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단은 얼어죽을


한국 돈 2000원이면 버스로 갈 수 있습니다

다마스쿠스 게이트 앞에 있는 정류장에서 버스 타면 됩니다


대략 5.5셰켈이니 ... 2000원 안 됩니다

그 버스 타면 한 시간이면 갈 수 있습니다


사실 여행이라 하기도 뭐한 것이

베들레헴의 예수 탄생 성당만 보고 온 지라

정확히는 월 아트도 봤지만 사진을 못 찍어서 ....

몇 시간 체류한 것 뿐이지만 그래도 여행이라 하고 ..





팔레스타인 관광 명소 1번지인 예수 탄생 성당 앞 정면입니다

나름 크리스마스 분위기도 납니다



입구인 겸손의 문입니다

맨 위의 입구 흔적은 비잔티움 시절 흔적이고 현재의 입구는 오스만 통치기에 생겼습니다

저 문을 통해 들어가려면 허리를 푹 숙여야 해서 겸손의 문이라 불립니다

키 큰 남자들은 그냥 무릎으로 기어가면 됩니다

저렇게 만들어진 이유에 대해서는

이슬람 장군들이 참배한답시고 말 타고 들어오는 것을 원초적으로 막기 위해 했다는 설이 지배적입니다

거기에

감히 신성한 구세주가 태어나신 곳인데 인간 주제에 고개 들고 들어올래

이런 의미도 동시에 지닐 수 있어 현재까지 유지중이기도 하고요




초대 교회 바실리카 양식이 강하게 남은 교회 내부입니다

유스티니아누스 황제 시기 그 지역에서 폭동이 있었는데 그걸 진압하고 새로 건축한 이래 소소한 수정은 있었어도

원형을 그대로 유지하는 정말 몇 안 되는 교회입니다

팔레스타인을 초토화시켰던 사산왕조 페르시아도 이 교회는 무사히 넘어갔고

이슬람의 지배자들도 이 교회만큼은 지켜주었습니다

사산 왕조는 동방의 박사들이 페르시아 복장을 하고 있었다는 이유로 넘어갔고

이슬람에서도 굳이 였으니 ...

다만 규모는 생각보다 매우 작습니다

그냥 한국의 중간 크기 정도의 교회...

그 정도 규모라 보면 됩니다



내부의 모자이크 입니다

천년 전의 색감을 유지하는 것도 신비롭지만 군데 군데 떨어져 나간 것이 묘하게 서글퍼지는 모습입니다



이 교회에서 가장 유명한 곳이겠네요

예수 탄생의 자리 ...

탄생의 자리를 표시한 것이 별입니다

저 별에는 힉 데 마리아 비르지네 예수스 크리스투스 나투스 에스트(이 자리에서 동정녀 마리아가 예수 그리스도를 출산했다)라 적힌 라틴어 문장이 적혀 있습니다

참고로 저 별은 가톨릭이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후일 러시아 정교회가 임의로 저 별을 제거했고 오스만이 이에 대해 항의하며 원상 회복을 명하자 러시아가 종교 탄압을 내세우며 일으킨 전쟁이 그 유명한 크림 전쟁입니다

평소에는 몇 시간 줄 서야 한다는데 저 갔을 때는 사람이 없어서 가만히 손 대고 있다 왔습니다


그리고 걸어서 이 팔 접경을 넘어 예루살렘으로 복귀했습니다 - 정확히는 국경까지는 택시로 가고 걸어서 국경 넘고 다시 버스타고 ...


일단 영어가 안 통하고

아랍 상인들의 호객은 정말 짜증이 나고

불과 몇 킬로 차이인데 도시 분위기가

선진국과 후진국 차이가 이거구나를 뼈저리게 느끼게 해주지만

한 번 저 성당만큼은 가볼만하다 여겨집니다


단 수제자 무덤은 화려함의 극치를 자랑하며

멱살잡고

나 예쁘고 아름답다고 말해!를 외칠 정도로 잘 꾸몄지만

창시자의 무덤이나 탄생지는

그에 비해 너무 수수하다는 것이

역사의 역설일까요?


하긴 생활의 안락함을 추구하는 지역과 생존 그 자체가 목표인 지역은 다르겠지만

씁쓸하기도 하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