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빈아 구덩이 좀 쪼까 파야 쓰것다"

"....응?"

"다른 건 아니고 이번에 시육젓 한거 묻을라면 독을 묻어야 혀서..."

"지난번에 파둔거 있잖아?"

"이 씨벌롬의 새끼가 곱게 말한께 내가 보리인 좆으로 보이냐? 너 또 쳐맞고 밖에서 벌벌 떨어볼텨?"

"아..아니..그게 아니라...."

"씨벌롬 새끼야 말조심 혀라잉? 너 하나 없어진다고 여그서 뭐라할 사람 읍승께. 시왕사 사람들도 다 선주 출신인거 알어 몰러?"

"......미안해......"

"됐고 싸게 싸게 구덩이나 파. 항아리 10개는 묻어야 됭께 최대한 넓고 깊게 파불어라잉. 밥은 저기 내장탕 하나 사놨응께 먹고. 목마르면 쩌그 밑에 개울가서 축이고"

"응....."

"나가 일 좀 보다가 저녁 쯔음에 오께 다 하놔야 된다잉? 글고 지난번 처럼 딴맘 먹고 도망가거나 허면 이번엔 진짜 창시를 꺼내불꺼니께 알아서 하고"

"응...쏘쏘.......당연하지...."











"어이 네비니~ 구덩이 다 팠당가?"

"응....이 정도면 돼?"

"오오미 넓고 깊게 잘 팠네잉?역시 네비니가 일은 단명종 일꾼들 중에서 제일 잘한당께?"

"...고마워....그럼 나 이제 집에 들어가봐도 돼? 손발이 다 얼어서..."


"아암 그라제잉 들어가 봐야재잉. 근디 말야 쩌그 저 모서리 쪽에 덜파진거 같은디??"

"응?? 어디 말하는 거야?"

"아따 쩌그 모서리 말여 쩌그. 안보인당가? 에잉 네빈아! 다시 들어가서 깔끔하게 파부러라"

"....응...."

"으따 이놈아 스톱"

"왜.....??"

"쩌그 파는데 뭐가 힘들다고 삽을 들고 간다냐. 손으로 살살 긁으면 되것는디. 삽은 내가 들고 있을텡게 후딱 해치우고 나와부러야"

"....알았어....."

"쏘쏘.......다 된거 같은데...."

"...네빈아"

"응?"

"너 여그 온지 얼마 됐냐?"

".....10년 조금 넘었는데....."

"벌써 시간이 그렇게 되부렀다냐...니가 왔을 때만 해도 그때는 등효 장군님도 살아있고 나부 분위기도 좋았었는디..."

"......"

"너 얼마전에 응성이 그 씨불것 도망친거 들었재잉?"

"...어?......어어..."

"참 찢어쥑일 놈이재... 멕여 주고 재워주고 했더니 도망이나 쳐불고..."

"......"

"근디 말여 그놈아가 탈출혀서 혀를 놀렸나보드라... 너야  몰것지만서도 지금 온 행성이 난리가 아니여.."

"......"

"며칠 있으면 옥궐서 시왕도 내혀온다 글고...이번엔 판관들도  못막어주겠다 하드라...원수년이 정권 잡응께 우덜 나부 사람들만 피해 보고 그런거재잉..."

"...쏘쏘...... 살려줘..."

"네빈아 우리가 너를 못믿어서 이러는게 아녀...근디 어쩔 수가 있냐...산 사람은 살아야재...."

"소......소상님! 절대 말 안할게요! 저 하루 종일 숲에 숨어 있을게요! 제발 살려주세요! 저 살아서 가족들...우리 오빠 꼭 만나게 해주겠다고 하셨잖아요!"


"....너 아직도 느그 오빠 만나고 싶냐?"

".....?! 아니에요! 소상님! 실수로 튀어나온 말이에요! 저 그냥 여기가 좋아요! 일 더 열심히 할게요! 잠 조금만 잘게요! 배고프다고 안 울게요! 두번 다시 도망 안 칠게요! 제발 살려주세요! 제발...."

"네빈아 나도 어쩔수가 읍서.... 나를 원망하지 말고 선주를 들쑤시는 저그 위쪽에 반물질 군단 놈들을 원망혀라..."

"소상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