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편에 이어서)


5. 호시마치 스이세이의 MV다, 라는 것


이처럼,  『비비데바』 는, VTuber가 긴 시간 노출되어 온 「너희, 기분 나쁘네」 를 구체적으로 구성하는 모든 요소를, 「2D 애니메이션VS실사」 라는 구조에 녹아내는 것을 통해 정면으로 작품에 집어넣고, 과장하고, 결국에는 자학적인 풍자로 승화되는, 듬뿍 담긴, 그러면서도 압도적인 스타일리쉬하면서 독특한 영상으로 완성해냈습니다.


이 곳에, 「애니메이션 캐릭터와 인간이 공존하는 아름다운 세계」 를 표현하고자 하는 의도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버츄얼이라고 하는 존재의 「기분 나쁨」 을, 그리고 「VTuber」의 고질적인 편견을, 굉장히 노골적으로, 강조해서 그려내고 있습니다. 너무나도 완벽한, 데포르메의 끝판왕을 보여주는, 악몽과도 같은 「VTuber의 기분 나쁨」의 집합체입니다.


그러나, 이 MV의 「기분 나쁨」 에는, 틀림없이 중독성이 존재합니다. 몇 번이나 보게 되고 말죠. 중독되요. 이유는 한 가지입니다-굉장히 팝!하기 때문이죠!


전 이 「가치의 전환」 에 충격을 받았습니다. 여지껏 질리도록 모두가, 다양한 시도로 지워보고자 하거나, 숨겨보고자 했던 「VTuber」 라는 존재의 「위화감」 을, 「벽」 을, 이 정도의 주류에서 당당하게 악취미적 표현을 해낸다는 것, 그러한 발상 자체가 제게는 전혀 없었으니까요. 아아, 이런 광맥이 있었다니!


중요한 것은, 이것이 혹시 VTuber가 아닌 아티스트가 발표한 것이었다면, 이라는 점입니다. VTuber에 대한 편견을 추하게 과장하고, 비웃는 듯한 이야기-. 그 정도면, 활활 불타기 좋은 장작이 되었을 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이것은 호시마치 스이세이의 MV입니다. 하필이면, 탑 아티스트 VTuber인, 호시마치 스이세이인 것입니다.


호시마치 스이세이는, VTuber로써는 최초로 「THE FIRST TAKE」 에 출연한 아티스트입니다.


https://youtu.be/AAsRtnbDs-0


솔직히 고백하자면, 저는 그렇게까지 호시마치씨의 활동을 성실히 좇고 있는 편은 아닙니다......만, 그럼에도 이 「THE FIRST TAKE」 출연에 대해서는 굉장히 납득이 간다고 느꼈습니다. 여러 오리지널 곡과 라이브 퍼포먼스, 캐리어를 통해서 보여진 「음악」 을 향한 열정 넘치는 아티스트 활동. 나아가 후술할 내용으로,  「VTuber에 관심을 가지지 않는 바깥 쪽의 사람들」 을 향해서 굉장히 메시지를 던져주고 있는 분......이라는 이미지가 굉장히 강했기 때문이죠. 그녀라면 이러한 장소에서도,  「VTuber」 로써가 아닌  「뮤지션」 으로써 보여질 가능성이 있다, 그 "도전"에 어울린다, 굉장히 좋은 선택이네, 라고.


호시마치씨는 이 영상의 코멘트란에서, <굉장히 별난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만, 노래를 부른다거나, 즐거운 것을 하고 있는 사람입니다>라고 인사했습니다. 이건 VTuber의 자기 소개로써, 굉장히 간결하고 억제된 좋은 표현이라고 생각합니다.  「실제 아티스트가 스는 무대에 VTuber가 출연하는 것」 에 대해서, 역시 그 나름의 할레이션도 일어난 것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만, 모든 외부의 목소리에 대해서, 이 부드러운 인사. 그리고 큰 무대에서도  「열정적으로」 늠름하게 마주하는 그 모습은, 노랫소리가 들어간 그 아름다운 시간도 포함해서, 저 뿐만 아닌, 많은 분들에게도 꽤나 인상적인 장면이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최근에는 『아이돌 마스터 신데렐라걸즈 스타라이트 스테이지』(나카이 마사히로의 CM으로 유명한  『데레마스』 네요 )와의 콜라보레이션으로 화제를 불러일으킨 것도 이 분입니다.


왠만한 모든 IP와의 콜라보로 유명한  『데레마스』 입니다만, 시리즈 사상 처음으로 「게임 내의 아이돌로써 그대로 호시마치 스이세이가 등장한다」 라고 하는, 콜라보라기 보단 「기간 한정 가입」 같은 대대적인 내용이 되었습니다. 어느 의미 「THE FIRST TAKE」 과는 반대로, 이번에는 완전히 현실과 동떨어진 세계의 사람들 사이에 「현실에 살아있는」 VTuber가 들어간다는 형태네요. 그 "닫힌" "세계를 믿고" 지켜 나가는 팬들의 입장에서 보자면 저항감은, 역시 상상하기 어렵지 않습니다. 한 번 들어가 버리면, 그녀는 또한 「신데렐라걸즈」 라고도 말할 수 있는 가능성이 생기니까요. 


https://youtu.be/Q1-Qst7YWew


그리고 그런 공포도 또한, 오래 전부터 아이마스의 팬으로 알려진 호시마치씨가 가장 느끼고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그러한 팬이기에 비로소, 이뤄낸 것도 있습니다. 바로 며칠 전 개최된 호시마치씨의 6주년 기념 라이브에  『데레마스』 에서 타카가키 카에데씨를 서프라이즈 게스트로 초대한 것입니다.


https://youtu.be/i0vqoGF6xFo


함께 조금 별난 모습을 하고 있는 아이돌 동료인 셈입니다만, 데뷔 후의(릴리스 후의) 캐리어에서는 배 이상의 차이가 나는 두 사람. 그녀와 비교한다면 그야말로 아직 아기인 호시마치씨, 그리고 "선구자" 의 선배로써 여유마저 느껴지는 MC와 퍼포먼스를 보여주신 타카가키씨. 서로에의 긍지 높은 존경으로 가득한, 너무나 감동적인 스테이지였습니다. 그리고 이것 또한 호시마치 스이세이의 「바깥」 을 향한 (한 가지의) 멋진 정답이라고도 말할 수 있겠죠. 참고로 이 라이브가 「비비데바」 의 첫 공개의 장소였다는 점을 생각한다면, 「신데렐라」 모티프가 겹친 건 과연 우연인지 아닌지......


https://youtu.be/h0JrFYBqgEU


이것들과 동시에 병행해서 활동 중인 음악 유닛 「Midnight Grand Orchestra」 도 재밌습니다. 파트너의 음악가 TAKU INOUE씨를 「이차원」 에 불러들인다거나, 반대로 호시마치씨를 「삼차원」 에 보낸다거나, 때로는 둘이 하이퍼 리얼한 세계에 뛰어 든다거나....라는, 그야말로 「이차원과 삼차원의 실험장」 같은 독특한 시도가 매번 이뤄지고 있습니다. 이만큼의 도전적인 활동은, 역시 주목을 모으는 법이겠죠. NHK 종합의 설 특별방송(이 될 예정이었습니다만, 2024년 노토 반도 지진의 영향으로 취소되었습니다) 「새로운 테레비」 의 출연도 저로써는 굉장히 인상적이었습니다.


https://youtu.be/xktbHklynDU


그리고 개인적으로 소개하고 싶은 것이, 이 숏 영상. 다루고 있는 「버츄얼 일상다반사」 가, 누가 봐도 「VTuber와 별로 친근하지 않은 사람들」 을 대상으로 만들어지고 있는 영상입니다. VTuber로써 이만큼의 화려한 경력이 있는 분이, 말이죠. 「아아, 이 분도 역시, 굉장히 문제의식이 강한, 바깥 세상을 향해 메시지를 던지는 분인구나. 그리고 그걸 짊어질 각오가 있는 분이구나」 라고 느낀 것을, 아직까지 기억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느낌으로 호시마치 스이세이씨는, 철저히 VTuber 업계의 「바깥」 과 싸우고 있는 사람이라는 인상이, 적어도 제게는 강렬하게 남았습니다. 구태여 보태서 말하자면, 일부러 최전선에 스스로 서서,  본래는 피할 수 있을 터인 총알까지도 쉴 새 없이 맞고 계시는 분......이라고까지 말할 수 있을 듯한.


그러한 활동을 여기 저기서 계속 이어 나가다 보면 이 기사에서 질리도록 리스트업해온 것처럼, 그리고 이 『비비데바』 의 MV에서 노골적으로 강조된 것과 같은, 그런  「기분 나빠......」 란 시선에, 말에, 편견에, 모든 장소에서 노출되며, 그리고 받아들인 것은 상상하기 어렵지 않습니다. 그런 팀이(일부러  「팀」 이라고 표현했습니다) 지혜를 짠 끝에 내보낸 2분 51초의 통렬한 카운터 펀치.


전 생각해본 적도 없었습니다.  「VTuber 기분 나쁘잖아」 라는, 바깥으로부터의 냉철한 압력에, 이 정도로 도발적인 해답을 내놓을 수 있는 방법이 존재한다는 것에.


 「움직이는 그림」 이라는 자기 자신의 특징을 일부러 강조하여, 당당히 사람들 앞에 서는 강함을.


차별과 편견을 거꾸로 이용해, 여태까지 연기해온 것으로 반대로 그  「벽」 을 부수는 방법이 있다는 것을. 그리고 생각해보면, 그건 기나긴 인간의 역사 속에서, 수 없이 탄생해온 카운터 컬쳐에 대해, 분명히 그 계보를 잇는 것이란 것을.


 「자신이 『기분 나쁜』 자기 모습 그대로 등장한다, 그게 뭐가 나빠?」 라고.


그래요. 우리들,  「기분이 나쁜(존재)」 인데, 그래서요?


본 작품과 같은  「카운터」 작품은, 역시 문화로써 성숙해지지 않으면, 잘 나오지 않는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즉,  『비비데바』 의 성립은, 그만큼 VTuber라는 작은 문화가, 세월과 경험을 거쳐 온 증거라고 할 수 있습니다. 호시마치 스이세이씨는, 결코 혼자서 여기까지 도달한 것이 아닙니다. 그 부분도 개인적으로 감동을 느낀 포인트였습니다.


그러한  『비비데바』 의 MV에서, 저는 두 가지 작품을 떠올렸습니다.


첫번째는, 미키토P의  「로키」 입니다.


https://youtu.be/Xg-qfsKN2_E


보컬로이드의 크리에이터인 미키토P가, 스스로 「보카로P」 와  「우타이테」 들의 리얼함을 자학적으로, 그리고 생생하게 풍자한(그리고 고무한) 악곡입니다. 그 과격한 내용은 물론, 그야말로 곡중에서 지적한 것처럼  「우타이테」들이,  「기분 내키는 대로 이 커버 음원을 업로드해나간다」 라는 비꼬는 느낌의 전파 방식을 택한 것도 인상적이었습니다.

 

「비비데바」 도 또한, MV의 작중에서 이 정도까지 풍자적으로 그려낸 댄스를, 일부러 VTuber들에게  「시켜」 서(모션 데이터까지 배포해서), 마음껏 확산시키고자 시도하고 있는 점이 그야말로 장난스럽다고 할까, 정말  「로키」와 유사한 컨셉을 느낍니다.


또 하나는, Childish Gambino의   『This is America』 입니다.


https://youtu.be/VYOjWnS4cMY


아프리카계 미국인의 고난을 충격적인 방법으로 묘사한 뮤직비디오는, 본토인 미국에서 그치지 않고, 전세계에서 눈 깜짝할 새에 화제를 불러일으켰습니다. 2019년의 그래미상에서는 최우수 레코드를 시작으로, 뮤직 비디오상까지도 수상. 참고로 감독은, 같은 미국에서 소수파에 해당하는 일본계의 히로 무라이입니다.


아무리 그래도 『This is America』 와 『비비데바』 를 동일하게 취급하는 것은 조금 꺼림칙합니다만, 작중 내내 등장하는 「오리지널 컬쳐」 를 향한 존경과 그 마주하는 방식, 전체를 뒤덮는 불쾌함과 스타일리쉬함, 그리고 피차별 계층의 비명에 닮은 메시지는, 전 「공통점」 이라고 말해도 과언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더욱이 말하자면, 배우와 코미디언, 그리고 뮤지션으로서의 당시의 Childish Gambino와, 지금의 호시마치 스이세이시에게는 어딘가 겹치는 부분을 느낍니다. 어쩌면 호시마치 스이세이는, VTuber계의 「블랙 뮤직」 인지도 모르겠네요


VTuber 세계에서 맞서 싸우기 위해서는, 때로는 VTuber라는 것을 감추는 편이 좋다.

......이 또한 한 가지의, 그 무엇 하나 틀리지 않은 답이겠죠. 그러나 2024년.

전혀 색다른 바람 구멍이 이 곳에 생긴 것을, 좀 더 우리들은 평가해야하지 않을까요?


끝....

그거 아십니까....?

놀랍게도 전 호시요미가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