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 기독교의 순교 성인이자 어린 예수를 업고 강을 건넜다는 성 크리스토포로스/크리스토퍼는 게오르기우스/조지나 마르타급으로 인지도 있는 성인은 아니지만 서구권에선 운전자와 여행자의 수호성인으로 여겨져서 저런 차량용 부적이 존재하기도 함.


근데 성 크리스토퍼의 배경에는 그리스-로마-이집트 이 국가들의 혼합된 문화인 '헬레니즘'이 영향을 끼쳤을수 있음.



크리스토퍼는 동방과 서방 교회의 묘사가 차이나는 성인인데 가톨릭(서방교회)에선 거구의 남성으로 묘사되지만, 정교회(동방교회)에선 크리스토퍼를 개 머리를 가진 인간으로 묘사함.


이에 대해 교회내의 전승에선 "크리스토퍼는 엄청난 미남이었는데 사람들이 설교에 집중하지 않고 자기 얼굴만 보자 하나님께 기도해 자신의 얼굴을 흉측한 개로 바꿨다"는 이야기임.


다만 전승을 배제하고 '개 머리'에 대해 해석해보자면 그리스-로마 문화에선 개 머리를 한 수인을 인도나 누비아, 에티오피아등 로마 외곽의 이민족을 표현하는데 사용했음. 이걸 토대로 가정해본다면 크리스토퍼는 이민족 출신이었음을 상징하는 비유로 볼수 있음.



두번째 가설은 아누비스/헤르마누비스의 신앙에 영향을 받았다는 주장임.


단순히 '개 머리'가 겹치기 때문만은 아닌데 초기 기독교의 중심지중 하나이자 현재도 5대 총대주교구중 하나인 이집트의 알렉산드리아는 극 초창기부터 기독교 공동체를 이끌면서 정통 다신교 세력과 자주 충돌하는 기독교의 선봉대장 역할을 맡았음. 이때 기존 이집트의 다신교도들이 개종하게 되면서 자연스레 이들이 숭배하던 죽음의 신이자 여행자들의 수호자였던 아누비스/헤르마누비스의 특징이 교단 내부로 흡수되어 크리스토퍼에게 영향을 주었을수 있음.


앞서 말했듯 성 크리스토퍼가 "여행자"의 수호성인으로 여겨지는 점도 이 가설을 뒷받침함.


헤르마누비스는 프톨레마이오스 왕조와 로마 지배기 시기에 헤르메스와 아누비스가 결합된 신인데 이 시기 그리스인들은 헤르메스가 망자를 저승으로 인도하는 신이라 생각해서 이집트 신화에서 비슷한 역할을 하던 아누비스와 동일시 했던걸로 보임.


다만 성 크리스토퍼=아누비스는 아니고 크리스토퍼란 성인은 따로 있었는데 아누비스/헤르마누비스의 속성이 크리스토퍼에게로 이전되었다고 보는게 맞을거 같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