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거란국 도원수는 푸하이 노상에게 글을 보내오, 귀국과 우리 나라는 서로 통교한 이래 200년간 양국의 인민이 서로 평화로이 지내 화호를 통하며 지내왔소. 


그러나 귀국이 재작년 3월에 우리 좌왕을 죽이고 아무런 사죄도 하지 아니하매 우리 황제 폐하께서 푸하이를 징치하고자 군사를 일으키셨소. 그때 나는 랴오동을 쳐 우리 강역으로 편입시키고 야루부(푸하이의 서경)를 치고자 하셨는데, 오로지 그대로 하여금 그 공세가 막히였고, 그로 인해 푸하이의 온 백성이 그대로 하여금 힘을 얻어 우리의 군사가 그대 나라를 치지 못하였소. 


허나 우리 황천과 조종께서 보우하시매 우리 황제 폐하께서 직접 20만 군사를 일으키시어 부여를 거쳐 상경을 함락하시었고, 푸하이 황제를 잡아 우리 황도로 압송하였소.


그대가 비록 장령의 정예한 군사와 풍부한 물산으로 우리 기단에 저항한다 하나, 이미 15부 중 14부가 항복하였고, 그대를 제하면 저항하던 이들도 모두 실패하여 죽었소.


우리 군대는 무너뜨리지 못한 곳이 없었고, 그대는 장령에 틀어박혀 고립된 지 2년이 지났소, 그대의 나라는 그대가 바친 충성의 1할조차도 보답해 주지 않았거늘, 어찌 그대는 충성할 가치가 없는 나라를 위해 죽음을 맞이하려는 헛된 공명을 바라는 것이오?


그대가 장령에서 나와 항복한다면, 우리 황제 폐하께서는 그대의 모든 죄를 사하시고, 그대가 보답받지 못한 충성의 대가를 아낌없이 하사하길 것이오. 또한 장령 인민은 물론, 모든 푸하이인을 우리 기단인과 동등하게 대우할 것을 약속하셨소.


그러나 장령에 계속 틀어박혀 항전하기를 고집한다면, 그대는 후세의 헛된 공명을 얻기는 하겠으나, 장령의 인민을 비록한 푸하이의 백성은 모두 가혹한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 하셨으니, 나는 공이 결코 어리석은 선택을 하지 않길 바랄 뿐이오.


PS.요주에서 붙잡힌 그대의 아내는 잘 지내고 있소. 모든 푸하이인과 그대의 아내의 처우가 어찌 될지는 오로지 그대의 결정에 달린 것이니, 공은 부디 잘 생각하여 결정하길 바라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