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oiler ALERT!

2.2 스토리에서 선데이의 주장이 인상적이어서 내가 이해한 바를 정리해봤음.


(오오..믿습니다..선멘..)


선데이가 개척자에게 던진 3가지 질문의 의도를 통해서 선데이의 주장을 알 수 있었다고 생각함.

첫 번째 질문 : 도와주지 않으면 죽을 것이 자명해보이는 조화의 비둘기에게 (제자리에) 쿠션으로 둥지를 만들어줄 것인지? vs 새장을 만든 후 따뜻한 방에서 보살필 것인지?(선데이의 기존 선택)

사실 질문의 답이 중요하지는 않다고 봄(어차피 결과적으로는 새가 죽는 선택이니까)

선데이가 해당 질문을 통해 말하고 싶은 것은 날지 못하는 새가 있다는 사실이라고 봄.

즉, 누구나 본인의 희망대로 원하는 것을 실현해나가는 삶을 살 수 있는 게 아니라 사람은 강자와 약자로 나뉘어지며 약자는 원하는 삶을 누릴 수 없고 다른 이가 도와주지 않으면 생존조차 위협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전하고 싶었던 것이라고 생각함. 

본인이 걷고 있던 화합의 길에 대한 의문이 시작된 시점이기도 한데 여기까지는 새와 같이 약한 자를 위해서 화합이 필요하다고 내면화해서 본인을 설득했다고 봄.


두 번째 질문 : 두 아이를 부양할 힘이 없어 노예로 팔고 페나코니에 밀입국하고 돈을 벌어 아이들과 좋은 삶을 살고자 하는 밀입국자가 사냥개 가문에 쫒기고 있는 상황에서 사냥개 가문의 추적 아래 연명하다 운명의 판결을 받을 때까지 침묵할 것인지? vs 사냥개 가문의 추적을 멈추도록 요구할 것인지?(선데이의 기존 선택)

마찬가지로 질문에 대한 답은 중요하지 않음 밀입국자는 어찌됐든 불행해지니까(침묵하여 계속 쫒기게 내버려두면 얼마 지나지 않아 밀입국자는 죽을 것이고 추적을 멈추면 돈을 많이 벌었음에도 아이를 되찾지 않는 타락한 삶을 사니까)

일반적인 사고로는 밀입국자가 이상한 사람으로 여길 수도 있을텐데(나도 보면서 답답하기도 했고..) 선데이는 밀입국자가 그렇게 행동한 이유를 밀입국자 개인에게서 찾지 않고 환경(사회)에서 찾았다고 봄.

즉, "무엇이 밀입국자를 그러한 결과에 이르게 했나?"에 대한 의문을 가지고 첫 번째 질문과 더불어서 "약자가 원하는 삶을 살 수 없는 이유는 현실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야"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이를 개척자에게 말해주고 싶었기 때문에 두 번째 질문을 던진 것으로 볼 수 있음.

그리고 밀입국자 다음에 탁음하러 온 부자 페페시는 탁음을 하는 것을 거의 장난으로 여기는데(피자와 음료를 남긴 것을 잘못이다라고 하는 등) 앞선 밀입국자와 같은 약자는 자식을 차라리 팔아서 노예로 만드는 게 생존을 위한 길로 여길 만큼 현실에 시달리는 것과 너무나 대비되었음. 

하지만 선데이가 화합의 길을 걸으면서 할 수 있는 선택으로는 사냥개 가문에 밀입국자를 쫓지 않도록 요구하는 정도 이상의 해결책을 내놓을 수 없었을 것이고 때문에 화합의 길에 대한 의문이 더 강해졌을 것임.


세 번째 질문 : 만약 로빈이 전쟁 중인 카스벨리나 IIIV에 화합의 전파와 생명을 구하기 위해서 가려한다는 것을 알았다면 로빈의 선택을 존중할 것인지? vs 로빈을 말릴 것인지?(아마도 선데이의 선택)

이 질문이 선데이가 왜 질서의 길을 선택했는지 설명하는 가장 중요한 질문이라 생각함. 

세 번째 질문은 답변을 어떻게 하든 사실이 아니라 가정에서 출발하기 때문에 로빈이 전쟁 중인 카스벨리나 IIIV에 가서 총을 맞았다는 사실은 변함없음. 

아마 선데이에게 이러한 사실은 받아들이기 어려웠을 것임. 

아마 "왜 화합의 길을 걷는 로빈이 총에 맞아야 하지?"라는 의문을 품었을 것임. 

앞선 부자 페페시는 강자임에도 약자를 돕지 않고 안전하게 지내는데 로빈은 약자를 돕는 화합의 길을 걸음으로써 생명이 위험해지는 결과가 발생하니까. 

따라서 "화합으로는 모두가 행복해질 수 없다. 그러므로 다른 방법이 필요하다."라는 생각하고 다른 길을 모색하던 중 꿈의 주인이 질서의 길을 제안한 게 아닐까 싶음.

즉, 모두가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약자를 억압하는 강자가 질서를 통해 모두가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는 방법(즉, 질서가 필요하다)이라는 것이 선데이의 최종 결론임.(아마도 꿈의 주인에게 의문을 품는 등의 모습을 봐서는 최선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을 것 같음)

여기서 선데이가 정의하는 행복은 고통이 없는 즉, 생존이 보장된 삶이고 그것을 실현하기 위한 방법이 사람들을 꿈속 세상에 가두는 것임. 

적어도 꿈 속에서는 서로 욕구가 충돌하는 일도 없을 것이고 적자생존이라는 자연의 기본 원리에서 벗어나 생존을 보장할 수 있을테니까. 




나는 선데이의 주장을 타인이 다치지 않기를 바라는 점에서 그저 악으로 취급할 수 없었고 사실로부터 도출되는 결론이기 때문에 쉽게 반박하기도 어려운 주장이라 생각되었음(정말 그런가? 뭔가 이상한데 뭐가 이상한거지? 등)

그래서 스토리가 진행되면서 선데이의 주장을 개척자 일행이 반박하는 것도 흥미로웠음.




(반디 너무 멋있어..)

먼저 첫 번째 주장(사람은 강자와 약자로 나뉘어지며 약자는 원하는 삶을 누릴 수 없고 다른 이가 도와주지 않으면 생존조차 위협 받을 수 있다)은 반디가 선데이의 주장의 반례로 볼 수 있기 때문에 반박되었다고 봤음.

반디는 현실에서는 차가운 의료용 캡슐에 의존해서 살 수 밖에 없는 입장이지만 한편으로는 그라모스 철기군이라는 별칭을 가지고 있는 약자이기도 하면서 강자이기도 한 존재임. 

선데이의 입장에서 보자면 의료용 캡슐에 의존해서 살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은 생존이 위협받는 약자로 볼 수 있지만 만약 반디가 약자라고 인정하게 되면 약자이면서도 본인이 원하는 것을 해낼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본인의 첫 번째 주장이 틀렸다는 사실을 인정해야 됨.

그렇다고 강자라고 분류하자니 본인 기준에서는 강자는 원하는 삶을 실현해나갈 수 있는 자이지만 선데이본인이 생각하는 행복은 생존이니 반디는 생존이 위협받는다는 점에서 강자라고 주장하기 어려움.

마지막으로 만약 반디가 약자이자 강자라고 반박하게 되면 본인의 강자와 약자라는 이분법적인 분류가 틀렸다고 인정하게 되어서 약자라고 원하는 삶을 누릴 수 없다고 단정할 수 없게 될 수 있음.

따라서 반디가 선데이에게 본인도 약자로 분류되냐고 물은 것은 선데이의 주장에 모순되는 사례가 있음을 지적한 것임.

또한 반디는 본인이 생존보다는 자아를 위해서 살고 싶다고 함(무기가 아닌 사람으로써 죽고 싶다).

이는 삶의 목적이 생존으로만 귀결되는 게 아니고 다른 목적을 위할 수 있다는 것을 지적한 것이자 무엇을 위해 살아가고 싶다는 것은 주관적인 선호와 연결되는 문제라 논리로 무엇이 옳고 그른지 판단하기도 설득하기도 어려움.

결국 선데이는 본인의 주장이 틀렸다는 것을 인정하는 대신에 힘의 논리로 본인이 맞다는 것을 증명하고자 함.


나는 두 번째 주장(약자가 원하는 삶을 살 수 없는 이유는 현실에 문제가 있기 때문)와 세 번째 주장(화합으로는 모두가 행복해질 수 없고 질서가 필요하다)에 대한 반박은 개척자가 선데이에게 직접 대답하지는 않았지만 두 번째 주장에 대해서는 인정할 수 있지만 세 번째 주장에 대해서는 부정한 것으로 이해했음.

즉, 현실에 문제가 있는 게 맞더라도 사람들이 원하는 것을 선데이가 생각하는 행복(고통없음, 생존 등)으로만으로 단정하고 질서를 통해서 사람들에게 강요하는 것은 틀렸고 사람들과 어울려가며(화합) 고쳐나가는 것(개척)이 옳은 방법이라 주장한 것으로 봤음. 

왜냐하면 로빈은 다른 이를 위해서 희생하여 혼자 남게 될 선데이를 걱정하고 함께 문제를 해결해 나가길 원했고 개척자는 아케론과의 대화에서 뭐가 됐든 꿈세계는 싫으며 모두가 언젠가는 끝내 정해진 결말(공허 또는 죽음)을 맞이하게 된다고 해도 개척해나갈 것이라 답했기 때문임.

따라서 꿈속의 사람들을 깨우고 로빈이 화합을 노래하며 개척자가 선데이와 맞서 싸웠고 선데이의 마지막 질문 "생명은 왜 깊은 잠에 빠지는가"에 대해 개척자가 "왜냐면 언젠가 우린 꿈에서 깨어나니까"라고 답한 것이라 이해했음.


결국 선데이는 어떤 관점으로 문제를 바라보는지에 따라 다른 답이 나오는 정해진 답이 없는 문제(모든 사람들이 행복해질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에 대해서 본인의 관점에서 최선의 답을 낸 것이기 때문에 개척자 일행을 한번 리타이어시킬 수 있을 정도로 강했던 것이고 질서는 본인이 원하는 목적이기 보다는 수단이었다는 점에서 개척 자체가 목적인 개척자한테 밀렸지 않았을까 싶음.

(여운남는 장면)




세줄요약

1. 선데이의 세 가지 질문 의도이자 주장은 "약자가 원하는 것 못하는 현실 세계 문제 있고 화합으로 문제 해결 안 되고 질서를 통해 모두의 행복(생존)을 실현할 수 있어"

2. 그에 대한 반디의 답변은 "인간을 약자와 강자로 나누는 분류 틀렸고 나는 생존이 아닌 자아를 위해 산다 그러니까 너의 삶의 목적인 생존이나 고통없음을 나에게 강요하지마"

3. 로빈과 개척자의 답변은 "모두가 원하는 것 못하는 현실 세계 문제 있더라도 화합과 개척을 통해 해결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