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장? 일어났어? 그런데 안색이 많이 안좋아보여, 혹시 어제 무슨 일이 있었어?"

분홍머리 소녀가 살갑게 웃으면서 말했다.

"엘리시아구나 실은..."

함장은 퀭한 얼굴로 엘리시아한테 이야기했다.

어젯밤에 할 일을 다 마치고 늦게 잠에 들었단 말야.

피곤해서 그런지 금방 잠에 들었는데 갑자기 눈이 아픈거야, 마치 누가 손으로 내 눈을 꾹 누르는것 처럼 말이지

처음에는 눈만 아팠어, 그런데 이제는 팔,다리까지 아파오더라고
가위눌린건가 싶었는데 가위눌릴때 아픔을 느끼지는 않잖아?
그래서 어떻게든 깨어나려고 발버둥 치는데 갑자기 누가 속삭이더라고

소리가 작아서 듣기 힘들었는데 아마 '내가 누구게?' 라고 한거 같았어

그래서 내가 '키아나 너야? 너구나! 장난 그만치고 빨리 비켜!!!' 라고 외쳤지.

"음~ 그래서? 그 다음엔?"

엘리시아가 웃으면서 함장한테 질문했다.

"그러니까 말이지..."

그러니까 갑자기 아픈게 싹 사라지는거야.
몸도 움직일 수 있게 되었고, 그래서 침대에서 반쯤 일어나서 앞을 봤는데...

바로 앞에 무언가가 있었어
그리고 그 무언가에 손에는 막대기? 아니 방망이라고 해야 하나? 그런게 들려있었지.

그리고 그 무언가가 입을 열었는데

'어떻게 내가 아니라 다른 여자이름이 나와? 난 항상 함장만을 생각하고 함장만을 원하고 함장만을 바랬는데 함장은 어떻게 나에게 그럴수가 있어?' 이러면서 나를 후두러 패더라고

사정없이 내리치는데 생각 이상으로 아프더라고, 마치 물리적으로 패는것처럼 아픔이 생생하게 느껴지더라니까?

그래서 나는 죽을힘을 다해서 도망쳤어
정신 없이 뛰다 보니까 벽에 부딪혔는데 그때 꿈에서 깬거야.

그리고 지금 이렇게 된거지.

함장의 이야기를 다 들은 엘리시아는 웃으면서 말했다.

"뭐야 그게, 아주 이상한 꿈을 꿨구나 함장?"

"그러니까 말이야. 진짜로 이상한 꿈이라니까?
어쨌거나 이제 나도 슬슬 일하러 가봐야겠다. 그럼 나중에 보자 엘리시아."

말을 마치고 함장이 돌아가려던 순간 갑자기 엘리시아가 말했다.

"근데 말이야 함장, 왜 그랬어?"

"어? 그게 무슨-"

함장이 뒤를 돌아보자 엘리시아가 양 손에 지팡이를 쥔 채 섬뜩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나는 언제나 함장을 우선적으로 생각하고 함장만을 바라보고 함장만을 사랑했는데 함장은 어떻게 마음속에 내가 아닌 다른 여자를 생각할수가 있어? 함장은 내 사랑과 믿음을 배신한거야? 설마 내가 싫어진거야? 아니면 나따위는 그 아이한테  비교도 안되는거야? 왜? 어떻게?"

엘리시아는 지팡이를 들어올린체 함장에게 다가갔고 이윽고 지팡이로 함장의 머리를 내려쳤다.

함장은 이 광경을 보면서 짧은 단말마를 남겼다.

"아 젠장"

-오직 엘리시아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