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중세 한국어(LMK)에는 형용사를 만드는 접미사가 여러 가지 있었음

가장 대표적인 것 몇 가지로 '갑/겁/압/업/ᄇᆞ/브'가 있음


ᄂᆞᆶ(刃) - ᄂᆞᆯ캅다(ᄂᆞᆶ + + 다) = 날 - 날카롭다


슴(淡)(슴슴ᄒᆞ다) - 슴겁다(슴 + + 다) = 심심하다 - 싱겁다


앗기다 - 앗갑다(앗기 + + 다) = 아끼다 - 아깝다


므기다 - 므겁다(므기 + + 다) = 무겁게 하다 - 무겁다


앓다 - 알ᄑᆞ다(앓 + ᄇᆞ + 다) = 앓다 - 아프다


믿다 - 믿브다(믿 + 브 + 다) = 믿다 - 미쁘다



'귀엽다'도 '귀 + 엽 + 다'의 꼴로 풀 수 있음

그럼 '귀다'라는 동사가 있었다는 것인데 이건 '괴다(寵)'이지 않을까 싶다

'괴 + 얍 + 다' → '귀 + 엽 + 다'가 되었다는 것


LMK에 무서워하다라는 뜻의 므ᅀᅴ다라는 동사가 있었는데

여기에 -엽-이 붙어서 므ᅀᅴ엽다(무섭다)가 되었음



근데 하나 걸리는 점은 노엽다인데 노(怒) + 엽 + 다 구조로 LMK에서는 노홉다였음

ᄒᆞ다(하다)ᄒᆞ--ㅂ-이 붙어서 '-ᄒᆞᆸ다(>홉다)'라는 형용사를 만들어 낸 건데 조선 시대 한문 언해에 아주 유용하게 쓰였음


惜乎!(아깝다!) : 惜홉다!

咨!(아!) : 咨홉다!

嗟乎!(아!) : 嗟홉다!

於!(아!) : 於홉다!등등


문제는 노홉다가 근대 국어에 이르러 노엽다로 바뀌었다는 거임

만약 귀엽다도 이런 루트라면 중세엔 *귀홉다였을 수도 있음


그럼 여기에 가장 어울리는 한자는 뭐냐? 그나마 귀(貴)하다가 유력하지

귀(貴)하지 아니하다(귀찮다)에도 쓰이면서 귀ᄒᆞᆸ다 →  귀홉다 → 귀엽다에도 쓰였을 수도 있다는 것



근데 개인적으론 전자 같음


可愛(가애)의 언해로 ᄉᆞ라ᇰᄒᆞᆸ다 → ᄉᆞ랑홉다 → 사랑옵다의 변화를 겪은 예도 있는지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