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이미 「사투」에 익숙해졌다.



그는 사람이 의식……더 나아가 생명을 잃을 때, 여러가지 감각이 순서대로 없어지는 걸 잘 알기 때문이다.



먼저 「시각」. 지금 그는 어둠에 빠진 것처럼 아무것도 안 보인다.



이어서 「촉각」. 지금 그는 얼음굴에 빠진 것처럼 몸이 무감각하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상실하는 것은……「청각」――지금 그가 유일하게 애써서 유지하는 감각이다.



지금 청각에 의존해서 그는 어둠 속 말 일부를 판별해서 알아냈다……



자신은 틀림없이 이번 여행의 종점에 도달했다.



죽기로 결심했다?



정말로……저와 어울리지 않는 묘사네요……




그녀의 「포옹」에서 그가 이 성당에 도착했다.



하늘이 그의 도착으로 인해 어두워지고 다시 없을 심연에 빠질 것 같았다……



어쩌면……이미 「심연」 그 자체였다.



어떻게……당신이……?



……칼파스?




칼파스……?!



여기에 도착한 남자는 마지막 감각을 잃었다.



잠시 기다리세요, 에덴.



닿지 마세요. 아니……그에게 접근하지 마세요.



어?




그렇군요. 그의 기억체는 이미 만신창이에요. 아니……완전 소멸까지도 겨우 한 뼘이에요.



그렇다면 상대의 행동은……우리가 생각한 것보다 훨씬 긴박하네.



칼파스에게……아직 생환할 희망은 남아 있어?



……너무 막막해요.



가련한 아이. 그의 의식은 아마도 이미 흩어졌을 겁니다. 부수적으로 남은 몸의 본능을 빌려 이곳에 도착한 거에요.


오직 그만이……할 수 있는 일이에요.



바꿔 말하면 아무 단서를 남기지 못 한 희생자가 더 늘어난 거구나.




다 그런 건 아닙니다. 다행이 그의 본능은 자신을 우리가 있는 곳으로 이끌었어요.



만약 제가 깊게 들어간다면 그의 의식의 잔해를 찾고 교류할 수 있을 거에요. 다만……



칼파스의 「존재」는 이미 풍전등화입니다. 더 이상 훼손되지 않고 그렇게 하려면 저 역시 전력을 다해야 합니다.



제가 그의 「마음」에서 벗어나기 전까진 저도 껍데기만 남겠죠. 그 때 동안, 에덴……



「부디」……



부디 절 지켜주세요……




예전에 그에게 계율을 걸었을 때와 다르지 않네요……



여기는 분명 칼파스의 「마음」일 거에요. 그런데……



응?



저것들은……낙토에만 나타나는 게 아니었나요?



방금 그건……칼파스 마음 속의 변이?



아니요……저것들은 근본적으로 외물입니다.



저 말고도 그의 사고에 침입할 수 사람이 있다고요?



칼파스, 당신은 이것 때문에……굳이 제 앞까지 도착한 건가요?



내게 마음의 문을 열어줘서 고마워. 스스로 다음……「희생자」가 되어준 것도 고맙고.



작별이다……불을 쫓는 영걸의 「6위」



이건……칼파스의 목소리? 이 말투는……



너무 늦었잖아……아포니아.



그건 도망쳤다.



칼파스……정말 다행이에요.



당신은……역시 그렇게 쉽게 없어지지 않군요.



쓸데없는 참견 마라……



내 몸은 봤겠지?



네. 그건 벌써……곧 무너지겠죠. 왜 그렇게 됐어요?



……정말 기괴했다. 내가 낙토를 소멸시키려 할 때, 그것이 나를 찾아왔다.



한 판 싸우고 이렇게 됐지.



……「정면 승부」로요?



그거 말고 있겠나?



직접 봐라……그러는 걸 항상 좋아했잖나?




……네. 죄송해요.



평소처럼 그녀는 칼파스 머리 한 쪽에 손을 내밀었다. 상대의 옛날 경험이 역류하면서 전부 그녀의 뇌리 속에 솟구쳤다.



어떻게……



칼파스. 이건 「생각」이 아니고 우리 같은 「기억」도 아닌……



뭐지, 이제 이해가 된 거냐?



그것이군요……계속 제 탐색을 피하려고 한 존재가.



그것도……



이렇게 천박하다니. 그들은 세상의 마지막 메아리인가요?



넌 언제나 사람에게 공포를 느끼게 하잖아? 이번에는 천천히 맛보는 게 좋을 거다.



사람이 아닌 놈들에게……



……사양하지 말라고.



……칼파스?



그 때 마음 속의 칼파스마저 형체가 일정치 않게 희미해졌다.



……하아.



이게 나의 끝인가? 정말 웃기는군……




다 봤으면 썩 꺼져. 내 죽는 걸 보는 사람이 너라면……아주 구역질이 날 거다.




아뇨……



적어도 저는 당신의 마지막 생각에 남을 거예요……모든 것이 끝나면 저는……



여기까지 말하자 아포니아는 문득 무언가를 깨닫고 갑자기 숨을 멈췄다. 그녀는 시선을 천천히 자신의 두 손으로 옮겼다. 지금, 칼파스를 건드렸던 손은……



……이미 똑같은 「그림자」에게 휩싸였다.



……아포니아?



그래요. 「모든 것이 끝난 후」……지금의 제겐 이걸 허락받을 자격이 없습니다.




그딴 생각은 집어치워……



죽음은……아무것도 아니다. 난 한 번 죽었어……날 욕보이지 마라.



……알겠습니다.



아무튼, 고마워요 칼파스. 적어도……당신은 자신이 만난 적이 어떤 존재인지 저희에게 알려줬어요.



당신이 가려는 곳에 저도……곧 갈게요.




흥, 됐다. 너와 난……지옥행일 거다. 그 때가서 네가 아직도 내게 「부디」 뭘 하라고 할 수 있는지 보자고.



……하지만, 너무 서두르진 말라고. 너랑 같이 차 탈 생각은 없다.



네, 좋아요. 정말……기대되요.



그럼, 잘가요 칼파스.



잠깐.



한 가지 더 대답해라.



네?




이번 일은……사쿠라가 결백하단 걸 증명했다. 알겠지? 내 몸이……바로 증거다.



그녀는……결코 배신자가 아니야.



그들――한 명 한 명에게 전해!



이 결백은 내 두 손으로 이뤄낸 거다. 너희가 「베푼 게」 아니라!




네, 칼파스. 사쿠라는 배신자가 아니에요. 그 때도, 지금도.



이제 제가 「속죄」할 때군요. 과거의 빚을……제가 메울게요.



……흥, 자기가 빚을 졌다는 걸 알고 있다니 다행이군. 꺼지시지……



날……



……평온하게 두라고.



아포니아?



전부 잘 풀린거야?




부디 더 이상 그에게 간섭하지 마세요.



그의 인생은 소란스러웠어요. 하지만……평화롭게 떠나보내고 싶어요.



과거, 그녀도 이렇게 한 사람 한 사람 지켜내고 세상을 떠났다.



슬픈 표정을 짓는 아포니아의 두 손이 상대의 머리로 향한다――그녀는 다시 자신의 능력을 사용해서 상대에게 충분히 만족할만한 「임종의 풍경」을 짜내기로 결심했다.



이곳에서 상대는 자신이 원하는 모든 것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부족함 없이. 아픔 없이.



꺼지라고!



하지만 사나운 목소리가 그녀를 제지했다.



이미 모든 감각을 잃었을 남자가 이 순간 갑작스럽게 깨어난다.



내게 환상을 줄……필요 없다……



칼파스……



알겠어요……더 이상 말하지 마세요.



닥쳐……



내가 진정 원하는 건……스스로 가질 자격이 없다는 거 알아……




하지만 이번……이번에는……냈나……



무언가를 「제대로」 지켜냈나……?



대답해라……너……대답해……




네……해냈어요……



주무세요……당신은……이제 어떤 것도 잃지 않을 거에요.


(생략)



아포니아, 네 몸이……




하아, 미안해요. 칼파스는……자신의 생명을 써서 우리에게 적의 위치를 밝혔어요. 저도……「접촉」에 성공했습니다.



제 몸의 「이상」에 대해선



「부디」 절대 상대에게 접촉하지 마세요――이 계율은 제가 당신에게 남기는 마지막 선물입니다.



적은……



네, 즉시 마지막 편지가 있는 곳으로 달리세요. 그리고 그것의 주인……



……「빌브이」를 지키세요.



우리 중에 배신자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기억체」인 우리가 마주할 적은 「종언」이나 다름없는 존재입니다.



에덴……저는 왜 그게 이곳에 나타났는지 모르겠어요……



하지만 「그것」이 왔어요……왕세낙토 안까지……



「침식의 율자」가……이미 강림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