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의 'bear'는 고대 영어 'bera'가 변형된 것으로 고대 게르만조어 '*beron'에서 유래했는데 이는 '갈색(brown)'이란 뜻이다.

 

당시 사람들이 곰을 두려워해서 갈색 존재(brown one) 정도로 빙빙 돌려 말하다 그것이 명칭으로 굳어진 것이다.

 

그 과정에서 곰을 가리키는 원래 이름은 게르만어권에서 잊혀져 버렸다.

 

다른 게르만어파 언어에서도 곰을 뜻하는 단어는 어원이 같다.

 

 

슬라브어군에서는 곰을 이르는 말이 원시 슬라브어 '메드베드(*medvě̀dь)'에서 파생되었는데, 이는 꿀(med)과 먹다(*ěsti)의 합성어이다.

 

곰을 '갈색 존재'로 돌려말하던 게르만어파에서와 유사한 경우로 '꿀을 먹는 것'이라고 돌려말하던 것이 명칭으로 굳어진 것.

 

우크라이나어에서는 다른 슬라브어군 계통의 언어와 유래는 똑같으나 '베드미디(ведмідь)'로 앞뒤 순서가 반대로 되어 있다.

 

 

곰을 가리키는 동서양의 어휘를 분석해 보면 곰의 존재는 원시 인류의 토테미즘 신앙에서 일종의 동물신으로 추앙받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곰 토템이 보편화된 것은 대형 맹수로서의 이미지, 강한 근력과 거대한 덩치, 잡식성으로 인간과 활동 범위가 겹치는 등의 이유로 선사시대 인류의 뇌리에 충격적으로 남았기 때문이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의 경우 건국 신화인 단군 신화에서 웅녀가 영물로서 등장하는 것을 시작으로, 고구려와 백제 사람들 역시 곰이라는 어휘를 영험한 뜻으로 사용하였다.

 

또한 일본어의 신을 뜻하는 Kami라는 훈독도 고대 한국어에서 곰을 칭하던 용어에서 유래 했을 가능성이 언어학적으로 주목받고 있으며, 이는 고대 한국인들이 곰을 신성시 했다는 증거가 되기도 한다.

 

 

이 흔적은 한국어의 '고맙습니다'에도 남아 있는데, ㅂ 불규칙 활용을 하는 형용사의 어간 대부분은 말음에 순경음 ㅂ이 붙은 형태가 어원이다.

 

즉, 어간은 '고마ᇦ-'이 되며, 이는 다시 '곰-아ᇦ-'으로 분석할 수 있어 어근 '곰'에 접미사 '-아ᇦ-'이 붙은 것이라고 추정된다.

 

그리고 '고마'는 이 어근 '곰'에 모음이 붙은 형태라고 본다.

 

혹은 어근을 처음부터 '고마'로 잡아 접미사 '-ㅸ-'의 결합으로 어간 '고마-ㅸ-→고마ᇦ-'이 형성되었다고 보기도 한다.

 

연구에 따르면 초기 형태는 '검', '감'으로, 제정일치의 원시 사회 특성상 이는 곧 신(神)을 뜻하기도 했다.

 

'고마'는 공경(恭敬)과 존귀(尊貴)의 뜻을 지니는 명사로서 '고마'의 곰도 '감'과 같은 어원으로 볼 수 있다.

 

 

고대 인류의 공통적인 세계관에는, 호랑이도 제말하면 온다는 옛 속담처럼 이름에는 주술적 힘이 있고, 이름이 그것의 본질이기에 함부로 부르면 안되며 이름을 부르면 그것과 조우한다는 언령 개념의 원시적인 형태인 샤머니즘적 관념이 있었기 때문에 더더욱 입에 올리기 꺼려했고 그 당시엔 기록을 남기기도 쉽지 않은 아주 옛날이였기에 "곰"을 의미하는 원래의 명칭이 사라져버렸다.

 

한국의 경우에는 곰이 신을 뜻하는 옛말이라는 언어학적 해석에 의하면 원래 곰을 뜻하는 단어가 따로 있었지만 곰이 공포와 외경의 대상이 되어서 그저 신님이라고 부른 잔재라는 설이 있다.

 



그가 온다...! 갈색 존재..! 꿀을 먹는 그가 온다...!



ㅊㅊ ㄱㄷ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