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처님도 상당히 오래 사신 편이라 - 열반 당시 80

여러 삶의 비극을 겪었는데

그 중 하나를 소개합니다

바로 샤카 왕국의 멸망임


부처님 아버지 수도다나 왕이 죽고

왕위는 부처님 사촌 혹은 친척 마하나마에게 계승됨

아들도 손자도 다 출가했고 ...

어차피 샤카족은 왕위 계승제가 아니었으니 .....


그런데

이웃한 코살라국 파사익 왕이 사절을 보냄


"제가 부처님을 존경해서 그런데 - 실제 파사익 왕은 마가다국 빔비사리 왕과 함께 독실한 불자였음

샤카족 공주를 제 아내로 맞이하고 싶습니다

괜찮은 애 한 명 보내주세요"


샤카족은 고민에 빠짐

이팔청춘 젊은 왕도 아니고 아들도 딸도 왕비도 다 있는 왕이니

조선식으로 하면 후궁으로 가야 하는 자리

게다가 샤카족은 자신은 브라만 혈통이라는 혈통적 자부심이 강했고

강대국이요 주변과 교류가 많아 왕실에 이 핏줄 저 핏줄이 들어올 수 밖에 없는 코살라 왕국을 경멸하고 있었음

그런데 체급 차이가 워낙 크니 정신승리만 하고 있었는데 ...

보낼 수도 안 보낼 수도 없는 처지 ...

기묘한 꾀를 냄


바로 마하나마와 하녀 사이에서 태어난 딸을 보내기로 함

즉 옹주를 공주로 책봉해 보내자는 말

그런데 사실 옹주 대우 받은 것도 아니고 그냥 하녀였음

하녀 중 편한 자리에서 일한 것이지 왕족은 절대 아니었음

한 마디로 강대국 상대로 사기질을 한 것

뭐 가봐야 후궁 말석일테니 뭐가 있겠냐 ...

지도 하녀에서 후궁 되면 팔자 핀 것이고

왕의 딸은 딸이니 거짓말도 아니다 ...


뭐 대충 이런 심사였을 듯 한데 ...


부처님을 존경해서인지 여자의 인물이 좋아서인지

이 여자가 왕의 총애를 입고 아들을 낳음

파사익 왕은 그 왕자를 사랑해 외가에 가서 무예 공부를 하라고 함

그런데 그 왕자는 샤카족이 자기를 보는 시선이 예상 밖이라는 것을 알게 됨

코살라국 왕자라면 완전 초 특급 칙사 대접을 받을 줄 알았는데

자기를 보는 멸시의 시선을 느낌

그리고 한 사건이 터지는데 ...

때마침 부처님이 샤카족의 수도 카필라 성을 방문할 예정이었고 부처님 자리를 만들었음

그런데 그 왕자가 호기심에 그 자리에 올라가 봄

그리고 그 광경을 본 사람들이 그 왕자를 거칠게 끌어내리면서 해서는 안 될 말을 함

"어디 종년의 자식이!"


자신에 대한 출생의 비밀을 안 왕자는 고국으로 들어가 절치부심 노력했고

마침내 아버지를 몰아내고 왕이 됨

그리고 샤카족 원정을 준비함

이 일에 앞서 부처님은 마하남 왕에게 한 마디 한다

"그대들은 전생에 연못 근처에 살던 사람이고 저 왕자는 거기 사는 물고기였소.

어느 날 가뭄이 들자 사람들은 물고기를 잡아 먹었고 그 물고기 중 한 마리가 그 사람들에 대해 깊은 원한을 갖고 죽어갔소"

(지금 상황이 보통 상황이 아니다. 대책 좀 세워라 이 인간들아)

다시 돌아가

전쟁을 준비하는 국왕

그런데 태자부터가 반대한다

반대도 당연하다 

명분이 하나도 없으니까 ....

명분이 왜 없냐고?

저걸 명분 삼는 순간 자기 체면은 하수구 아래로 떨어지니까 ...

즉 내 엄마는 하녀였다를 온 천하에 드러내야 하는 것 ....

조선이라면 엄마 신분이 어떻든 옹주니까 귀하신 몸이겠지만

저기는 인도다

카스트 제도가 춤을 추던 시절이다 ....

그러니 화는 나지만 저걸 명분으로 삼을 수는 없고 그걸 빼니 이유가 없고 ...

그래서 태자부터가 반대한 것인데 왕은 태자를 죽이면서까지 강행한다 ...


그런데

군사를 이끌고 가니

부처님이 이파리 하나 없는 나무 밑에 앉아 있었다


왕 : 시원한 좋은 곳이 많은데 왜 거기 앉아 계십니까?

부처님 : 친족의 그늘이 제일 시원한 법입니다


왕은 부처님의 말을 눈치 채고 물러선다

이 일이 세 번 일어났고

네 번째

드디어 부처님도 손을 뗀다

사실 보면 알겠지만 ...

샤카족은 그 세 번 동안 아무 것도 안 했다

선물 바리바리 싸들고 가서

아임 쏘리 베리 쏘리를 외치고

부처님을 내세워 중재를 했다면 무사히 넘어갈 수 있었을 것인데

아무 것도 안 한 샤카족에 실망한 부처님은

그냥 업보려니 혼 좀 나야 정신 차리려니 하고 포기하신 듯 ....


그리고 샤카족은 대패하고 대학살이 일어난다

경전에는 여인 500명을 붙잡고 수청을 들 것을 요구하다 여인들이 거절하자 손발을 잘라 생매장을 했다고 한다

다행히 마하나마 왕이 기지를 발휘해 일부 왕족과 시민들이 도망갈 수 있었다

기지란?

내가 물 속에 들어가 나올 동안 도망친 사람들은 살려 달라는 것

마하나마 왕은 물 속에 들어가 자신의 머리를 풀어 나무 뿌리에 묶었다

즉 익사했다는 말

왕도 외할아버지의 희생을 보고는 더 이상의 살육을 중지하고 돌아간다



그런데 ....

자신이 예상했던 것보다 엄청나게 큰 살육이 일어난 것을 안 부처님

학살의 현장에 가서 죽은 사람들을 위로하는 설법을 한 후

부처님 입에서 나올 최대한의 노여움을 표한다



"나는 두 번 다시 이 곳에 오지 않으리라. 그리고 이런 일을 벌인 왕은 7일 안에 불에 타서 죽으리라!"


거의 저주 급의 말을 들은 왕은 두려워하여

일주일을 연못에 배를 띄우고 지내는데 ..

6일에서 7일로 넘어가는 밤 ...

배에 불이 나서 타죽고 만다

현장법사의 기록에는 연못 속에서 화산이 터졌다고 .....

아마 현실적으로 보면

딱 봐도 정적 많을 성격인데다

출생의 비밀마저 밝혀졌으니 ...

정적들이 왕의 배를 향해 불화살을 날린 듯 함

왕이 탄 배니 장식도 잘 되었을 것이고 표적 삼기 딱 좋았을 듯 ....



이 사건은

데바닷타의 배신

사리불과 목건련의 열반과 함께

부처님 생애 최후반부에 닥칠 세 가지 비극으로 소개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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