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oiler ALERT!

선데이가 좋은 꿈에서 그 어떤 불행도 존재해서는 안 된다고 이야기했던 것처럼,

「가족」은 좋은 꿈에서는 나쁜 것은 존재하지 않고, 그래야만 한다고 선전하고 다녀.

하지만 페나코니를 여행하면서 우리는 그런 선전과는 180도 다른 일면들을 보게 돼.

꿈세계라는 환상 속에 붙잡힌 채 영원히 현재를 잃어버린 채로 살아가는 사람들을.

꿈세계를 위하여라는 대의 하에 반 강제로 가족의 일원으로 '모셔지는' 사람들을.

누군가의 행복을 위한 부품으로 소모되어 버려진, 찾는 이 없이 소외되어버린 존재들을.

「가족」의 좋은 꿈은 그 어떤 불행도 존재하지 않는 곳이라는 선전을 사실로 받아들인다고 해도.

그것을 유지하는 부품으로서 존재하는 이들이나 꿈세계 속에 발을 들인 사람들의 삶은 그렇지 않아.

꿈세계라고 해도 그들이 희로애락을 느끼는 인간이라는 본질은 바뀌지 않으니까, 아픔은 있을 수밖에 없어.

살아가는 모든 순간, 모든 사람에게 좋은 사람으로 남을 수 있는 사람은 없기에 불화도 있을 수밖에 없지.

그리고 인간의 삶은 연속되어 있기에, 그들의 과거 속에 화인처럼 내려앉은 불행도 있을 수밖에 없고.

그러니까 더더욱 꿈세계의 밝은 면 속에서 자신을 속이며 꾸며진 행복 속에서 살아가려 하는 거겠지만....

하지만 인간은 결국 미래를 향해 나아가야 하는 존재라고, 도망친 곳에 낙원은 없다고,

페나코니에서 우리가 스쳐 지나가는 수많은 인물들은 자신의 삶으로 이야기하고 있어.

그렇다면 이건 페나코니라는 행성 전체를 대표하는 내러티브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거야.

그리고 이런 걸 볼 때, 페나코니의 비싸다는 숙박비는 진짜 돈도 돈이지만,

꿈세계 속에서의 향락을 위해 허비되는 사람들의 현재의 메타포가 아닐까 생각해.


이야기가 좀 샜는데, 본제로 들어가서 레슬리 딘이라는 남자의 이야기를 해보자.

그는 분명히 자신의 자아를 가지고 있고, 레슬리 딘이라는 배우의 기억도 가지고 있지만,

그의 실체는 다른 사람의 기억 속에 남은 인지를 짜맞춰 기워낸 허상일 뿐이야.

그 허상을 존재케 하기 위해 여러 사람들이 자신들의 현재를 허비하며 그 존재를 유지하고 있지.

그들은 그걸 그를 부활시키는 일이라고 생각했겠지. 그래서 부활 프로젝트 같은 이름을 붙였을거야.

그렇지만 은하 스타의 서사에서 레슬리 딘은 이미 죽었고, 꿈세계 속에 존재하는 그는 결국 허상에 불과하다고 말해.

그걸 깨달은 꿈세계의 레슬리 딘은 자신을 만든 모두가 자신에게서 벗어나 미래로 나아가도록 만들어줬고.

그 결과 그를 유지하기 위한 매개체들이 사라져버린 꿈세계의 레슬리 딘은 결국 사라지게 됐어.

그를 창조한 이들이 그걸 어떻게 생각할지는 모르겠지만, 이건 분명 그들의 삶에는 올바른 일이었을 거야.

레슬리 딘도 만족했고…. 하지만 이게 정말 올바른 일이었을까? 그는 분명 현실에는 존재하지 않는 존재였지만….

한낱 꿈속의 포영에 불과하다고 해도 그는 분명, 친구가 죽은 그날에서 더 나아가지 못하게 된 남자를 연민하고,

죽어버린 레슬리 딘에 대한 끝맺지 못한 연심을 놓지 못한 여인에게 대답을 돌려주고자 했던 상냥한 마음이 있었어.

그 과정에서, 그 자신이 죽어버린 레슬리 딘의 허상에 불과한 하찮은 존재가 아니라는 걸 깨달았고….

하지만 그 끝이 자신으로서 존재하게 되는 것이 아닌 그저 사라지는 것이라면, 너무 슬픈 결말 아닐까…?

만약 하늘에 다다른 끝에 있는 것이 태양이 아닌 검은 태양이라면, 우리는 무엇을 위해 빛을 향해 나아가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