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이번에도 역사언어학하고 전혀 상관 없는 논문 노가다하다 생각난 것인데,

임병준조차 고구려어 연구하면서 언급한 백제어 甘蓋 혹은 古莫이 있다.

대충 뜻은 다들 "곰"으로 할려고 하는 것 같은데, 일단 중고한어에서 !-om !-um 각운이 없는 것은 맞으나

복원이야 ə로 하기는 하지만 그래도 비교적 유래가 *-um에 가까운 것으로 보이는 覃韻(깊을 담운) *-ʌm이 아닌게 좀 그렇고,

古는 상고한어 기준 *-a인가 중고한어 기준 *-uo인가 잘 모르겠다.


아무튼 저걸 "곰"이라고 보고 공목달까지 엮어서 곰을 *komukV로 복원하는 경우가 있는 것 같은데,

일단 功(일 공)木을 다르게 표기한게 熊閃(번쩍일 섬)이라고 하는데 일단 功木은 굳이 전체가 "곰을" 나타낸다고 볼 필요가 있나 한다.

일단 "功"은 "곰"이 맞지만 "木"은 "閃"하고 연관을 잘 지어봐야 하는데 "木"이 훈독자 아니였나 한다.

아마 대충 발음은 내 체계 기준 *namᵡukᵡ 아니였을까 그리고 이미 당시에 *namb¹‿k가 나왔던 듯.

‿k를 빼고 보면 *namb¹이였을테니 실제로는 곰-남 즉 *kum¹-namb¹이 아니였나 한다.

공교롭게도 나-다 역시 중세 한국어로 na¹-taᵡ다.


물론 그러면 閃이 나다라는 뜻이 있나 생각해 봐야 하는데 일단 동과 서에서 여기저기 나타나다라는 뜻의

東閃西忽(동섬서홀)이 중국 기록에는 안 보이는 한국에서 만든 사자성어 형식 어구라는 점을 고려하고,

번쩍하다와 나타나다를 뜻하는 말로 조선 한문 문서에서 자주 보이는 閃忽(섬홀)이라는 단어를 고려하면

고대 한국 시기의 자료가 없어서 알 수는 없지만 閃을 "나타나다"로 우겨볼 수 있지 않을까 한다.


그러면 공목달은 해결한 것 같으니 이제 甘(달 감)蓋(덮을 개, 어찌 합)를 보자 甘은 談韻(이야기 담운) *-ɑm으로

일반적으로 覃韻(깊을 담운) *-ʌm이 역사적으로 o나 u에 더 가까웠다고 보는 경우도 있는 것 같은데, 어쨌든 談韻으로 적혔다.

게다가 古로 적혔는데 이건 *ka일 수도 있어서 侯部(제후 후부) *-o 같은 것으로 안 적힌 것도 좀 그렇다.


그러면 甘蓋하고 古莫(없을 막)이 무슨 뜻인가 하면 모르겠다. 사실 어디에 훈독으로 적힌게 있어야

뜻을 알아내고 복원을 하던지 말던지 하지 이 둘은 모르겠다.

나중에 찾아보면 어디선가 나올지도 모르지만 이번에는 여기까지만 한다.


일단은 저게 무슨 뜻인지 모르겠다. 대충 ka-ma-kV 뭐인거 같은데, 더 이상은 모르고

당대의 훈독으로 읽은 다른 표기가 없으면 답이 없는 추측에 불과하니 포기해야지.


아 그리고 별로 상관은 없지만 나는 한국어 곰이 일본어 kuma에서 온 말로 본다.

내가 일본어학은 관심 없어서 모르지만 고대 일본어는 vowel shift까지 논할 정도로 잘 복원되서

고대 일본어 어느 시기에 o가 u로 변했다고 하는데, 그러면 대충 koma일 수도 있을 것 같은데,

나는 고대 한국어 시기에 o가 없었다고 보니 koma건 kuma건 별 상관은 없다.


아무튼 일본어에서 왔다고 보는게 중세 한국어에 있는데 곰은 중세 한국어에서 kom³인데,

용비어천가에서 지명에 대해 이야기 할때 熊津을 관용적으로 ko¹ma²nɑ¹rɑ¹라고 한 것이 있다.

즉 kom³하고 ko¹ma²라는 doublet이 있었고, ko¹ma²는 일본어 kuma하고 상당히 비슷하다.


그리고 램지 이론까지 고려하면 kom³의 복원형으로 ko¹ma²는 매우 이상적인 형태인 것을 볼때

일단은 다른데서 음절이 탈락했다고 볼 필요 없이 바로 *kuᵡmaᵡ로 복원이 가능하고,

일본어 kuma하고 간단히 연결지을 수 있지 않나 한다.


그리고 古麻(삼 마)山이 龍山이라는데 古麻가 중세 한국어 미르하고 관계 없는 용을 나타내는 다른 말이였는지도

역시 발음 복원은 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