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기단이라고 하면 이렇게 반듯하게 깎은 석제를 결구해서 만드는 기단을 주로 떠올릴 것이다. 특히 건축물은 조선시대의 것이어도 기단부는 과거 통일신라대의 것인 경우도 상당하다보니 기단이 가지는 역사적 가치는 나름대로 높다고 할 수 있다. 다만 여기, 한국 역사에서 오직 백제에서만 사용된 기단양식이 있다.

와적기단(瓦積基壇)

그대로 풀어쓰면 기와를 결구해서 쌓은 기단이라는 뜻이다. 보통 지붕에나 사용하는 부제인 기와를 기단을 만드는데 사용한 것이며, 특히 사비백제 시기에 가서 활발하게 축조된다.

거기에다가 여러 백제 유적을 조사결과, 천편일륜적인 방식으로 쌓은것이 아닌 다양한 결구방식으로 기와를 쌓아서 기단을 만들었다.

(현재 복원한 정림사지 와적기단 유구)

하지만 이 와적기단은 여러모로 의문이 드는 기단이다. 대체 어디에서 들어온 양식이며, 어째서 백제 이후 단절되었는가, 왜 백제에서만 이러한 기단양식이 유행했는가에 대한 의문이 남아있지만 이러한 양식의 연속성을 뒷받침 해줄 자료들은 별로 없다. 이것 역시 중국에서 건너온 양식이라면 중국에도 관련 유적이 있어야 하는데 현재 발견된건 없고, 백제의 영향을 크게 받은 일본에서도 와적기단은 전혀 사용되지 않았다.

과연 와적기단은 어딘가에서 건너온 양식일까, 아니면 백제만의 고유 문화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