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과로 강행군 하다 몸이 아파서 1주일간 앓다 일단 논문 작업은 계속 진행해야 해서 재활 겸 써 본다.

역시 파일 몇천개 수작업은 사람이 할 짓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는다.


사실 여기서 언어에 대해 관심이 많다고 하는 애들은 reconstruction이 뭔지 알 것이다.

일단 친척 언어로 보이는 것들끼리 비교를 해서 대응을 본 다음 원래 형태를 복원하는 것이다.

그 중에서 하나의 언어에 있는 자음 하나가 복수의 유래를 가진다거나

아니면 모음 구조가 복잡했는데 단순해 졌다던가 복잡한데 원래 단순했다던가를 알아낸다.

이 일련의 과정을 통해 게르만어파는 [f]가 원래 [p]였다던가 [θ]가 원래 [ð]였다던가를 알아낸다.

근데 사실 저 경우에는 현재 형태 혹은 가지고 있는 가장 오래 된 형태가

더 앞으로 가면 확률적으로 저것일 확률이 높은 것의 제시이지 실제 언어 변화는 생각보다 일관적이지 않다.

그것도 파고 들면 일부 언어에서 proto-germanic [b]가 [f]나 [v]로 변하는 현상이 있고

그 위치를 어두가 아닌 환경이라는 제시까지는 할 수 있지만 정작 스코트어 "tae sib"이 되는

*sibjona에 있는 [b]는 그냥 [b]로 남아있다.

저게 왜 sive['siv]가 아닌지 일일이 깊게 파고 들어도 뭔가 답변할 만한 것은 없을 것 같다.


언어 변화에서 예외성이 없다는 것은 한때 인기가 있었던 독일의 junggrammatiker의 관점이 있는데,

사실 타임머신이 있으면 그 관점이 맞을지도 모르겠으나 타임머신이 없는 현재 시점에서는

그런 관점 가져봐야 머리만 아플 것 같다.


그래도 저 관점으로 인해 그림의 법칙의 단점을 보완하는 베르너의 법칙이 발견되기는 했는데,

사실 얻어 걸린 것이라고 생각하고 역시 저런 생각을 가져봤자 머리만 아플 것 같다.


아무튼 그러면 이제 오늘의 주된 관심사인 욜라어로 넘어가보자. 이 물건 보면 정신없다.

위키피디아에서는 great vowel shift의 영향을 안 받았다 정도만 서술해 놨는데,

그게 중세 영어의 모음 구조를 잘 보존하고 있다는 뜻이 아니라

이 언어도 자기 나름대로 알아서 모음 변화가 있기는 했다.


참고로 위키피디아에서는 정체불명의 스펠링 해석이 있는데 믿을 것은 못 되는 것 같다.


아무튼 예를 들면 중세 영어의 [oi]는 [ei]하고 합쳐져서 [ai]가 되었는데,

정작 [ei]는 또 몇 단어에서는 [ei]로 변했다. 그래서 "day"는 "die ['dai?]"와 "dei ['dei?]"라는 doublet이 있다.

이 말고도 [u:]는 [eu]로 바뀌는 것 같지만 [au]로 바뀌는 경우도 있는 것 같다.

그래서 "ground"는 "greound ['greund?]"지만 "sound"는 또 "zound ['zaund?]"고

"south" 같은 경우도 "zouth ['zau-θ/-ð?]"가 된다. 물론 "ou"가 실제로 [au]를 나타냈는지는 알 수 없는 일이지만

일단 타임머신이 없고 "ou"는 현대 영어에서는 "you"를 제외하면 [u:]를 안 나타낸지 오래 되었으니

일단 [u:]를 나타냈을 것이면 "oo"를 썼겠거니 하고 [au]라고 생각하는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그리고 thou 같은 것은 일단 영어 [ðau] 발음 그대로인 것 같은데, th를 발음에 상관 없이

"dh [ð]"로 바꿨는데 저건 왜 th으로 써놨는지 모르겠는데 영어에서도 [ð]라 그냥 적어논 것 같고

모음도 [au]라서 영어 "thou [ðau]"와 별로 차이가 없기 때문에 thou라고 적어논 것 같다.


이 말고도 중세 영어의 [i]는 장단이 뒤집혀있는 불량스러움도 자주 보이며

그래서 "wind"가 "weend ['wi:nd?]"가 되거나 하기도 한다.

여기서 더 나가면 특유의 spirantisation과 개판인 모음이 섞여 탄생한 "ta wiethe [tə 'wi:θ(ə)]"가 있는데,

현대 영어에서는 사라진지 오래지만 "witness"에서 앞 부분 "wit-"과 관계있는 단어다.

스코트어에서는 아직 "tae wit [tə 'wit]"으로 남아있다.


이 말고도 고대 영어의 "cg [gɣ]"가 영어나 스코트어하고는 다른 방향으로 쪼개졌는데,

영어 "to buy"나 스코트어 "tae bye [tə 'ba-i/-e]"로 변한 "bycgan"이 혼자 "ta bidge [tə 'bidʒ?]"로 변하거나

영어 "to lay"나 스코트어 "tae lay [tə le:/-i]"로 변한 "legcan"이 "ta laaye [tə 'lai?]"이나 "ta lidge [tə 'lidʒ?]"로 변하기도 한다.


이 말고도 [e:]는 "ea [e?]"로 변한다면서 "to read"가 "ta read(e) [tə 're:d(ə)?]"가 되고 "seed"도 "zead(e) ['zed(ə)?]"가 되다가

"to need"는 또 뜬금없이 "ta naad [tə 'na:d]"가 된다.


그리고 몇몇 short u [ɐ] < [u]는 "i [i?]"로 변했는데 그 이유는 모르겠다.

"to run"이 "ta rin [tə 'rin?]"인 것은 원래 "rennen"이였기 때문에 그런가보다 하는데,

"to hunt"는 왜 "ta hint [tə 'hint?]"인지 모르겠다.


자음 면에서도 "sh [ʃ]"는 "zh [ʒ?]"으로 변했다 안 변했다 하고 가끔가다 "f [f]"가 "w"로도 변하기는 하는데

"fish"는 "vish ['viʃ]"도 아니고 "wish ['wiʃ?]"다.


이 말고도 "-ing"이 특유의 장단이 뒤집히는 성격과 이상하게 꼬여있는 강세 체계로 인해 "-eeng"으로 변하는 등

일일이 열거할 수는 없다.


역으로 생각해 보면 전에 어디선가 논했던 상고한어 *l-이 3등 비3등에 따라 쪼개지는 것도

어차피 결과론적으로 보면 [j]로 변하면 무조건 3등이기에 *l-이 [d]로 변하는 조건 같은 것은 필요 없을지도 모르고

어쩌면 불규칙성으로 인해 만들어진 결과일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결론적으로는 reconstruction은 타임머신이 없는 현재 시점에서 기록이 없는 언어를 다루기 위한 최선의 방법이지만

위를 볼때 음소를 세밀하게 다룬다거나 아니면 미세한 차이로 무언가를 논하는 것은 힘들 것으로 보인다.

위를 볼때 reconstruct 된 언어는 뭔가를 미세하게 다룰 정확도 자체가 나오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