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犬)

가장 이른 기록은 계림유사의 家稀(가희)로 후기 중세 한국어(Late Middle Korean)에서도 가히(kàhí)

광해군의 총애를 받은 김개시(金介屎)는 한자만 보면 김개똥인데 시(屎)는 '히'로 발음해야 함. 고로 이름은 '김가히'로 읽음


가히는 속격이 되면 가ᄒᆡ가 됨

같은 예로, 아비(父) 어미(母)도 속격이 아ᄇᆡ / 어믜로 나타나는 것을 보면 압 + ᄋᆡ / 엄 + 의라는 구성으로서 아비 / 어미는 곧 압(父) + 이 / 엄(母) + 이라 추측이 가능함. 가히*갛 + 이 구성에 더 나아가 **각(*kak)이었을 수도 있음


참고로 어미는 더 이전엔


吾願爲阿㜷(方言謂母)之子

내 원컨대 아미(阿㜷)(방언으로 어미를 이른다)의 아들이 되고자 하노이다.

母曰丫彌

어미는 아미(丫彌)라 한다.


같이 *아미(ámì)의 꼴도 있었던 듯 함. 삼국사기에 모산현(母山縣)의 다른 말로 아막성(阿莫城)이 있는데, 아막(阿莫)은 *amak으로 *am에 *-ak이 붙은 것. 이건 LMK 아ᇡ(ámh), 현대 국어 으로 암탉, 암캐의 암임. ㅎ종성체언이 고대에는 *-k이었다는 걸 문증해주는 기록으로 볼 수 있으며 고대에 *am이라는 단어가 존재했다는 것도 알 수 있음.


8세기 초 헌화가의 母牛(암소)는 당시에 어떻게 읽혔는진 잘 모르겠으나 *am이 들어간 건 확실함

전기 고대 한국어(Early Old Korean) *amak-osiko

후기 고대 한국어(Late Old Korean) *amok-siɣo?

중세 한국어 암쇼 > 현대 한국어 암소




거위(鵝)


鵝洲縣 夲巨老縣 景徳王攺名 今因之

아주현(鵝洲縣)은 본디 거로현(巨老縣)이니 경덕왕이 이름을 고쳐 지금도 그것을 따른다.


거로(巨老)는 *kero로 재구됨 후기 고대 한국어(Late Old Korean)에서 *r이 *j로 바뀌는 변화가 있었는데 이걸 거쳐서 LMK에서 거유(kèywú)가 됨




고양이(猫)


猫曰鬼尼

고양이는 귀니(鬼尼)라고 한다


전기 중세 한국어(Early Middle Korean)(12세기 초) 재구음은 *고니(*kwòní), 귀니(鬼尼)가 된 이유는 전설모음화 때문에 *고니*괴니로 발음된 것을 그대로 적은 것


又高興縣 本高伊部曲 高伊者 方言猫也 時有猫部曲人仕朝 則國亡之讖

또 고흥현(高興縣)은 본디 고이부곡(高伊部曲)이니 고이(高伊)는 방언으로 고양이(猫)다. 당시 묘부곡(猫部曲) 사람이 조정에 벼슬하면 곧 나라가 망한다는 예언이 있었다.


時有猫部曲人仕朝 則國亡之讖 俗稱猫曰高伊

당시 묘부곡(猫部曲) 사람이 조정에 벼슬하면 곧 나라가 망한다는 예언이 있었는데 속어로 고양이(猫)를 고이(高伊)라 일컫는다.


위 기록은 원 간섭기(13세기) 즈음 기록이니 12세기 초까지만 하더라도 *고니(*kwòní)였던 것이 13세기 초중반에 ㄴ 탈락하여 LMK 괴(kwǒy)로 변하기 직전의 과도기적 선상에 있었음을 알 수 있음


현대어 고양이는 지팡이, 곰팡이 같은 접사 -앙이가 붙어서 괴 + 앙이 > 고양이가 된 것




곰(熊)


곰은 워낙 유명해서 따로 설명할 필요는 없을 듯 고대에 *koma였음




노루(獐)


獐山郡 祗味王時 伐取押梁{一作督}小國 置郡

장산군(獐山郡)은 기미왕(祗味王) 때 압량소국(押梁小國){량(梁)을 독(督)이라고도 한다}을 쳐 취하여 군(郡)을 두었다.


압량(押梁) 압독(押督)은 *notor ~ *notok으로 읽히는데, 후기 고대 한국어(Late Old Korean)에 이 지명이 *notok ~ *norok으로 발음 되어 당시 노루와 유사한 소리인지라 노루 장(獐)을 붙인 것. LMK로 노루는 노로인데 모음 조사 앞에선 놀ㅇ(nwòlG-)로 나타나니 더 이전엔 노록이었다고 유추 가능




말(馬)

晞陽縣 夲百濟馬老縣 景徳王改名 今光陽縣

희양현(晞陽縣)은 본디 백제의 마로현(馬老縣)이니 경덕왕이 이름을 고쳤다. 지금의 광양현(光陽縣)이다.


마로(馬老)는 말음첨기 표기로 *moro로 재구 가능


경덕왕이 희양현(晞陽縣)으로 고쳤는데 희(晞)는 '마르다'를 뜻함. 말(馬)과 마르다(晞)는 각각 LMK에서 mólmòlò-, 현대 국어에서도 말/마르다로 서로 비슷함. 위의 압독(押督) - 장산(獐山)이 '누르다'와 '노루'가 발음이 비슷하여 고쳤듯이 이것도 이에 속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