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런 튜링은 현대 컴공을 혼자 다 만든 인간이라고 할 수 있다. (폰 노이만 지분도 꽤 있기는 하지만). 내 밥줄이자, 전공을 만든 사람임.


튜링은 특히 그 비극적인 죽음이 널리 알려져 있다. 2차 세계대전에서 독일 암호를 깨서 수천만명의 목숨을 구한 용사가 동성애자라는 이유로 영국 정부의 강제 호르몬 치료를 받고 여성화되는 몸 때문에 청산가리를 바른 사과를 먹고 자살한다.


그런데, 튜링은 좀 별난 취미가 있었다. 어릴때부터 뛰는 것을 무지 좋아했다. 성장한 뒤에도 10마일 정도까지 (16킬로) 거리는 대중교통이나 차량 이용하지 않고 무조건 뛰어다녔다고.


심지어 마라톤으로는 영국 국가대표 선발전에까지 나갈 정도였다. 5위로 들어와서 국가대표는 못 되었지만, 그 때 기록이 2시간 46분.. 당시 손기정이 2시간 30분 벽을 깼다고 세계를 제패하던 시절이었으니, 튜링의 기록을 지금식으로 말하자면 2시간 20분대쯤? 


정말 신비한 인물이긴 하다.



추가, 튜링이 출전할 뻔한 런던 올림픽 (48년) 메달 기록. 


메달권은 아니지만, 메달권보다 살짝 떨어지는 정도 수준임..


이걸 전문 선수도 아니고, 따로 100퍼 풀타임으로 뛰어야 하는 일거리 있는 사람이 (컴퓨터 만지고, 암호 만지는 수학자가) 해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