에게 *kas- 형태의 이름이 의외로 많은데 이게 유행인지 우연의 일치인지 모르겠다






己本旱岐(기본한기)


기본한기는 일본서기에서 가야의 왕으로 등장함

재구음은 *keper-kanke 즉 *keper*kanke로 해석되는데 旱岐는 알다시피 존칭 접미사란 말이지

*keper은 딱 봐도 '고을'임


재밌는 건 이게 신라 금석문에서 나타나는 거벌간지(居伐干支)와 완전히 발음이 같음

이 거벌간지는 교과서에서 아마 급찬(級飡)으로 배울 거임 이칭으로는 급벌찬(級伐湌), 급벌간(級伐干) 등이 있는데 소리는 같음


기본한기는 본명은 아닌 듯 함 직명이지


뜻은 고을의 간(干)






汙禮斯伐(오례사벌)


이것도 기본한기의 예처럼 본명이 아닌 듯 함 ㅇㅇ 지명 같음


일본에 볼모로 간 미사흔을 빼내기 위해 눌지 마립간이 오례사벌(汙禮斯伐), 모마리질지(毛麻利叱智)(=박제상), 부라모지(富羅母智)를 보냄


여기 역지챈의 한 설에 따르면

위례성(慰禮城)의 慰禮는 *were로 재구됨

아리수(阿利水)의 아리(阿利)는 *w가 탈락한 *ere

그리고 욱리하(郁里河)의 욱리(郁里)는 *ore임 5세기 이후에 *ere > *ore가 된 거지

마침 오례사벌은 5세기에 죽었음


오례(汙禮)도 *ore로 읽을 수 있음 그리고 뒤의 사벌(斯伐)은 *sepor로 읽을 수 있는데

백제 사비(泗沘)는 *sipir임 그 옛이름인 소부리(所夫里)는 *sepere임

백제어에서 *pere >*pir, 신라어에서 *pere > *por이 되었으니


汙禮斯伐은 *ore-sepor 완전히 지명이잖아 게다가 백제? (근데 이때는 한성백제라서 위례성이 수도였음)

이 이름대로라면 *oresepor은 백제에서 귀화한 신라인임

*ore-가 royal을 뜻하는 접두사일 뿐이라면 *sepor이라는 지명을 보아 최소 백제/가야에서 귀화한 신라인이거나





伊斯枳牟羅城(이사지모라성)


이사지모라(伊斯枳牟羅)의 재구음은 *isekemore임

아마 牟羅(*more)는 고대 지명에 흔히 보이는 山을 의미하지 않을까 싶다


주목할 것은 *iseke인데 나는 이게 '이끼'의 옛 형태로 보임

이사부(異斯夫)의 다른 이름은 태종(苔宗)임 이때 태(苔)는 이끼를 뜻함 고대어로 *ise-였다는 것을 알 수 있음


그리고 중세 국어로 이끼는 이ᇧ(isk)인데 어떻게 봐도 *iseke가 중세에 isk이 된 거 ㅇㅇ

그럼 이사부는 *isekepor(苔宗)이 되겠고 이사지모라는 *isekemore(苔山)가 됨






武德(무덕)


일본서기에 백제 사람 德率(달솔) 武德(무덕)이라는 이름이 나옴

전에 삼국사기에 가야 출신 김무덕(金武德)의 무덕(武德)은 *motek이고 이게 중세 국어 mwuth(뭍)이 되었다고 말한 적이 있음

(김세종, 김무력, 김무덕 삼형제가 누리, 메, 뭍 자연 이름을 가짐)


이 당시 널리 쓰이던 이름이었나 봄


참고로 을지문덕(乙支文德)의 문덕(文德) 또한 *motek으로 재구할 수 있긴 함






發鬼(발귀)


발귀는 불지귀(弗知鬼)라는 이칭이 있고 확실하진 않지만 비지(費智)란 이칭도 있는 것 같은데


 6-7세기인 것을 감안하면 불지귀(弗知鬼)는 *potiki로 비지(費智)는 *poti-로 재구가 됨

그럼 6세기의 발귀(發鬼)도 *potiki가 되는데 6세기 이전 형태는 *poteke였을 것임


그리고 위에도 말했다시피 5세기에 시작된 *e > *o를 적용시키면 5세기 이전 형태는 *peteke가 됨


그러면 이건 팔거리현(八居里縣)/북치장리(北耻長里)와 완전히 판박이임 이것들도 *peteke로 읽힐 수 있거든

아마 같은 위치가 아닐까 조심스럽게 생각해 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