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전투를 마치고 방금 히페리온에 복귀해 지친 탓일까, 함장의 말이 조금 이상하게 들린 제레는 눈을 조금 크게 뜨며 되물었다.


"제레는 디시인사이드 해본 적 있니?"


"아아, 디시인사이드 말인가요."


제레는 탈코페미를 그만둔다고 선언한뒤 머리를 기른뒤 노무현만 보면 빵 터지는 암베충 노사모, 「노스트 노즈마리」로 다시 태어난 리타 로즈바이세의 모습을 떠올리며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해본 적도 없고, 별로 하고 싶지도 않아요."


"그래? 꽤나 재미있다고? 게다가 유행이기도 하고. 굳이 안 하는 이유라도 있니? 혹시....."


함장은 뭔가 의심 간다는 듯이 말끝을 흐렸지만 방금 고된 연전으로 진이 빠진 제레는 그것을 캐치하지 못한 채 적당히 얼버무렸다.


"아뇨, 그냥 남초 커뮤니티는 좀 무서워서 말이죠."


"아아, 그런 이유인가... 나도 가끔은 얼마나 무서 운지....."


"네?"


또 다시 함장의 말이 이상하게 들렸다.


"나도 가끔은 무섭다고."


함장은 무기력한 웃음을 지으며 물었다.


"뭔가 다른 걸 생각한 거니?"


"아뇨, 뭐 딱히 그런 건 아니구요."


함장은 말을 돌리듯 갑자기 제레를 칭찬했다.


"제레는 참 젠틀 한녀 자 같아."


"네?"


우연의 일치일까? 또 다시 함장의 말이 이상하게 들렸다.


"참 젠틀한 여자 같다고."


"아... 고마워요."


제레는 그렇게 답하며 핸드폰을 쳐다보았다. 어느 덧 잠을 자야할 시간이 다가왔다.


"슬슬 자러 갈게요. 함장님, 그럼 안녕히 주무세요."


이제 양치를 하려고 화장실로 향하는 제레. 그녀의 등 뒤로 함장의 목소리가 다시금 들려왔다.


"잠깐, 너의 응디, 시티가 붙었다."


"네?"


오늘 자신은 도대체 몇 번이나 함장에게 이 한 글자짜리 질문을 하는 것일까, 라고 제레는 자기 마음속 흑제레한테만 한탄을 할수밖에 없었다.


"아니, 너의 엉덩이에 시트지가 붙어있었다고. 그걸 말해주려고 한거였어."


"그래요, 함장님 그럼 이제 진짜로 안녕히 주무세요."


"그래, 잘자라 제레."


"요즘 일찍 안자면 꿈에서 악몽으로 후카스가 나온다는 소문이 함내에서 돌잖아요."


정말이지, 어딜 가든 이상한 후카단, 44세 상폐년 이모에게 성욕을 느끼는 횡령단 같은 미친놈들이 많은 시대이다.


"제레는 그런 유치한 미신을 믿니? 하여간... 그런 소문을 진짜로 믿고 퍼트린게 누구누구인지는 몰라도, 참 바 보들... 보들이라니까."


"네?"


"참 바보들이라고."


"하하, 그런가요."


하지만 무슨 일이 있어도 인터넷 중독으로 인해 결국 일베전사 암베충으로 다시 태어나서 운지운지 거리고 다니는 브로냐 언니같은 그런 이상한 바보들로부터 자신이 마음 깊이 동경하는 함장님만큼은 지켜내리라. 그렇게 다짐하는 제레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