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이집트에서 가장 유명한 유적지들 중 하나인 왕가의 계곡 근처에는 왕가의 계곡에서 일하던 노동자들의 거주지인 데이르 엘 메디나(고대 이집트 때는 진실의 장소란 뜻의 세트 마트라고 불렀다)가 있다. 이곳에서는 마을에 살던 노동자들이 일상 생활에서 남긴 기록이 많이 나왔는데 그 중 하나가 여기서 소개할 나우나크테(Naunakhte)의 유언장임.


이 유언장의 주인공은 결혼을 두 번 했는데 첫번째 남편은 서기였던 Kenhikhopshef, 두번째 남편은 노동자인 캠눈(Khaemnun)이며 이 유언장에서 말하는 자식은 두번째 남편인 캠눈 사이에서 본 아이들임.


내용은 먼저 이 유언장을 작성한 날짜와 작성할 때 출석한 증인들의 이름을 나열한 뒤에, 늙은 자신을 충분히 돌봐준 '착한' 자식 5명에게 재산을 상속하고, 나머지 3명은 그렇게 하지 못했으니 아무것도 물려받지 못한다고 적었고(자식들 중 Kenhikhopshef라는 아들은 특별히 청동제 세숫대야를 받게 될 거라고 언급함) 그 대신 아버지한테서는 상속받을 수 있다고 명시했다.


이 파피루스가 작성된 시기는 이집트 신왕국의 끝물인 제20왕조의 파라오 람세스 5세 시기라서, 이 시기가 되면 일반 평민들도 문서 기록물을 사용할 만큼 널리 보급되었다는 점, 비록 당대 여성들이 친가에서 상속을 거의 받지 못했지만 자기 소유의 재산을 자기 의지대로 자식들에게 상속시킬 수 있다는 점 등이 있어서 가치가 높음.


처음 발견했을 때는 2개의 두루마리로 분리된 채 나왔는데 나중에 보니 원래 하나의 두루마리라는 게 확인되어서 원상복구시켰다. 길이는 192cm, 높이는 43cm이고, 두 문서를 작성한 필체가 달라서 서기 2명이 각각 작성한 것으로 보고 있음. 현재는 영국 옥스퍼드 대학의 애쉬몰란 박물관에서 소장하고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