짤 있던거 삭제하고 고닉파서 다시 올림. 그런줄은 몰랐지;


이 요리는 아마도 훌륭한지는 모르겠지만 좋은 맥주 안주이기도 하다. 아마도인 이유는 내일 출근이라 술을 안깠음. 알리오 올리오 자체가 맥주 안주로 괜찮으니 같이 먹을 사람은 드십쇼.


집에 갑자기 새우가 생겼길래 한번 새우 파스타를 해보기로 했다. 원래는 스팸 넣어서 묘비 하나 세우려 했지만 집에 스팸 넣는다니 기겁하는 인간이 있어서 노선 변경함.






기본은 알리오 올리오라 재료가 간단하다. 아래는 2인분 기준.

스파게티면 2인분

마늘 10알

새우 14마리

올리브유(엑스트라버진)

페페론치노 5개(청양고추로 대체 가능)

파마산 치즈(마트에서 가루로 파는 거 쌉가능, 없어도 큰 문제 없음)

후추, 파슬리(둘 다 없어도 문제없음)


마늘은 1인분 기준으로 4알 정도 들어간다고 보면 되는데, 얻어먹는다는 사람 있어서 양 추가해서 넣음. 새우도 마찬가지고, 페페론치노도 인당 2개인데 같은 맥락으로 1개 추가함.






1. 우선 새우를 손질해줍시다.

손질하는 법은 어렵지 않다. 손질 된 거를 사. ㅇㄱㄹㅇ


손으로 머리를 따고 껍질은 껍질과 속살 사이에 포크를 찔러넣어 뜯으면 쉽게 분리가 된다. 하지만 이 작업은 은근히 귀찮으므로 현명한 키붕쿤들은 미리 손질된 새우를 사는 편이 좋다. 비싸지만 비싼 값을 한다.


나는 머리와 껍질만 손질하고 살 안에 있는 검은 줄은 안 뺐다. 뺄 사람은 빼서 해. 맛이 뭐가 달라지는지는 모른다.






2. 마늘을 썰어줍니다.


기본은 알리오 올리오이기 때문에 마늘을 썰어준다. 편썰기를 해도 되고 아예 다져도 될 것이다. 하지만 나는 편으로 썬 마늘을 먹는 걸 좋아하기 때문에 편으로 썰었다.


나는 두껍게 썰어서 괜찮지만 얇게 썰 사람들은 조리할 때 주의하자. 마늘을 얇게 썰면 쉽게 탄다.






3. 팬에 올리브유를 두르고 새우 대가리를 넣습니다. 


왜 넣느냐고 물어본다면, 새우 맛을 기름에 우려내기 위해서라고 답해줄 수밖에 없다. 대충 봤던 감바스 레시피를 대충 곁들여서 하고 있기 때문에 자세한 건 나도 몰라.





이때 기름에 볶고 있는 새우 대가리를 하나씩 눌러 내장을 터트려주면 기름이 붉게 물든다. 맛을 더 진하게 내기 위해서 한건데, 원래 이런건지 아님 내가 산 새우가 이상한건지는 나도 모른다.


참고로 대부분의 조리 과정은 약불로 천천히 진행된다.






3-1.새우 대가리가 적당히 익었으면 새우 껍질을 추가해줍니다.


마찬가지로 새우 맛을 더 진하게 만들기 위한 과정이다. 이때 올리브유를 새우 대가리가 적당히 잠길 정도로 추가로 부어주자. 반 아래로 잠길 정도로도 충분하다.









4. 새우대리가&껍질을 건져내고 마늘을 넣어주세요.


약불로 대충 10분 정도면 적당하게 우려난다. 원래는 20분 해주라는데, 그 정도까지 하기엔 내가 귀찮고 인내심도 부족해서 10분으로 퉁침.


이 즈음에 면을 끓여줄 물을 준비해서 끓이기 시작하면 적당하다. 물에 소금 넣는거 모르는 키붕쿤들 없지?






4-1. 마늘이 익었으면 새우(본체)를 투하하세요.


마늘을 기름에 튀기면서 마늘 기름을 만들어주고, 면 끓일 물이 부글부글 끓을 때쯤 새우를 넣어주자. 새우는 빨리 익기 때문에 나중에 넣는게 좋은데, 나는 귀찮아서 지금 넣어줬다. 어차피 작업할 것도 있으니까.


옆에서는 물이 끓고 있으니 당연히 이때 준비했던 파스타면을 넣어주자. 나는 스파게티 면을 썼는데, 만약 새우를 다져서 넣을 사람이 있다면 스파게티 면보다는 링귀니나 페투치네를 쓰는 걸 추천한다. 넓적한 것이 그 녀석의 넓적한 가슴을 떠올리게하므로 한 요리에 두 가지의 마음을 담을 수 있게 된다.


덤으로 다진 게 면에 더 잘 묻어나기 때문에 더 맛있다. 






4-2. 적당히 볶은 새우에 술을 넣어주세요.


무슨 술이라도 괜찮다. 화이트 와인이면 좋을테고, 그게 아니더라도 아무 소주, 혹은 맥주라도 상관없을 듯. 나는 맥주를 쓰려고 했지만 엄니가 맥주를 버린 탓에 소주를 미림과 섞어서 썼다. 대충 비율은 소주8:미림2 정도였던듯.


새우의 비린내를 잡는 작업이랍시고 한 짓이었지만, 결과적으로는 쓸모없더라. 실은 안 넣은걸 먹어본 적이 없어서 정확히는 잘 모르겠음.






넣으면 이런 모습이 되니, 알콜이 날라갈 때까지 잘 끓여주자.






5. 덜익힌 스파게티 면을 넣어줍시다.


끓인 물에 넣고 익히던 스파게티면을 꺼내서 그대로 새우 냄비에다 투하하자. 나는 약 4분~5분 정도를 익히고 넣었는데, 이 정도면 어떻게 끓여도 스파게티면은 덜 익은 상태로 나온다. 당연히 덜 익은 걸 먹을수는 없으므로 냄비에서 그대로 더 익혀줘야만 한다. 


면을 끓이던 면수를 추가로 조금씩 부으면서 익을 때까지 익혀주자. 이 시점에서 후추랑 파슬리를 조금씩 추가해주면 심심해보이는 외형이 조금 보완되는 효과를 얻는다. 여기서 멸치액젓을 1인분 기준 0.5~1밥스푼 넣어주면 바다의 깊지 않은 맛이 추가되지만, 취향을 무척 타니 넣어주든 말든 알아서 하자.


덜 익은 면을 여기서 익혀주는 이유는 익히는 면에서 나오는 전분이 물과 기름을 합체시켜줘서 소스로 만들어주는 효과를 내기 때문이다. 집에서 오일 파스타를 만들 때 이 짓 안하면 기름이랑 면이랑 따로 놀 확률이 매우 크니 웬만하면 해주도록 하자.






이 짓을 반복해주면 이런 모양이 되는데, 원래 이것보다 국물이 적어야 정상이다. 우리는 오일 파스타를 만드려는 게 목적이지, 국물 파스타를 만드는 것이 목적이 아니기 때문이다.


간단히 말하자면 ㅈ됐다 이거야.


아.






5-1. 파마산 치즈 빼먹음 ㅎ....;


파마산 치즈는 파스타에 미묘한 맛을 추가해주는 역할도 하지만, 조리 중에 넣으면 소스의 농도를 잡아주는 역할도 해준다. 이게 절대적이지는 않지만, 농도잡기에 도움이 되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물론 실력이 된다면 안 넣어도 되는데, 그럴 실력이 될 사람은 이 글 보고 이런 거 만들지 않는다. 더 맛있는거 만들어 먹지.






6. 완성입니다!


이제 별거 없다. 그릇으로 옮겨주자.






플레이팅 같은 거 ㅈ도 모르기 때문에 그냥 대충 담음;


마지막 플레이팅 단계에서 취향껏 후추, 파슬리, 파마산 가루를 추가해주자. 후추랑 파마산 치즈가루는 맛에 영향을 주지만, 파슬리의 경우는 외형에 밖에 영향을 주지 않으니 정말 넣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넣으면 있어보여.






다먹은 그릇을 못찍어서 설거지 사진으로 대체함.


맛 자체는 나쁘지 않다. 새우가 추가된 알리오 올리오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님.


다만 내가 안 좋은 새우를 써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새우 비린내가 좀 났다. 이 부분은 매우 취향을 타기 때문에 그런 걸 싫어하는 사람들은 새우를 빼서 그대로 해먹으면 적당히 맛있는 알리오 올리오가 완성된다. 새우 대신 스팸이나 베이컨, 혹은 참치 1캔 넣어도 됨.









그러면 히메코 선생님, 하늘나라에서 맛있게 드십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