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지 낀 다락방에서 조용히 사진을 보고 있는 히메코


나는 그 모습을 바라보다 말을 걸었다.



"여기서 농땡이 부리면 안 돼요. 오늘 대청소하기로 했잖아요."


"그렇지."



히메코는 들고 있던 먼지 낀 사진을 털더니 자신의 주머니에 넣고 고개를 돌려 나를 본 뒤 살짝 미소를 지었다.



"그렇게 웃는다고 안 빼줄 거라고요."


"오늘은 내 생일인데. 하루만 봐주면 안 될까?"


"네. 왜냐하면 저도 오늘이 생일인데 청소하거든요."



나는 단호하게 거절했다.


히메코와 나는 신기하게도 생일이 같았다.


그래서 처음 히페리온에 부임했을 때도 히메코와 묘한 유대감이 있었다.



"후카도 너무하다니까. 생일인 사람은 열외 시켜주면 좋을 텐데."


"생일은 생일이고 청소는 청소죠. 그러고 보니 오늘은 술 안 드셨네요?"



히메코는 그 질문을 기다렸다는 듯 내 어깨를 툭 치며 이야기했다.



"오늘은 특별한 날이잖아. 혼자 마실 순 없지. 후훗."


"그건 그렇네요…"



나는 수긍한 뒤 히메코에게 빗자루를 건네주었다.


히메코는 한숨을 내쉬며 빗자루로 바닥을 쓸었다.



"근데 아까 그 사진은 뭐예요?"


"아 그거? 키아나가 처음 피자 토스트를 해줬을 때 찍었던 사진이야. 볼래?"



히메코는 주머니에서 사진을 꺼내 내게 내밀었다.


조금 탄 듯한 피자 토스트가 찍혀있는 사진.


흔들린 것을 보아하니 키아나가 찍는 것을 방해한 모양이다.



"좀 탔네요?"


"원래 피자 토스트는 그렇게 먹는 거래."



내가 이해하지 못하는 표정을 짓자 히메코는 내 머리를 쓰다듬었다.


"앗! 먼지 묻은 손으로!"


"미안 미안~ 함장이 너무 귀여워서 그만."


"됐거든요. 청소나 하세요!"



나는 살짝 먼지가 묻은 머리를 털며 청소를 계속 이어갔다.


30분 정도 지났을까 키아나가 부르는 소리가 들렸고 빗자루를 대충 구석에 던져놓고 나가려던 순간


히메코는 조용히 내게 말했다.


"함장, 생일 축하해."


나는 그 목소리를 뒤로한 채 다락방을 빠져나왔다.


아래층에 도착하자 브로냐 와 키아나가 나를 맞이해줬다.


"함장 생일 축하해."


"생일 축하드립니다."


"이건 키아나가 만들었어!"


"좀 탔지만요. 바보 키아나. 전자레인지 다룰 줄도 모릅니까?"


"아, 아니야! 피자 토스트는 원래 이래야 돼!"



키아나는 조금 탄 피자 토스트를 내게 내밀었다.


나는 조용히 한입 베어 물었다.


바삭한 소리가 크게 울리자 브로냐가 역시 많이 탔다는 듯 키아나를 놀렸다.



"그렇네. 피자 토스트는 좀 타야 맛있지…"


"함장 혹시 어디 아픕니까?"


"아니 원래 탄 거 좋아해."



대충 생일 파티를 마치고 나는 샴페인 한 병을 들고 다락방으로 돌아왔다.


처음 키아나와 브로냐는 왜 같이 마시지 않냐며 질문했지만 "같이 마셔야 할 사람이 있어서."라고 하자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그게 누군지 알고 있는 듯 했다.


다락방에 돌아온 나는 바닥에 양반 다리를 하고 앉았다.


그러자 엉덩이에 이상한 감촉이 느껴졌다.


엉덩이 사이로 손을 넣자 아까 봤던 피자 토스트 사진이 있었다.



"응... 탄 건 맛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