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인 셈어족의 특징을 나타내는 글귀. 유대교에서 신의 이름을 적은 '테트라그라마톤'(네 글자)


셈어족은 문자로 쓸때 자음을 쓰지만 모음을 남기지 않음.


때문에 한글로 한다면 "나는 오늘 수육에 겉절이를 먹었다" 를 "ㄴㄴ-ㄴ.ㅇㄴ-ㄹ.ㅅㅇ-ㄱㅇ.ㄱ-ㅌㅈ-ㄹㅇㄹ-ㄹ.ㅁ-ㄱㅇ-ㅆㄷ"로 쓰는 셈임.


그덕분에 ㅇㅇ, ㅎㅎ, ㅋㅋ과 같은 초성어처럼 원 언어 구사자들이라면 저게 무슨말을 하는건지 대부분 알수있음.


하지만 우왕ㅋ굳ㅋ의 발음이 "우왕크굳크"인지 "우왕키굳키"인지 병림픽이 벌어진것처럼 원 언어 구사자들이 사멸해버리거나 그 언어가 잊혀지면 의미 해독이 난해해진다는 문제점이 있음. 저 테트라그라마톤(YHWH)도 유대교 사제들 조차 어떻게 불러야 하는지 실전되어 버리는 바람에 오랜 세월동안 이걸 어떻게 발음해야 하는지 논쟁이 많았고 결국 야훼(YaHWeH)가 가장 근접한 발음이라고 결론을 지음.


자기들 신의 이름도 까먹은게 웃기게 보이겠지만 이건 유대교를 포함해 당시 가나안 지방의 문화를 이해하면 그럴수도 있겠다 싶기도 함. 당시 가나안 일대의 왕국들은 자신들이 섬기는 신의 이름, 즉 신명(神名)을 함부로 부르는 것을 금기시 여기는 일종의 피휘 문화가 있었던걸로 보임. 때문에 이스라엘을 포함해 암몬, 모압, 블레셋, 페니키아, 아람등 주변국들은 모두 자신들이 섬기는 신명을 칭호로 돌려서 말하는 문화가 있었고 대표적인 예가 바로 바알(Baal)임.


바알은 가나안어로 주인이란 뜻임. 본래 메소포타미아의 아다드(Adad) 혹은 마르두크(Marduk)라는 폭풍과 천둥의 신이였지만 이 신명을 돌려 말하는 문화와 결합하여 가나안 지역만의 독특한 모습을 가진 신으로 변모하게 됨. 유대교 역시 히브리인들이 가나안 지역 문화의 영향을 받아 십계중에도 '신의 이름을 함부로 부르지 마라'라는 계명이 있었고 그래서 야훼라는 신명이 아닌 '주군, 주님'이란 뜻의 아도나이(Adonai)로 부르게 되었고 현대에도 이 문화의 흔적이 남아 기독교나 이슬람에서도 학술적인 경우가 아니라면 야훼라는 진명이 아닌 알라, 주님, 도미누스와 같이 돌려 부르고 있음. 그마저도 최근엔 이 야훼라는 표기마저도 잘못된 번역이라는 주장도 나오기도 함.


여담으로 나는 이 신의 이름을 주님이라 돌려 말하는 문화가 이후 끊임없이 열왕기 내내 이스라엘과 유다 왕국에서 유대교와 바알, 아나트, 이슈타르 신앙이 대립하고 구약에서 유대인들이 타락했다(=바알 신앙으로 개종했다)라는 서술이 나오는 배경이 되었다고 생각함. 잘 모르는 민중들한테는 바알이든 아도나이든 똑같이 '주님'이란 뜻으로 다가올테니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