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글은 메인스토리 감상문(분량이 정말 많은 감상문)이지만 사실상 오토 아포칼립스에 관한 감상문입니다. 양해부탁드립니다.*

*문장의 명료함을 위해 문어체로 작성했습니다.*

흑사병에 관한 생체 실험. 그리고 붕괴 극복을 위한 만병통치약에 관한 생체 실험 등 수많은 생체실험을 행했던 오토다. 


그의 악행을 간단히 요약하자면 5가지가 있다.


1. 카렌과 붕괴수 유전자를 섞은 클론들이 서로 죽고 죽이도록 실험을 강행(이때 테레사가 탄생). 

2. 바빌론 실험실에서 고아들을 대상으로 생체실험을 강행했는데 그 수준이 매우 잔인했으며 죽은 아이들의 시체를 관리하지 않아 질병에 걸려 사망하는 아이들까지 있었다. 이처럼 비윤리적인 실험을 여러 장소에서 시행.

3. 2차 붕괴(바빌론 실험실에서의 끔찍한 실험으로 인해 시린 탄생) 사태 때 율자 토벌을 방해했으며 핵폭탄을 발사했다. 

4. K-423 탄생 실험을 위해 약 422개의 개체를 죽임(사실 실험을 못 버텨서 죽음). 

5. 인공 율자 실험 강행. 


이외에도 다른 악행들이 존재한다. 오토라는 존재는 왜 이처럼 잔인한 실험과 악행을 해나가고 타인을 짓밟았을까?

카렌 때문이다. 


어떻게 하면 카렌을 살릴 수 있는가? 그 한 가지 답을 위해 이만큼 악행을 저질렀다. 

오토를 혐오하는 테슬라도 이런 말을 한다. 오토라는 희대의 악인이 가질 소망이란 무엇인가? 성녀 카렌의 부활이었다. 자신을 구원해준 카렌. 단 한 사람을 위해 인류를 수단으로서 이용한 것이다.

카렌의 그림자를 뒤쫓는 한 남자에 불과했던 천명의 리더 오토에 대한 테슬라의 평가다. 

누구보다 자기가 한 악행에 대해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오토다. 대부분 문학 작품에서의 악인은 자신의 죄를 인정하지 않는다. 세탁기를 돌리거나 자신은 나쁘지 않다는 반응이 대다수인데 붕괴3의 악인 오토는 자신의 죄를 묵묵하게 인정한다.

오토는 카렌을 위한 사도다. 카렌을 위해서 살고 죽는 진정한 로맨티스트. 하지만 그와 동시에 타인의 인생을 짓밟고 세계의 재앙을 가져온 이기주의자다.(물론 그의 비인도적인 실험이나 연구가 없었다면 붕괴 재난에 인류가 이길 수 있었을지는 미지수다. 아마 세상이 멸망하지 않았을까 싶다.) 


누구보다 이기적이고 냉정하지만 카렌에 한해서는 그 누구보다 감정적이며 맹목적인 모순적인 악역. 오토다. 이렇게까지 이중적이면서 이해되는 악역은 처음본다. 

오토의 계획은 무엇인가? 붕괴 의지를 이용하여 시간 역행을 일으키고 이 시간 역행을 통해 현 크로스텐에 있는 사람들을 제외한 세상을 모두 500년전으로 돌아가게 만들겠다는 것이다. 


코로스텐에 있는 S급 발키리 + 주인공 일행 등이 카렌 카스라나라는 영웅(성녀)을 도와 500년간 붕괴에 대항할 시간을 벌고 세계를 구원하게 만든다는 계획이다.(물론 이것은 가짜 계획이다.)


후카와 듀란달 등 영웅들의 사명은 대부분 공통된 목표를 가지고 있다. 붕괴라는 재난으로부터 인류를 보호한다. 그런데 시간 역행을 한다는 의미는 현 인류가 태어나지 않은 상태로 만드는 것이다. 사실상 현 인류를 모조리 죽여버리고 과거로 시간을 역행하여 카렌 카스라나(물론 그 당시 사람들 모두가 복원된다고 봐야 하지만 오토가 원하는 건 카렌이 살아나는 경우라서 오토의 목표는 명백히 카렌 카스라나 단 한 명에 집중되어 있다. 애초에 그는 인류를 오히려 증오하며 그에게 중요한 건 성녀 단 한 사람이었다. 한 사람을 위해 세상을 수단으로 사용하는 대범함과 이기심. 그는 그런 사람이었다.)를 살린다는 것이다.


그야말로 매드 사이언티스트다. 

나가미츠는 이렇게 말했다. 오토는 인류를 오히려 증오한다고. 즉 그는 붕괴와 대항할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시간 역행을 하는 게 아니다.

카렌 카스라나 단 한 명을 위해. 이런 일을 한 거다. 

카렌은 영웅이었다. 히메코, 키아나 등 다양한 영웅들의 소망을 카렌도 꿈꿨다. 아름답지 않은 세상을 우리가 바꿔나가자. 오토에게 그녀는 말한다. 세상을 구원하자고. 

오토에게 카렌이란 구원자다. 어릴 때 병약했던 오토다. 가족에겐 소외당하고 외롭게 있을 때 그에게 손을 내민 한 사람. 카렌이다. 카렌에 의해 오토는 구원받았고. 오토는 그렇기에 항상 그녀에게 전폭적인 도움을 주었다.

그저 카렌 한 사람을 위해 노력했던 오토다. 

인체 실험을 통해 흑사병 약을 개발했다. 하지만 이후 붕괴 에너지에도 듣는 만병통치약을 만든다는 목표를 위해 사람들을 납치하고 실험을 강행했던 일이 문제가 됐다. 추후 카렌이 이 사실을 알고 오토의 뺨을 후려 쳤다. 그럼에도 오토는 카렌을 도왔다. 

구원자의 죽음. 종교적 의미로서 본다면 오토의 진정한 인생도 여기서 끝났다.

오토가 이야기하는 죽음. 인간의 신념, 가치, 존재를 영원히 지워버리는 현상. 존재를 존재하지 않는 무언가로 바꾼다. 죽음이란 모든 인간(지적 존재) 앞에 존재하는 영원한 공포.

사랑하는 사람. 누군가에겐 부모님. 누군가에겐 연인. 누군가에겐 친우. 그 모든 것은 영원하다는 착각 속에서 인간은 살아간다는 오토의 이야기.

우리의 물리적인 육체가 어떻게 이뤄지는지 알지만 정신적인 면에서 그것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한다는 건 사실이다. 시간의 흐름에 대해 인지해도 그 이후의 결과가 지금 당장 닥치지 않기 때문에 오는 인지 부조화를 오토는 이야기하고 있다.

카렌의 죽음을 믿지 못했던 오토다. 그녀가 처형 당하기 전에 붕괴수를 풀어 어떻게든 구하려 했지만 역으로 붕괴수에 의해 카렌이 죽어버렸으니. 카렌의 죽음이라는 늪에 빠져 점점 그녀의 죽음에 함몰되는 오토였다. 

고작 주교라고 자신을 칭하는 오토. 오토에게 성녀란 구원자이자 세상을 바꿀 영웅이었다. 그러나 그녀는 죽었다. 사고 이전에 처형 선고를 받았다. 


오토라는 한 남자의 인생을 구원한 카렌 카스라나는 오토의 입장에서 세상을 아름답게 바꿀 무한한 가능성이었다.


그렇기에 오토는 말한다. 자신의 모든 악행을 자신이 짊어지되 그녀의 죽음에 대한 죄는 자신 뿐만 아니라 이 세상에 있다고 말이다.

메인스토리를 요약해보자면, 

듀란달도 카스라나 가문의 피를 이어 받았고. K423, 테레사도 인공적으로 만들어졌지만 DNA에 카스라나 가문의 유전자가 있기도하죠다. 또 그녀들도 영웅으로서 사명을 가지고 있고 실제로 세상을 변화시키고 있다. 그런 이야기를 오토는 하고 있다. 

이성적인 악인. 

자신이 악인임을 인정하는 구절이다. 카렌의 죽음. 성녀의 존재가 사라진 것. 그녀라는 존재가 있었지만 무로 돌아간 것. 그 사실 자체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어떻게든 그녀를 살리려 했다. 테레사와 같은 클론을 만들어 보기도 하고, 그녀를 살리기 위해 비인륜적 실험을 강행하고, 인공 성흔 제조를 위한 끔찍한 생체실험도 하고, K-423을 만든 것처럼 율자를 인공적으로 제조해보기도 하고.


악인으로서 오토가 진행했던 모든 행동은 카렌을 잃었던 그 공포와 죽음을 받아들이지 못했던 감정에서 비롯되었던 것이다.


그럼에도 오토는 자신의 악행을 부정하지 않는다. 덤덤하게 인정한다. 그녀를 위해 세상을 이용하는 악인. 그것이 오토다.

오토의 진정한 계획을 설명하기 전 오토가 얼마나 대단한 인물인지 실감했다. 구문명에서도 허수의 나무에 접근하는 건 실패했다. 하지만 오토는 달랐다. 그는 허수의 나무에 접근하는 걸 넘어 그 힘을 무력화하는 방법을 강구했다. 

오토는 허수의 나무와 가까워 지며 무한한 힘(고유 세계를 재구성할 수 있는 힘 = 분기점을 자극하는 무언가)을 얻었으나 그만큼 고유 세계에 얽매이게 되어 노예나 다름 없는 상태가 되었다.


그때 K-423(키아나 카스라나)의 율자로서의 힘(그리고 의지)이 허수의 나무가 지닌 법칙을 교란시켜 자신을 자유의 몸(대신 육체는 죽음)으로 만들 수 있음을 예측했던 것이다. 


오토는 사랑으로 율자를 죽인다는 명언을 남긴 적이 있다. 왜 그런 말을 했는지 여기서 이해할 수 있었다. 키아나 카스라나 이하 주인공은 율자의 인격을 이겨낸 경험이 있다. 또, 공간의 율자가 지닌 재구성의 힘을 지니고 있다. 그런 점에서 키아나 카스라나에게 도박을 건게 아닌가 싶다. 


오토가 이전에 주인공 일행을 도발한 장면이 있었는데 위의 이야기와 일맥상통한다. 사랑의 힘. 감정의 힘을 믿었던 오토다. 이성과 감정에 대한 철학적 논의는 현대 사회에서도 지속적으로 나오는 주제다.


영국의 저명한 철학자들은 이성에 대한 담론을 찬양했지만 프랑스의 저명한 철학자(루소 포함)들은 감정에 대한 담론을 찬양했다. 


오토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감정의 힘 특히 사랑의 힘을 믿었고 그 믿음에 대한 보답으로 카렌 카스라나의 부활의 분기점얻게 되었다. 


허수의 나무에 얽매인 오토를 자유롭게 만들기 위해서는 공간의 율자가 가진 기적과 의지(사랑의 힘 혹은 그와 동일할 정도로 강력한 분노)가 필요했다. 그것을 자극하기 위해 오토는 분노를 유발할 만한 도발을 했고 결국 (키아나로 인해) 무한한 힘을 재구성하여 카렌 부활의 가능성을 확보할 수 있었다. 


즉, 붕괴 의지를 통해 허수의 나무와 연결된 오토는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는 힘을 가졌지만 허수의 나무 좌표에 얽매이게 되는 제약이 생겨 사실상 허수의 나무의 노예가 되었다. 이때 공간의 율자가 가진 힘(재규격화)을 통해 오토는 허수의 나무로부터 자유로운 몸(사실상 죽음)이 되었고 세상을 변화시키는 힘(허수의 힘)을 통해 카렌이 살아남은 시간대(역사의 분기점 조정)를 만들 수 있게 된 것이다. 

역사의 갈림길. 카렌이 살아남는 시간대를 만들고 주인공 일행이 살아가는 현재의 분기점을 파괴하지 않아도 되는 해피엔딩. 


자신이 죽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죽음 따위 별거 아닌 듯 이야기하는 오토의 모습은 이제는 무서울 정도다.

그러면서 덤덤하게 자신의 죄악을 안고 갈 것이라는 부분과 주인공 일행을 축복하는 발언은

매력적인 악역의 스토리가 막을 내림을 알리고 있었다. 

오토에게 테레사도 이전에 중요한 의미를 지닌 존재였다. 어찌보면 카렌 카스라나의 재강림이라고 느낄 정도로 테레사도 그녀와 유사한 점이 많은 인물이었다. 

하지만 테레사라는 그릇은 카렌 카스라나는 아니었다. 이미 사라진 영혼을 현재에 재현하는 건 불가능했다. 

그렇기에 그녀가 살아있는 분기점을 만드는 결론을 내린 것이다. 

허수의 나무로 향하는 길. 오토는 자신의 어린 누이가 죽은 사건을 읊는다. 어른들은 항상 말했다. "죽으면 천국에 갈거야". 거짓이었다. 인간은 죽음에 대한 공포에 대해 마치 그 순간은 오지 않고 인간이 생전 지녔던 영혼은 영원히 유지될 것이라는 망상 속에서 죽음에 대한 공포를 회피한다. 


영원함이라는 망상을 통해 죽음에 대한 공포를 회피하는 인간에 대해 독백을 읊는 오토다. 


사랑과 감정의 영원함. 죽움에 대한 공포. 언젠가 오토는 이 말을 믿은 적이 있다. 그가 잔인한 실험을 강행한 이유. 그 모든 건 카렌의 영혼을 위해서였다. 영원함과 죽음에 대한 인류의 세뇌는 영혼이 죽음의 위에 있는 무언가로 느껴지도록 만든다.


그렇기에 오토는 미래를 상상했다. 카렌의 영혼이, 성녀의 영혼이 새로이 세상에 강림할 때 그녀에게 아름답게 변한 세상을. 그녀와 약속했던. 세상을 구하겠다는 약속을 이루고 아름다운 세상을 보여주는 그 한 순간을 오토는 꿈꿨다. 

테레사에게 할아버지로서 남기는 마지막 인사.

카렌을 위해 살았던 오토. 그녀의 추종자인 오토였다. 그의 길고 길었던 500년의 역사가 곧 끝을 맞이한다. 

배신

패륜

타인의 인생을 함부로 좌지우지한 죄

생체실험 등 반인륜적 행위를 했으며

오직 카렌을 위해서 세상을 이용한 오만하고 추악한 악역

오토.

유일하게 진실된 그의 성녀 카렌

그녀가 살아있는 하나의 가능성을 위해 세상을 수단으로서 이용한 그녀의 신도였다.

붕괴 3의 핵심 메시지. 수많은 영웅들이 바래왔고 또 그 소망을 위해 희생했던 것. 아름답지 않은 세상을 아름다운 세상으로 바꾼다는 그들의 사명. 


오토는 악인으로서 이 세상을 바라본다. 악인은 배를 불리고 추악함이 세상에는 판을치며 영웅들이 바랬던 아름다움은 설 곳이 없다. 

악인으로서

이 세상의 악의를 처단한다는

오토의 모습.

카렌을 살리기 위해 결코 포기하지 않는다.

오토는 영혼의 개념은 사실상 착각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한때 영혼이 있다면 그릇을 통해 그녀의 재림이 가능할 것이라 생각하기도 했지만. 그것이 불가능함을 깨닫고 죽은 영혼을 깨우기 위해 자신의 생명을 바친다. 

한 사람의 죽음(오토의 죽음)을 통해 한 사람의 인생(카렌)은 다시 흐른다.

주인공 일행의 분노를 자극한 오토다. 사랑으로 율자를 죽인다는 말을 한 오토다. 어찌보면, 오토의 인생이란 사랑하는 이를 잃은 분노와 슬픔에 미친 한 남자의 이야기가 아닌가 싶다.


"영원히 안녕, 나의 발명가"


*소감*

"이것은 한 사람이 할 수 있는 가장 이기적인 일"


오토 아포칼립스는 악인입니다. 타인의 인생을 자신의 목적을 위해 수단으로서 사용했고 생명의 존엄성과 윤리 가치를 기만했죠.


보편적인 인식으로 판단한다면 그는 사상 초유의 악인이 분명하지만 그냥 미운 악역이라고 칭할 수 없는 다채로운 캐릭터입니다.


그는 병약한 한 인간이었을 뿐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의 독백에서 볼 수 있듯이 그는 한 여인을 사랑한 남성이었을 뿐입니다. 


'카렌 카스라나'. 그녀의 손길 때문에 오토는 구원받았고 그녀를 사랑했고 그녀를 위해서는 뭐든 할 수 있었던 카렌의 신도죠.


그렇기에 세상을 증오했습니다. 세상은 성녀를 배신했죠. 영웅이 세상을 아름답게 변화시키기 위해 노력했지만 그녀는 간악한 세력에 음해당하며 사형을 당할 위기에 봉착했습니다.


오토 아포칼립스는 그런 그녀를 구하기 위해 붕괴수를 풀었고 의도치 않게 카렌은 사망하죠.


이때부터 그의 광기는 완성되었을지도 모릅니다.


죽음에 대한 공포. 한 존재가 존재하지 않게 변하는 현상. 오토에게 카렌 카스라나의 죽음은 받아들일 수 없는 무언가였을 겁니다.


그렇기에 그는 세상을 기만하고

인류를 증오하며

타인의 삶을 수단으로 이용했죠. 


그 무엇도 오토라는 이 악역의 행위를 정당화할 수 없습니다.

그는 이기주의자이며 매드 사이언티스트입니다.


하지만

카렌이라는 성녀를 사랑하는 아무것도 아닌 한 사람이었죠. 


사랑을 위해 최악의 악인이 된 그와 같은 인물은 본 적이 없어서


기억에 남네요. 


오토 애니메이션 보고 울고 와서 글을 너무 길게 썼네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글 내용 중 오류가 있을 때 지적해주는 댓글은 언제나 환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