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지막에 세 줄 요약 있음


붕괴식 설명의 가장 큰 문제점은 어떤 전문용어가 나올 때 그에 대한 지식을 요구하는 게 아니라고 생각함.


솔직히 붕괴에 등장하는 대부분의 전문용어는 스작이 책 몇권, 인터넷 위키 좀 찾아본 다음

그저 해당 용어의 '이름'과 '있어 보이는 느낌'만을 따온 무언가라고 생각한다.


예를 들어 A라는 용어가 있는데, 스작이 자신만의 사고과정을 거쳐 유사과학과 철학으로 재포장한 다음, 

붕괴 고유의 무언가인 A'로 만들었다고 해보자.


이제 이 A'에 대해 스토리에서 설명을 해야 되는데 뒤틀린 A'는 원래 있던 용어 A에 대한 지식만으로는 이해하기 힘들다.

이미 스작 자신이 자신만의 이해로 이 A를 A'로 변질시켰으니까.


그러니 거기에 스작 자신만의 유사과학과 철학을 짜집기해 설명하는데 여기서 이 설명과 비유를 존나게 못한다.

이게 제일 큰 문제지.

스작 본인도 사실 잘 모르는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그리고 가장 큰 문제는 이 용어가 스토리의 감동이나 카타르시스에 주는 영향은 그리 크지 않은데 비해 

그 설명의 분량은 좀 과도하다는 느낌이 든다. 매번.




실제 붕괴에 나오는 용어로 보자

요즘 스토리 진행하면서 '이데아'라는 단어가 나오는데 

이데아는 스토리에서 성흔계획을 통해 성흔이 인류의 자리를 대체하면서 나타난 신 인류, 새로운 종 처럼 묘사가 된다.


'이데아는 인류와 성흔의 최종 종착지이다'

'이데아는 율자의 정반대의 존재이다'

등등 뫼비우스와 케빈이 이래저래 씨부리면서 

유명한 동굴 속의 죄수 비유까지 써먹지만


이건 결국 그냥 플라톤의 이데아론에서 이데아라는 단어가 가진 이름과 있어보이는 느낌만 따온 붕괴 고유 설정에 불과함.

이미 플라톤의 이데아와는 전혀 다른 스작만의 무언가가 되버린거지


핵심적인 선善의 이데아 개념도 누락됐고

필수적인 인식론과 존재론, 가시계 가지계에 대한 설명도 없고

거기에 율자니 성흔이니 붕괴 고유의 설정까지 끼어들면서 

이건 이제 플라톤의 이데아를 벗어난 '스작의 이데아' 임


기존에 이데아론에 대한 지식이 있다고 해도 이 '스작의 지좆대로 이데아'를 이해하는 데에 큰 도움은 안된다. 

그나마 붕괴의 이데아는 플라톤철학에서 따왔구나~

어렴풋이 뭐 이런 느낌이구나~ 를 파악하는 정도라면 도움이 되겠지만.


기존 이데아에 대한 지식만으로 스작의 이데아를 깔끔히 이해할 수 있다?

이건 스작 본인이 아니라면 철학과 교수가 와도 힘들거라 생각함.

이미 스작만 알고 있는 뭔가가 되어버렸으니까.


오히려 교수님처럼 본래 개념에 대해 빠삭한 사람일수록

붕괴스작의 유사과학, 유사철학은 받아들이기 더 힘들 거 같다는 생각도 든다.




https://arca.live/b/hk3rd/63391042

그리고 스작의 설명보다 이런 간단하고 깔끔한 키붕이들의 비유가 붕괴의 이데아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ㅋㅋ

실제로 붕괴 스토리에서조차 이데아는 저런 파워업한 새로운 인류, 혹은 각성의 단계 느낌으로만 쓰고 있고.

저 비유가 진짜 찰떡이야.


그리고 가장 중요한 건 뭐냐면 이 똥쓰레기설정을 완벽히 파악하지 않아도

캐릭터와 스토리를 즐기는데에는 큰 무리가 없다는거지.


최근에 나온 이데아라는 단어를 예로 들긴했지만

다른 과학용어, 철학용어 역시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일례로 난 아직도 재규격화가 뭔 개소리인지 모르겠고

대충 '뭔가 에너지 수준을 재정의 하는 특수한 방법'의 느낌으로만 파악했음에도 불구하고

키듀의 오토 처치, 오토의 카렌 부활 스토리를 재미있게 즐겼고, 크게 감동받았다.


계속 얘기하던 이데아 역시 마찬가지.

대충 '붕괴의 이데아는 성흔에서 파생된 어떤 특별한 존재다' 

이 정도로만 가볍게 파악한다해도


이데아 몰라도 레빗의 찌찌통과 비닐바지에서 감동을 느낄 수 있고


이데아 몰라도 흑제레 보빔을 보고 아래위로 물을 뺄 수 있다.


레빗과 흑제레의 매력은 이데아라는 개념이 아닌 

개꼴리는 모델링, 그리고 스토리에서 묘사되는 행동과 성격에서 나오는 거니까.

애초에 미소녀 씹덕 액션 가챠 게임에서 이런 것들보다 더 중요한게 있을까?



마지막 세 줄 요약


1. 붕괴의 전문용어는 원래 용어에서 있어보이는 느낌만을 따와 스작의 왜곡을 거쳐서 나온 무언가.

2. 용어에 대한 지식이 있어도 붕괴용어는 이해하기 힘듦.

3. 왜냐하면 그 왜곡된 개념에 대해 스작이 설명과 비유를 더럽게 못해서. 키붕이들이 비유 더 잘함.

4. 뽕맛과 카타르시스에 비해 용어 설명이 과도하다. 이런 거 몰라도 즐기는데에 전혀 지장 없다 생각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