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차

4일차

 *당연히 뇌피셜 조미료 왕창 쳤고 내가 키등어국이라 키등어국 위주임 감안하고 봐야 함ㅇㅇ;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명승부였으나 모종의 사건으로 인해 대체 누가 이겼는지 미궁에 빠지게 된 3일차였다.


 2일차와 달리 3일차는 시작은 고요했으나 그 끝이 실로 영화와 같았는데, 그럼 오늘의 붕국지에선 무슨 일이 있었는지 살펴보도록 하자.


 일단 지도부터 펼쳐놓고 시작한다.






 1. 오전~ 오후 1시

 

 3일차의 시작은 혼란스러웠다. 좌로는 낙풍암을, 우로는 관창각을 점령해뒀던 키등어국의 영토는 안정적인 성장을 도모하기에는 너무나 넓었고, 키등어국을 향해 이를 부득부득 갈고 있을 듀란달국과 리타국이 어떻게 나올지는 그야말로 뚜껑을 열어보기 전에는 알 수 없는 찬합과도 같았다.


 그리고 당연히, 모두가 섹작대를 주목하고 있었을 것이다.


 섹작대는 가히 독이 든 성배라 할 수 있었다. 누구나 갖기를 원하지만, 이를 가진다는 건 진영전 꼴등이란 독을 함께 마셔야만 했다.


 1일차에 세력을 넓히던 키등어국과 리타국이 싸우면서 모든 전력을 소모한 키등어국은 꼴등이란 쓴 잔을 마셔야 했고, 2일차의 듀란달국은 섹적대에 눈이 먼 나머지 4000만점을 불태우고 키등어국의 패악질을 모조리 감당하며 꼴등으로 나가떨어졌다.


 허면 이번 이번 섹작대는 누가 먹저 선점할 것인가가 가장 큰 화두일 것인데, 이는 사실 어느 정도 암시된 바가 있었다.


 리타국은 애초에 섹작대를 포기할 수가 없다. 섹작대는 기본적으로 메달이 3개이며 무지성으로 깃털만 노리고 깃털 많고 잘 보이는 중앙을 계속 치는 인력들이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듀란달국이 그다지 섹작대를 칠 여유도, 이유도 없었다는 점이다.


 듀란달국은 시작부터 낙풍암이 점령당한 상태였다. 망수영을 관통 당해서 고암문과 벽수교까지 위험해지는 상황은 심적으로나 이익적으로나 꺼려지는 상황이며, 본진에 가까운 지역을 계속 밀린 상태로 두는 것도 마찬가지였다.


 따라서 듀란달의 세력은 기본적으로 낙풍암을 밀어내는 것에 주력하게 되며, 이미 점령당한 반혼진, 먹어야 하는 낙풍암으로 세력이 분산되면 자연스럽게 섹작대를 공격하는 인원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반면 키등어국은?


 관창각은 차차하고 이미 먹어둔 낙풍암을 유지하는 것보단 중앙에 탐스럽게 놓인 섹작대를 먹으려는 인원이 훨씬 많았다.


 망수영과 낙풍암은 노려볼 만할지언정 듀란달국만큼의 처절함은 없었고, 관창각은 애초에 경수림부터 천탕관까지 일점돌파를 하는 게 아니라면 초반부터 에너지를 집중하기엔 그다지 '재미있지 않은' 지역이었다.


 따라서 키등어국의 남는 전력이 듀란달국보다 많은 이상 키등어국과 리타국의 섹작대를 둔 경쟁은 시작부터 예견된 것이나 다름 없었던 것이다.



 그리하여 10시 57분, 섹작대는 처음으로 키등어국의 손에 함락되고 만다.


 여기까지는 예상이 가능한 흐름이었다. 1,2일차의 흐름대로라면 여기서 경쟁에서 빠진 듀란달국은 뒷짐을 지고 두 나라가 양패구상하길 바랄 것이고, 리타국의 울며 겨자먹기식 반격 속에 키등어들이 불나방처럼 뛰어드는, 그런 그림이 나와야만 했다. 그리고 실제로도 한동안은 그러했다.


 허나, 오늘의 주인공은 섹작대가 아니었다.


 키붕이들도 학습을 하는 자들이었고, 섹작대가 얼마나 허울만 있는 장소인지, 사이드 라인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달아버렸다.


 어차피 리타국에게 빼앗길 장소. 어제 본 치킨 레이스의 결말. 모든 것들이 하나로 합쳐져 섹작대로 가는 무지성 돌격의 발길을 붙잡았기에, 그들은 새로운 전쟁터를 바라봤다.


 

(2시 25분 즈음의 관창각의 경쟁률. 당시 섹작대에 공성하러 간 키등어들의 점수는 1000만점에 불과했다.)


 멍청해보이는 행동과 달리, 관창각이 어떤 가치를 가지는지 키등어들은 아주 잘 알고 있었다. 저번 전투의 마지막을 장식한 것은 경수림 탈환을 통한 관창각 유지였고, 센터에 비해 경쟁률이 낮으면서 2점이라는 고득점은 아주 매혹적으로 다가왔다.


 자연스레 키등어들의 시선은 '자신의 것'이었던 관창각으로 향했고, 마찬가지로 빼앗긴 터전을 되찾기 위해 혈안이었던 리타국과의 혈전으로 인해 3일차 시작 1시간만에 150만점이라는 점수를 이룩한다.


 한편으로 기이한 일이 벌어졌는데, 정작 그 반대편에 있었던, 듀란달국과 키등어국을 잇는 임강각에선 고요한 적막만이 흐르고 있었던 것이었다.


 어젯밤 낙풍암까지 개통당하는 수모를 겪고 오전 10시 35분 경엔 그 안쪽 자궁 망수영까지 개통당했음에도 그저 조용히, 그리고 소극적으로 망수영과 낙풍암까지 복구한 듀란달국은 깨작깨작 임강각을 숟가락으로 긁을 뿐, 관창각을 공략하던 리타와 같은 노도의 기세는 보이지 않았다.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을 수도 있고 그저 우연이었을 수도 있겠으나, 의도했든 의도치 않았든 이 고요한 한 수는 조금씩 예리해져, 와신상담하며 잠복하던 듀란달국의 비장의 한 수가 되는데, 그 빛이 발하는 것은 조금 나중의 이야기가 된다.


 아무튼 임강각은 휴전이나 다름 없는 상태였다. 관창각은 불타올랐고 리타국과 듀란달국을 잇는 반혼진은 어제와 비슷한 '어느 정도 성의 있는' 줄다리기가 이어지고 있는 형태였다.


 하지만 섹작대의 수비와 이유를 알 수 없는 고암문 공성, 그리고 관창각에 소모되는 병력이 합쳐져 결국 중과부적이 된 리타국은 양 측면의 진형을 모두 놓치게 되고 마니, 11시 30분 경의 일이었다.





 시간이 지나 11시 50분경. 작은 불씨에 불과했던 임강각이 희미하지만 조금씩 열기를 띠기 시작했다.


 2일차보단 적었지만 여전히 섹작대로 달려드는 섹무새들이 많았던 키등어국은 마침내 섹작대를 한번 더 따먹는데 성공했다.


 허나 관창각과 섹작대의 동시 유지는 아침의 키등어국으로서도 무리였고, 처음엔 관창각, 그 후엔 섹작대를 내주며 한동안 이 둘을 서로 주고 받으며 리타국과 키등어국은 으르렁거렸다. 한편 관창각은 300만점을 돌파하여 제 2의 섹작대로서의 위치를 공고히 했다.


 그리고 이 시기 즈음, 숟가락으로 느긋이 임강각을 후벼파던 듀란달국이 마침내 준비 점수를 넘어서 임강각을 접수하고 만다. 하지만 여전히 점수는 150만점 근방이었으므로 키등어들은 그리 심각하게 여기지도 않았고, 그럴 여유 또한 없었다.


 관창각의 열기는 식을 줄을 몰랐고, 섹작대가 600만점일 때 420만점으로 불타올랐으니 당연히 임강각을 빠르게 탈환할 병력이 있을 리 만무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여전히 느긋한 듀란달국이 이번엔 임강각 너머 삭풍원을 쿡쿡 건드리기 시작했을 때에도, 키등어국은 리타국의 방비에 온 힘을 쏟고 있었다.


 어라? 하지만 무언가 이상하다.


 사이드의 전선을 보자면 가장 뜨거운 관창각을 사이에 두고 겨루고 있는 리타국과 키등어국은 이뿐만 아니라 섹작대에서도 서로를 죽이지 못해 안달이 난 상황이었다.


 관창각과 섹작대만 합해도 1000만에 육박했으니 대부분의 병력은 그곳으로 몰렸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었다.


 그렇다면? 아무튼 같은 수준의 병력을 어딘가의 공성에 쏟아붓고 있을 듀란달국의 병력은 어디에 있단 말인가?


 12시 37분경, 별다른 의문 없이 섹작대와 관창각에서 리타국과 힘싸움을 하고 있던 키등어국의 앞으로 비보가 전해온다.



 섹수단이 불타오르고 있었다.







 2. 오후 1시 ~ 오후 6시


 듀란달국이 섹수단을 점령하는 데 성공한 것엔 여러 이유가 있겠으나, 필자는 이하의 원인이 주요했다고 생각한다.


 첫번째로, 듀란달국은 섹작대 경쟁에서 탈락한 상황이었다.


 전날의 패인이 무리한 섹작대 공략이었단 것을 인지하고 있었고, 시작하자마자 리타국에게 먹힌 반혼진과 낙풍암을 점령하는 것에 병력이 몰려 섹작대까지 충분한 병력이 갈 여유도 없었다.


 자연스레 시작부터 섹작대는 키등어국과 리타국의 경쟁이 되었고, 따라서 중반부, 자신의 터를 되찾은 듀란달국이 향할 장소는 애초에 섹수단 하나밖에 없었던 것이다.


 둘째로, 섹수단 또한 충분히 매력적인 장소였다. 안 그래도 섹작대의 밈에 가려져 있을 지언정 첫날 공성지로서의 밈을 뽐내기는 섹수단도 마찬가지였는데, 이와 더불어 깃털 파밍을 하는 듀란달국 병사의 입장에서 보면 이미 200만점 이상의 차이로 안정적인 자신의 진영 고암문을 더 수성할 이유가 없었다.


 하물며 섹수단은 키등어국을 몰락시켰던 1일차의 상징이 아니던가. 


 이 둘이 원인이 되어 공세가 몰린 섹수단은 섹작대에 눈이 뒤집힌 키등어들의 홀대 속에 듀란달국에 뷰지를 내주고야 말았다.


 뺏고 뺏기는 치열한 싸움 끝에 1시 30분 경이 되어서야 간신히 키등어국은 섹수단을 안정적으로 되찾는데 성공한다.


 하지만 섹수단 너머 쌍랑곡도 은근슬쩍 듀란달국의 칼날이 향하는 상황이었고, 20분이란 시간이 지나자 관창각은 600만점에 도달해 사실상 섹작대와 같은 수준의 경쟁률을 보유했고, 섹수단은 유례없이 빠른 속도로 가열되어 마찬가지로 섹작대를 능가해버렸다.


 이 점수가 되자 키등어국과 리타국도 관창각에 너무 많은 전력을 내는 건 손해라는 사실을 눈치챘다. 관창각의 점수는 조금씩 느리게 올라갔고, 대신 아래쪽 반혼진이 점점 가열되기 시작했다. 중앙에선 리타국이 서벌에 박차를 가해 고암문에서의 싸움도 조금씩 가열된다.


 이 시점부터는 사실상 리타국과 듀란달국의 승기가 우세한 상황이었다.



 센터 싸움에서는 섹수단을 공략하면서 고암문을 방어해야 하는 리타국이 열기가 덜한 섹작대를 지키며 고암문을 공성하는 리타국보다 더 부담스러웠던 반면 측면에서는 평화로운 임강각을 끼지 못하고 관창각과 반혼진을 두고 싸워야 하는 리타국이 손해를 봤다.


 오직 관창각과 섹수대를 둘 다 끼고 싸워야 하는 키등어국만이 200만점이 넘는 손해를 보며 힘겨운 싸움을 이어나갈 뿐이었고, 여력이 남는 두 나라의 경쟁지점인 반혼진이 계속해서 달아오르면서 고착은 저녁이 될 때까지 이어졌다.



 이 시기는 겉보기에는 사이드에서 서로 한 칸씩 주거니 받거니 하는 고요한 싸움으로 보였다. 중앙의 삼각형은 그 어떤 변화도 없었고, 아무도 관심도 가지지 않는 듯했다.


 그러나 끓기 직전의 물은 원래 겉보기에는 고요한 법이고


 



 오후 5시 30분. 점유율이 더 높더라도 필요 점수를 충족시키지 못하면 점령되지 않는다는 조건 밑에, 밑작업을 끝내둔 별동대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3. 오후 6시 ~ 11시



 중앙의 바깥 삼각형 세 곳 중  가장 먼저 터진 것은 역시나 키등어국의 쌍랑곡이었다.


 보급로를 잃은 키등어국은 맥없이 섹수단까지 내줄 수밖에 없었고, 키등어국은 이미 100만 점수가 자리 잡고 있는 듀란달국의 벽수교를 노리기보단 리타국의 옆구리를 찌르는 선택을 했다.


 


 하지만 대군이 아닌 별동대 수준의 병력으로 적진 한가운데에 있는 세력을 유지한다는 건 무리였다.


 잠깐의 머뭇거림을 만들었을지언정 리타국은 금세 다시 자신의 영역을 복구해냈고 더 여력이 남아 있지 않던 키등어국은 측면 전선을 모조리 내주고 자신의 영역 안에 웅크린채 수비에 집중할 수밖에 없었다.


 한편 이 기회를 놓치지 않은 듀란달국은 반혼진을 탈환하고 기세를 몰아 남강구까지 밀고 내려오지만 분노한 리타국의 병력에 의해 되려 자신이 백장원까지 밀리고, 키등어국 또한 북풍림을 털리고야 만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이 시기는 무거운 세 전선 섹수단과 관창각, 섹작대를 모두 부담해야 했던 키등어국이 힘을 비축할 수 있는 시기가 되어버렸다.


 그 이유를 말하자면 첫번째로, 리타국은 키등어국보단 듀란달국을 점령하는 데에 힘을 더 많이 쏟아부었다.


 마찬가지로 양국의 수비진이지만 키등어국의 북풍림에 130만 병력이 소모될 때 듀란달국의 백장원은 240만이 소모되고 있었고, 또한 북풍림으로 전선이 밀림에 따라 관창각과 같은 소모전을 피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두 번째로, 이틀째와 마찬가지 논리로 듀란달국이 키등어국이 섹작대로 이르는 길을 끊어버렸다.


 이는 한 시간 가량의 일시적인 일이었지만 유의미했던 점은, 그 시간동안 리타국이 섹작대에 서열정리를 해버렸다는 것이다.


 


 본디 격렬한 싸움은 점령 비율이 3% 이하로 나서 '이길 수 있겠다' 싶을 때 발생하는 법인데 듀란달국의 오전, 오후 두번의 경로 차단은 키아나국이 섹작대에 투자를 하지 못하게 만들었고, 그동안 무지성으로 섹작대에 박은 리타국의 점령 비율은 이미 키등어국이 바라보기엔 너무나 거대한 차이였다.


 실제로 이 시점을 기하여 키등어국의 섹작대 점령 점수는 시간당 100만점 정도로, 측면의 다른 지점들보다도 조금 떨어지는 수치를 보여준다.


 그리고 반혼진은 계속해서 불타올랐고, 기세가 오른 리타국은 고암문을 더욱 거세게 몰아붙이는데 눈이 팔려 키등어국이 힘을 키우고 있다는 것을 눈치채지 못하고 있었다.


 그리고 7시 30분, 웅크리고 있던 키아나국이 날개를 펴기 시작했다.


 날개야, 다시 돋아라. 날자. 날자. 한 번만 더 날자꾸나. 한 번만 더 날아 보자꾸나...




 저녁의 키등어국은 강했다. 듀란달국은 도무지 임강각을 되찾질 못했고, 리타국의 나팔관은 세번이나 뚫려 이제는 뷰지 빼곤 자궁이고 질이고 나팔관이고 걸레짝이 다 될 지경이었다. 게다가 밑으로는 임강각에 쓸 힘을 아래로 돌린 듀란달국에게 쉴 틈 없이 후벼 파였다.


 다만 이 시기에 리타국이 이 정도로까지 털린 것에는 자신의 업보도 있는데, 그것이 무엇인가 하니



 본진 다 털리는데도 고암문 한번 따먹겠다고 이러고 있었다......반면 우측으론 키등어국이 400명씩 들어가 찔러대고 있으니 밀리지 않을 리가.


 그리고 이날 리타국의 대숲이 유달리 많이 털리는데 아마 섹작대의 서열 정리로 인한 키등어국의 꿩 대신 닭 심보가 작용했던 것으로 보인다.


 아무튼 7시 30분부터 시작된 키등어국의 궐기는 10시 50분까지도 이어졌으므로 키등어국의 모두는 밤의 키등어국을 생각하며 1위를 내심 직감하고 있었다.


 리타국은 스스로가 만든 공세에 자멸해가며 포기하는 기색이었고, 키등어국은 듀란달국이 측면을 유지하며 2위를 공고히 할 거라 생각했다.




 그리고 오직 듀란달국만이, 아침부터 벼려놓은 비수를 은밀히 손에 쥐고 1위의 자리를 탐하고 있었다.





 4. 오후 11시 ~ 오전 0시


 듀란달국의 비수는 두번 찔렀다.


 키등어국이 승리에 도취되어 있던 사이 듀란달국은 조심히 임강각을 향해 진출했고, 진출에 성공하고 조금 뒤, 키등어국을 향한 건곤일척의 비수가 조용하지만 날카롭게 목을 노리고 날아들었다.


 


 '삭풍원이 점령됐다.'


 키등어국은 순식간에 비상에 빠졌다. 삭풍원의 점령은 다른 지역의 점령보다 훨씬 무거운 의미를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서로 점령을 탐하는 자리 사이의 점수차는 적으면 2000점에서, 많아봐야 15만점 정도였다.


 그러나 키등어국이 안심하며 고작 45만점으로 방치해뒀던 삭풍원은 뚫릴 당시 100만점을 찍은 상태였고, 시간은 오후 11시 10분. 종전까지 50분밖에 남지 않은 키등어국은 거진 다른 지역을 5번은 뚫고도 남을 55만점이라는 격차를 듀란달국 상대로 뽑아내야만 했다.


 어쩌면 아침부터 뿌려 놓은 씨앗. 어쩌면 어젯밤부터 갈고 닦은 원한.  우연이든 필연이든 이상할 정도로 얌전하고 정적이던 듀란달국의 측면 세력은 어제의 한을 잊지 않은 상태였고, 마지막에 이르러 가장 치명적인 복수를 성공하고야 만다.


 하지만 키등어국은 여기서 다시 괴력을 발휘, 리타국의 본진까지도 침투하려 했던 병력을 조금씩 빼내며 동시에 삭풍원을 엄청난 속도로 정벌하기 시작하고, 새로고침할 때마다 올라가는 점수를 통해 고작 20분만에 다시 되찾아버리고야 말았다.


 이에 듀란달국은 전선을 유지하기는 어렵단 판단을 하고 즉시 아래의 반혼진으로 병력을 돌리고, 다시 한 번 리타국의 남강구를 핥으며 점수를 확보하니 이 때가 오후 11시 35분이었다.



 이 때부터 혈전이 벌어졌다. 삭풍원을 되찾는데 온 힘을 다 쓴 키등어국은 저번과 같은 힘을 발휘하진 못했고, 그건 위쪽 공성에 승부를 걸었던 듀란달국도 매한가지였다.


 11시 45분경 키등어국이 경수림을 점령하지만 필사적인 리타국의 저항에 다음 5분에 다시 빼앗기고, 11시 55분, 키등어국과 리타국은 관창각과 경수림을 교환하기에 이른다.


 한편 11시 50분까지 키등어국이 유지하고 있던 임강각을 듀란달국은 집념을 발휘해 탈환에 성공하여 키등어국은 2메달짜리 측면 지역들을 모조리 빼앗기고 꼴찌로 내려앉게 되나 승부는 그야말로 일촉즉발, 어느 지점이라 하더라도 5만점 이상 차이가 나지 않는 점사 승부였으니 돌고 돈 점령전 끝에 최종적인 결과는 그야말로 1초 전까지도 알 수가 없는 상황이었다.



 

 그리고 오전 0시.


 키등어국은 마지막의 마지막에 오늘 내내 타올랐던 관창각과 경수림을 버리는 선택을 하며 임강각을 탈환했고,

 

 듀란달국은 1위를 도모하며 반혼진에 병력을 몰아 탈환에 성공했으며,


 리타국은 그들의 자존심이었던 경수림과 반혼진의 복구에 사력을 다해 전원 동점이라는 결과를 내놓고야 만다.


 그리고 메달 수가 동일하면 총 점수로 순위를 매긴다는 규칙에 의해 정해진 1, 2, 3등은ㅡ


 


 키등어국 1위, 리타국 2위, 듀란달국 3위였다.


 헌데...깃발 획득 수가 이상하다? (https://arca.live/b/hk3rd/40933485target=all&keyword=%EC%9B%94%EA%B8%89%EB%8F%84%EB%91%91&p=1)


 표기에는 3등인 듀란달국이 깃발 수로 역산해보면 1등이라는 결말 속에 결국 누가 최후의 승자였는지는 가려지지 않았고, 3일차는 그렇게 미궁 속으로 빠지며 종료하게 된다.


 필자의 견해로 보자면 오늘의 주인공은 듀란달국이라 할 수 있겠다. 오전의 섹수단 통수, 오후의 삭풍원 통수, 결산 후 메달 통수까지. 복수심에 불타던 거위 덕분에 이토록 흥미진진한 싸움이 나왔으니.


 *오늘 고향으로 내려가야 하는 관계로 4일차 붕국지 서사는 없을 수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