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 가동이 시작된다.

이건 아무도 가본 적 없는 길이다. 이제 그들은, 이 길을 따라 수만 년의 시간을 뛰어 넘어야 한다.

그리고 그들이 지금 밟고 있는 이 땅은 다시 돌아올 수 있을지조차 확신할 수 없는 머나 먼 타향이 되어 버릴 것이다. 


"준비 됐나요, 케빈?" 


"응." 


"잠들었었나요?"


“…수는?”


"수는 아직해야 할 일이 있습니다. 돌아오지 않을 거예요."


“…”

"화, 넌 융합 전사가 되고 난 후로 아직도 꿈을 꾸나?"


“그건 왜 물어 보시죠?”


“난… 꿈에 MEI가, 사쿠라가, 엘리시아가 나와… 난 모든 죽어간 이들의 꿈을 꿔.”

“그들은 내게 적자생존이라고 말하지.”

“그게 나로 하여금 지금의 나를 증오하게 만들어.”


“알고 있어요, 케빈.”

“하지만 우리가 지금 살아남은 건 결코 비굴한 삶을 살아가기 위해서가 아니에요.”

“그들은 우리를 위해 길을 만들어 줬습니다, 그리고 우린… 아직 기회가 있어요. 모든 걸 다시 시작할 수있는 기회요.” 

"이제 그만 눈 붙여요, 케빈… 좋은 꿈 꾸길.”


“다시 시작한다고? 아니, 화… 모든 건, 아직 끝나지 않았어."

"그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우린 반드시 붕괴를 이겨낼 것이다."


“…”


수면 캡슐이 점점 내려 앉았고, 어둠과 적막함이 모든 걸 품에 안았다. 수만 년에 달하는 긴 여정이 시작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