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마지막 수업 바탕으로 삘 받아서 써본 습작임.

종종 취미 삼아 단편 애니 내용으로 습작을 쓰고는 하는데, 오늘 cg 보니까 히메코 없는게 괜히 울적해서 살짝 다듬어서 올려봄.


히메코 좀 애껴주라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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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베이터가 올라가는 순간무라타 히메코는 자신이 곧 죽을 것임을 예감 하고 있었다.

불꽃과 같이 새빨간 슈트를 몸에 휨감고손에 익숙하지 않은 대검을 쥐었다 펴기를 반복 하고 있지만마지막이 찾아온다는 감각 만큼은 사라지지는 않았다.

 

어찌 보면 당연할 것이다.

 

엘리베이터가 콕핏에 도착하고 문이 열리면아마 거기에는 키아나가 있을 것이다.

키아나 카스라나는 히메코가 참으로 아끼는 학생 중 한명이다.

교단에 서길 수년학창시절 공부에는 제법 자신이 있었던 히메코였지만 교단에 서니 자신이 누군가를 가르치는 것이 맞는지 항상 회의감에 휩싸여 있었다.

학생들의 목표를 발견해주는 선생이 되고 싶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 수록 히메코는 그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알 수 있었다.

매일 알아가는 것은 선생으로서의 성취감이 아닌 불안감에 빠져있는 자신의 모습이었다.

단풍이 물들고복사꽃 같이 눈이 녹아 내리고다시금 초록이 피어오르는 시간이 반복될수록오히려 히메코의 빛이 바래고 있다는 것을 어딘지 모르게  느껴졌다.

어느  활활 타오르던 열정은 기화제가 바닥나 있었다.

 

교단에 서고 처음으로 가르쳤던 학생들이 졸업하는 모습을 보는 것으로, 히메코는 교단 자신의 자리가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맞지 않는 옷을 입고 있는 것처럼 불편한 느낌이 들었다.

그제서야 학원을 떠나고 전장으로 돌아갈까 고민을 하기도 했다.

계시를 받은 것처럼 프레이야 학원에 찾아왔었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히메코한테 맞는 것은 사실 사선을 넘는 전장에서 싸우는 것이 아닐까 하는 의문이 수시로 들었다.

하지만 그러지 한 은 단순히 히메코의 어리광 때문이었.

자신의 길이 되어준 라그나 대장과 은 사람이 고 은 아직도 린 소녀의 어리광이었.


테레사 학원장한테는 조금 미안한 이야기였다.

양심에 찔려서 일까.

히메코는 괜히 시간이 비면 학원장실에 찾아가 잡담을 나누기도 하고테레사 학원장이 숨겨 놓은 과자를 뺏어 먹기도 하면서 마음 속으로 계속 물어보았다.


학원장저는 라그나 선배처럼 좋은 선생이 될 수 있을까요.”


동앗줄이라도 잡고 싶은 심정이었지만이 말을 입으로 내뱉는 순간 열정이 완전히 기화해 사라지게 될 것 같은 두려움에 휩싸여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그러던 중 히메코는 키아나와 만났다.

키아나는 율자와 사랑에 빠진 소녀였다.

제 3율자가 강림했을 당시 창공시의 주변에는 극동 지부만이 존재하고 있었다.

갑작스런 소집이였지만 율자의 강림이란 사실에 극동 지부의 모두는 귀찮음 보다는 죽음을 앞에 둔채 생을 마감한 표정을 하고 있었다.

극동 지부는 제 1선에서 활동하는 부대가 아니였다.

성 프레이야 학원에 주둔하면서 학생의 교육과 훈련을 위주로 활동하는 그저 허울뿐인 부대였다그렇기 때문에 전반적인 연령은 물론 경험 마저도 다른 부대와 비교하면 갓난아기 수준이다.

걸음마도 겨우 땐 아이 보고 폭탄을 제거하라고 하면, 두려움에 휩싸이는 것은 당연할 것이다.

오히려 그런 상황에서도 우는 소리 하나 하지 않고 조용히 마음을 정리하고 있던 학생들이 히메코가 보기에는 누구보다 훌륭한 전사처럼 비추어졌.

 

걱정 하지 마율자가 등장했다 하더라도 우린 정찰 부대일 뿐이야내가 히페리온의 함장인 이상 학생들이 죽는 일은 없을 거야.”

 

히메코도 무섭지 않은 것은 아니였다.

율자라는 존재의 무서움은 라그나 대장가 사장한 당시 보고서를 통해 익히 알고 있었기 빼문이.

 

하지만 실제로 만나본 율자는 히메코의 생각보다 평범한 존재들이.

맛있는 음식을 만들 줄 알고친구를 누구보다 생각하고울기도 하고웃기도 하는 평범한 나이대의 소녀들.

율자를 사랑할 수 있다는 생각을 히메코는 한 순간도 해본 적이 없지만그녀들은 아니너무나도 연하다는 누구보다 서로를 사랑했으며 누구보다 서로에게 의지하고 있었다.

율자라는 수식어는 그들의 관계에서 단순한 호칭 중 하나에 그치지 않았.

히메코는 그런 키아나와 메이를 보면서 진정한 선생이 무엇 인지를 깨닫게 되었다.

단순히 무언가를 가르쳐주고 의미 있는 것을 남길 필요는 존재하지 않았다.

선생이라는 것은 그저 앞으로 아름답게 피어날 그녀들을 위해제자들을 위해 기꺼이 한 줌의 흙을 덮어주고 한줄기의 물줄기가 되어 보다 듬어 주면 충분하다는 것을 배우고야 말았다.

언젠가 잊혀질 존재들이라 하더라도 그렇게 한 송이의 꽃이 피어나고를 반복하면온 세상엔 아름다운 꽃으로 가득할 수도 있다는 라그나 대장의 말을 그 순간 이해되었다.

그렇기 때문일.

히메코는 오늘 죽으러 가고 있었다.

마지막 순간아름답게 피어날 꽃을 위해 삶을 장식하겠다는 마음으로 히메코는 죽기 위해 향하고 있었다.

 

 

+++

 

 

밖으로 오자 음 보인  하늘을 득 매운 듯한 베나레스의 모습이.

심판급 붕괴수 베나레스는 공간의 율자의 충직한 신하이다.

이제는 전설이 되어버린 제 2차 붕괴였지만, 율자의 강림과 함께 모습을 들어내 마지막 순간까지 곁을 지켰다고 한다.

당시 베나레스의 토벌이 성공 했는가에 대한 기록이 없어 명 부에서 은 소문이 있었히메코의 눈 앞에 있는 거구의 푸른 용은 존재 자체로 대답을 말해 주고 있었다.

율자의 탄생과 함께 등장해 율자의 토벌로 사라진 붕괴수의 존재는공간의 율자가 근처에 있다는 것을 말해주는 것과 별반 차이가 없었다.

 

보스에게 도전 하기 전에 사천왕부터 처리하라는 거겠지.”

 

보스방에 돌입하기 로 전 세이프 포인트도 닌 사천왕이 등장한 꼴이라니.

이게 만약 게임이었다면 런 망겜도 없었.

우수게 소리로 그런 망겜은 호무 판타지 뿐일 거란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번 시작한 게임은 클리어를 야 다음으로 넘어갈 수 있었.

 

스읏-

 

오래 끌면 안된다는 생각에 한 간 내 버리겠다고 다짐했다.

입을 통해 낮게 바람이 들이 켰다.

히메코는 대검을 잡은 에 힘을  붕괴능을 이끌어 냈다.

몸 속 성흔에서 붕괴능이 흘러 나오자 그에 호응하듯 슈트에 박힌 역병의 보석이 열을 내기 시작했다.

 

위이이이

 

온 몸을 감돌기 시작한 기에, 슈트는 치 예열을 시작하듯 가등음을 고 있었.

슈트에서 퍼지는 열기는 어느 순간 신체가 타 버릴 듯 뜨거워졌.

몸을 휘감은 열기는 얼마 안가 다시 월식 슈트에 모여 히메코가 도약하기 위한 추진력이 되어 주었다.

 

!

 

한순간의 도약으로 베나레스의 정면까지 도달한 히메코는 재빠르게 대검을 내리쳤다.

베나레스가 몸통을 돌며꼬리로 공격하고자 했으나 율자의 버금가는 추진력은 순간이동 같았다.

 

일발필승!”

 

대검이 베나레스의 면전을 내리치자거대한 충격파와 함께 히페리온으로 베나레스가 추락했다.

거대한 몸체에 히페리온이 크게 기울었다.

율자의 힘을 이끌어 낼 수 있다는 월식 슈트는 천명의 비장의 카드라는 말처럼 강력한 파워를 보유하고 있었다.

단 한번의 공격을 면전에서 받아낸 베나레스는 고통을 참을 수 없다는 듯이 표효를 내지르면서도 더 이상 움직이지를 않았다.

한 순간이었.

천명의 발키리들이 부 려 들어도 토벌을 확신할 수 을 붕괴수가 바닥을 나뒹구는 습을 , 히메코는 율자를 상대하는게 불가능이 아니라는 을 깨달았.

 

자 이제 나오지공간의 율자.”

“….”

아니면 베나레스를 끝장내야 등장할 생각이야?”

 

날카로운 칼날이 베나레스의 목을 위협하자 공간이 갈라지기 시작했다.

아무것도 는 하늘은 치 리창이 깨지듯 이갔다.

 

이제야 보스가 등장을 해주네난 겁이라도 먹고 도망간 줄 알았지.”

 

인류너무 나를 화나게 하지 마라.”

 

모습을 들어낸 율자의 표정에는 벌레가 사람을 공격이라도 한 을 본 듯이 혐오감이 감돌고 있었다.

 

-

 

율자가 손을 튕기자하늘을 가른 구멍이 세상을 반전 시켰다.

모든 것을 집어 삼키듯 점차 커져 하늘을 가리고 땅을 잠식 시켜 정신을 차리니 공간의 율자의 뒤에는 푸른 하늘이 있었다.

 

이게 율자의 권능?”

 

작아져가는 구멍 사이로 히페리온과 쓰러져있는 베나레스의 모습이 보였다.

세상을 잠식 시키는 것 같은 권능은 히메코 만을 전혀 다른 세상으로 이동 시켜 놓.

감각이 마치 고장난 듯 아무런 변화도 느끼지 못한 변이는세상을 개변시킨 것 같았다.

압도적인 스케일의 히메코는 긴장이 되기 시작했다.

율자라는 존재가 얼마나 대단하고 강력한지는 다양한 보고서와 영상 자료를 통해 알 수 있었지만실제로 보고 대치하니 인간이 한 없이 작은 존재로 느껴졌다.

 

이것 참 대단한 능력이네키아나.”


“….키아나내가 키아나라고.”

 

공간의 율자의 목소리가 주위를 가득 메웠다.

소리가 울리는 것을 넘어 공간 그 자체가 진동을 하듯 선명하게 그러면서도 위압감이 느껴지는 목소리였다.

 

인류여내가 도망갔다고 생각하나.”

그래서 기다리고 있었어.”

죽을 준비를 하도록 기다려준 아량을 모르다니.”

 

-

율자의 손가락이 한번 더 튕겨졌다.

이번엔 세상이 어떻게 개변될지 히메코는 율자의 공격에 대응하기 위해 자세를 잡았다어떤 변화가 이러난다 하더라도 곧바로 반응할 수 있도록 시야에 감각을 집중했다.

하지만 그런 히메코의 대응을 예상이라도 한 듯율자의 신호는 히메코가 아닌 공간을 조종하기 시작했다.

보라색으로 가득찬 공간은 붕괴능으로 가득 차 있었다.

허수 공간이라고 불리는 이 아공의 장소는 공간의 율자가 만들어 낼 수 있는 회랑의 일종이였다.

제 2차 붕괴 당시 s급 발키리를 가두는 것에 성공한 회랑은 율자가 허락하기 전까지 모든 출입을 거절하는 다른 차원의 장소라 기록되어 있었다.

하지만 공간의 율자가 이 회랑 마저 자유자제로 조작하는 것이 가능한 지는 알지 못했다.

공간을 가득 메운 붕괴능에서 보라색의 입방체가 나타났다.

공간에서 갑작스래 나타난 입방체는 미처 반응 하기도 전에 히메코의 몸을 강타했다.

 

"-"

 

입에서 신음 소리가 흘러 나오며장 속 위액이 역류해 밖으로 흘러나왔다.

입방체는 공간 속에서 나타나고 사라지기를 반복하며 히메코의 몸을 더욱 강타 했다.

얼굴,,다리를 연달아 맞자 서있는 것이 힘들 정도의 충격이 온몸을 감돌았다.

 

"죽음을 눈앞에 둔 기분은 어떠지?"

 

공간의 율자는 히메코의 몸체를 끌어당겼다.

공간 그 자체가 속박이 되어 키아나의 앞으 강하게 당겨졌다.

내장이 파열 되고다리가 골절 되었을게 분명하다.

뱃 속에서 뜨거운 게 흘러나오는 감각은 심각하게 잘못 되었다는 확신을 주고 있었다.

하지만여기는 전장이었다.

고통을 참고 최대한 숨기며율자를 도발해야 했다.

히메코는 마치 율자를 비웃는 듯한 표정으로 말했다.

 

겨우. 이것 뿐?” .

 

단어 하나하나를 말할 때마다 숨길 수 없는 신음 소리가 흘러 나왔지만오히려 공간의 율자는 강인한 척 하는 인류의 모습이 짜증나기 그지 없어 보였다.


인류여있는 힘을 다해 발버둥 쳐보거라.”

 

율자가 손바닥을 뻗자 이번에는 히메코의 몸이 뒤로 가속하기 시작했다.

마치 압력에 짓눌리듯정신이 아득해질 만큼 빠른 속도에 히메코는 아무런 저항도 하지 못했다.

히메코의 몸이 히페리온의 모습을 한 구조체에 부딪혔다.

전함실에 정통으로 부딪히며, 평소 히메코가 위치했을 장소는 체도 아 볼 수 게 찌그러.

율자가 다시 주먹을 쥐이번에 전함실이 형태를 잃고는 한 순간 히메코를 중심으로 정사각형을 이루며 응축.

몸을 짓 누르는 공격에 뼈마디가 신음을 외치고 있었다.

마치 지휘자가 연주를 듯 키아나의 에 춰 전함실은 갖가지 형태로 변화했.

반으로 쪼개져 히메코의 을 비비며 짓누르찍으로 변해 히메코의 을 강타하기도 했다.


+++


율자의 공격은 정사각형 내부에서 아무런 발악이 느껴지지 못하는 순간까지 이어졌다.

 

이 정도 인가.”

 

참으로 간단한 승리였다고 율자는 생각했.

공간의 율자는 흥미를 잃는 너덜너덜해진 히메코의 육체를 바닥에 내던졌.

결국 벌레는 저 벌레였을 뿐이란 사실에 오히려 진심을 낸 자신이 한심하게 껴졌다.

 

아직.”

 

대검을 지팡아 아 히메코는 을 일으키고 있었곧 쓰러질것처럼 흔들거리는 몸체는 율자가 보기에 참으로 한심해 보였.

율자는 마지막이라는 듯 짓 한번을 내질렀.

그에 호응하듯 주위에 붕괴능이 형상을 뤄 히메코를 해 나아갔.

 

+++

 

히메코의 시야가 흔들렸.

온 이 비명을 질렀, 속에서 느껴지는 끊임없는 고통에 어디가 아픈가 를 정도로 감각이 마비되고 었다.

하지만 히메코의 은 그 사이에도 코 을 지 았다.

 

의 공격은 제 끝났잖? 럼 내 차례.

 

두 에 긴 대검에 을 주었.

손아귀에 피가 통하지 는 는 이 저리는 감각이 느껴졌지, 히메코는 오히려 욱 을 주면서 대검을 둘렀다. 

대검이 은 경로를 라 율자 코어가 불길을 일으키고 히메코를 해 날아오던 공격들은 모든 을 녹여버릴 한 열기에 한 간 모습을 잃어버렸.

주위를 득 운 날카로운 찍도히메코를 가두었던 입방체, 하물마 공간의 율자를 지키듯 회전하던 공의 도 히메코를 막지는 못한다는 이 날아가버리고 말았.

허무하게 날아가는 잔해들 사이로 히메코가 린 붉은색 칼날이 율자의 시야를 가렸.

 

-

 

당황스런 공격에 율자가 뒷짐을 고 던 은 어느새 풀려있었.

율자의 손에서 흘러나온 붕괴능이 공간을 겹겹이 아 방패를 만들었다온 힘을 해 격을 는 듯 붉은색 날과 이어진 자 어는 걸 용납하지 는 는 듯이 욱 힘을 어 공간마저 미는 느낌이 들었다.

율자의 표정에는 인간이 이 정도의 을 가지고 있다는 게 당혹스러워 보였.

긴 줄다리기 에 율자는 국 지 못하겠다는 이 안간힘을 해 칼날의 궤도를 .

공간의 율자는 갑작스래 반전된 상황에 적응하지 하는 듯 .

 

!

 

그저 어린아이의 발악과도 이 무분별하게 공격이 날아들었다당황하면 판단력이 떨어지는 이 항상 지적하던 키아나의 모습과 닮았

율자도 결국 키아나처럼 참으로 어리다는 사실이 시금 느껴졌다.

히메코는 제자에게 다가가기 해 온 을 감돌던 열기를 에 중 시켰.

마지막이라는 듯이 든 을 은 열기에 식 슈트가 버티지 못하고 깨지기 시작했.

어깨의 견이 날아가이동을 보조해주던 추진체가 지는 와중에도 히메코는 착실히 키아나를 해 날아가고 있었.

 

오지마!

 

그런 히메코의 모습에 율자는 낮선 존재가 이 난다는 이 외칠 뿐이었.

율자의 공격은 히메코에게 혀 위협적이지 못했.

율자라는 존재 결국 키아나라 생각을 자, 처절한 외침도 어린아이의 투정으로만 느껴졌.

하지만, 선생이란 아무리 제자가 밀어낸다 도 다가가야 는 존재였

 

불만 있어?!

죽어!”

 

날아드는 격 사이로 히메코는 키아나를 해 나아갔.

히메코의 시선은 마지막으로 는 제자의 성장을 놓치기 싫다는 이 키아나에게 집중되어 있었.

아마 키아나가 눈을 뜨고 나면 세상은 많은 것이 변해 있을 것이다.

이 세상이 더는 아름답지도평범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없을 지도 모른다세상은 키아나를 위협하고 배척하려 할 것이다.

하지만 히메코는 제자가 성장을 멈추지 않았으면 .

아름다운 을 피워내듯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 앞으로 나아갔으면 .

 

키아나 포기 하지마 무슨 일이 있어도 포기 하지마.”

 

마지막으로 외치는 마음이었.

지금이 아니면 할 수 없다는 생각에 히메코의 입에서는 두서도 이 전하고 은 각들이 흘러나왔.

 

키아나얼굴을 들어넌 그냥 앞으로 나아가기만 하면 되!”

잘난척은그만해!

 

아공의 창이 채찍과 같이 히메코의 주변을 휘감고 있었다.

유선형을 이루듯 부드럽게 다가오 채찍이지만날을 따라 공기가 진동하는 것이 느껴졌다.

히메코는 대검의 화염을 추진력 삼아 몸을 회전 시켰다.

날카롭게 위협해 오는 채직 사이를 마치 곡예를 하듯 지나갔다.

종이 한 장의 차이순전히 본능에만 의지한 회피였다미처 피하지 못한 공격에 팔에 상처가 생기고 얼굴이 베였지만이 정도의 고통은 참을 수 있는 고통이.

 

인류!”

 

율자의 손에 붕괴능이 모였다.

마치 우주가 형상화 된 듯 율자의 손에 모인 붕괴능은 형태를 이뤄 나선으로 회전하, 히메코를 공격했다.

키아나와 히메코를 가르는 마지막 장막이라는 것을 본능적으로 알 수 있었다.

히메코는 이 격이 키아나에게 닿기를 바라며 외칠 뿐이었.

 

이 완벽하지 은 이야기를 가 원하는 로 꿔나가!

 

그런 히메코의 마음에 응답하듯 몸 속 율자 코어가 더욱 활성화 되었다월식 슈트는 파괴가 된지 오래고 붕괴능을 제어해주는 효과도 사라진지 오래였다.

하지만 히메코는 포기 할 수 없었다.

마지막이라는 이 느껴지자 너무나도 두운 기분이 들기도 했지만히메코는 키아나의 선생이니까. 

키아나에게 앞으로 향할 길을마지막으로 가야할 목표를 제시해 줄 필가 무엇보다 중요했다.

히메코의 대검에서 뿜어져 온 꽃이 마차 하늘을 해 나아가는 의 개짓처럼 율자의 공간을 득 워 주었.

마음을 아 내리친 일격은 어느새 새하얀 빛으로 해 어두운 공간을 환하게 비추어 고 었다.

그 일격에 긴 은 그저 어둠이 그치길 바라는 스승의 마음이었.

 

++++

 

한순간 하얗게 점등 된 시야가 시 되돌아왔다.

율자는 아무 도 못하고 저 멍하니 을 수 에 없었.

퀴퀴한 재의 향기가 율자의 코를 감싸고 있었.

의미 이 벌어진  사이로 은 음 소리가 흘러나왔다.

무슨 이 일어났는지도 모르겠으율자를 감돌 정적은 히메코의 사죄와 께 져버렸다.

 

미안키아, 그래도 살아가 줘….

 

히메코의 대검이 율자의 옆에 혀있었다.

그제서야 율자는 치 자신을 감싸듯 고 는 히메코의 은 머릿카락을 볼 수 있었.

에 버려 이 갈라지고 상해버린 머릿카락이었다.


그 일격은 분명 율자도 죽일 수 있는 공격이.

혼신을 다한 인류의 공격은 공간의 율자라 하더라도 마지막을 결심했을 만큼 위협적인 공격이었. 

하지만 이 여인은무라타 히메코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마치 수업을 하듯 얼마나 자신이 평범한 존재인지를 알려 주듯온정을 베풀어 마지막 일격을 내리치지 않았다.

그저 율자를 끌어 안아 줬을 뿐이다.

오히려 한순간이라도 제자를 위협한 자신의 행동을 사죄하듯 미안함만을 할 뿐이었.

 

율자를 감싼 스승의 품 안에서는 따뜻한 온기가 느껴졌다.

불에 타버린 무라타 히메코의 육체에서 감출 수 없는 탄내음이 감돌았지만육체와 마음은 열기를 지 은 듯 누구보다도 따뜻했다.

너무나도 그립고 너무나 따뜻한 온기에 율자는 당혹스런 마음이 들었다.

율자한테는 무 낮선 감각이었다.

표정이 일그러지는 이 느껴졌.

율자의 몸에는 더 이상 히메코를 처리 할 수 있을 만큼의 붕괴능이 존재하지 않았다.

마지막 발악으로 충격파를 만드는게 전부였다.

온기를 부정하듯 율자를 중심으로 퍼져 나간 충격파는 히메코도 밀어냈다.

 

이걸로마지막 수업은끝이야...”

 

율자의 눈동자에는 멀어져가는 히메코의 모습만이 보였다

초점이 없는 히메코의 눈동자는 마지막의 순간 까지도 키아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눈동자 속에 비친 율자는 마치 우는 법을 모르는 어린아이처럼 기괴한 표정을 짓고 있었.

그 모습을 보자 율자는 지금 자신의 모습이 얼마나 추악한지 알아 버리고 말았다.

가슴  은 곳에서 미안하다는 이 목구멍까지 차올랐.

이 마음이 키아나의 마음인지 율자의 마음인지 지 했지만, 율자는 저 미안하다 하고 싶었다.

 

-

 

그 순간 율자에게 꽂혀 있던 혈청이 주입됐다.

외부에서 물질이 몸 안으로 들어오기 시작하자 율자는 모든 것이 파악이 되기 시작했다.

무라타 히메코라는 여인은 마지막 순간까지 제자를 생각하고 있었다는 .

너무나 따뜻한 온기가 거짓이 아니었다는 사실.


혈청이 주입되자 율자의 몸 속에 있던 붕괴능이 와해되기 시작했다.

율자는 최대한 온 을 돌던 붕괴능을 잡으려 노력했지만모래알 같이 산산히 흩어지는 붕괴능에 더이상 권능을 다룰 수 없을 만큼 무력해졌다.

와해되는 붕괴능 사이사이로 율자의 권능이 함께 밖으로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머리가 어지러웠다.

몸에서는 구토가 나올거 같았고 세상이 와그라져 보이기 시작했다.

다룰 수 없는 율자의 권능은 육체에 큰 부담이 되었다.


끄아아아아아


율자는 참을 수 는 고통에 최대한 권능 밖으로 분출하기 해  에 을 기 시작했다의도한 것은 아니였지만그렇게 해야만 지금 자신이 살 수 있다는 사실이 본능의 적신호를 키웠다.

붕괴능의 와해는 른 속도로 이루어 더 이상 율자의 권능을 유지할 수 있는 수치를 넘어버렸다. 그렇게 키아나는 둠 속으로 떨어지는 스승의 모습을 라 볼 수 밖에 없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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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아나의 몸에서 빠져나온 율자의 권능은 허수 공간 전역으로 뻗어 나갔다.

세상과 단절되었던 부분은 율자의 권능에 닿자마자 다시금 세상과 이어지기 시작했고격렬한 전투를 증명해주 잔해는 힘을 듯 허수 공간 아래로 가라 앉기 시작했다

무한의 회랑 안에는 공간의 율자가 있던 장소 만이 마지막 발악으로 온전한 형태를 유지하며 밖으로 져 나가고 있었다.

주위를 가득 매웠던 입방체들은 점차 형태를 잃고 먼지가 되어 사라져 갔으며히페리온을 그대로 베낀 구조물도 바람에 흩날리듯 형체를 잃어가고 있었다.

 

학원장브로.

 

그저 비어있는 형태였지, 히메코는 사라지는 히페리온의 모습이 무나도 쉬워 모두의 얼굴을 한번 씩 생각하는 것 에 할 수 없었.

아마 이기적인 선택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극동지부의 모두가 히메코한테는 결국 너무나 소중했다.

그렇게 살고 싶었던 자신이지만마지막이 찾아오니 자신의 생명 보다도 극동지부의 모두가 더욱 소중했다.

히메코의 선택이 모두한테 상처가 될수 있다는 것을 알고는 있었다.

하지만 이것밖에 선택 없었다.

 

히메코가 있던 장소도 무너저 가라앉기 시작.

히메코를 지탱해 주던 차가운 바닥이 사라지자 바람에 사라지듯 마찬가지로 추락을 하기 시작했다.

허수 공간으로의 추락은 마치 물 속을 유영하듯 천천히 이루어졌다.

온 몸이 불에 탄 듯 따갑고코를 찌르는 탄내는 히메코의 모습이 정상이 아니라는 사실을 말해 주고 있었다.

움직일 수 없는 몸이었지만, 무언 등을 받쳐주는 기묘한 느낌  히메코는 떨어지는 순간에도 키아나가 있는 장소를 확인할 수 있었다.

깊은 어둠 속으로 떨어지는 자신과 리 키아나의 주위에는 른 하늘이 보였다.

그 모습을 자 불안했던 히메코의 마음은 어느 간 위로 받아 심이 되었다.

히메코는 늘 자신이 죽을거라는 사실을 고 있었.

교단에 는 을 후회한 이 있었지, 그래도 선생이 되었던 것을 돌아보니 스스로가 자랑스러웠.

평소 희망하던 제자들과의 업 사진, 모두가 행복하게 웃으며 마무리하는 단 생활도 실패했지, 히메코의 마음에는 아무런 미련도 없다는 이 충족함만이 가득차 있었.

그래도 한가지 마음 에 남은 소망을 이야기 하자면...

 

'......인....같이 마시고 싶었는데...'

 

그저 졸업식날 성인이 된 제자들과 함께 마시지 못한 와인 한잔이 아쉬울 뿐이.


-f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