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 보자...여기가 맞나."


'카엘라가 말하던 그 잭팟 포인트라는 곳이.'


김홀붕.나이 23세.그리고 그의 직업.


'카엘라의 따까ㄹ-아니,광물 납품업자.'


그것이 김홀붕의 직업이었다.동시에 그를 따라다니는 이름표와도 같았다.그것도 매우 무거운 이름표.


광석을 직접 캐야하는 고난이도의 힘든 직업인데도 그가 그만두지 않는 이유는 따로 있었다.


'그야,카엘라 아니었음 나는 길거리 깡통 신세였을 테니까.'


4년 전까지만 해도 자신은 버려진 길거리 노숙객이었다.그리고 그런 그를 일꾼으로 쓰겠다며 데려간 이가 바로 카엘라였고.


그런 의미에서 홀붕이에게 카엘라는 구세주와도 다름 없었다.물론 카엘라는 그런걸 신경 쓰지 않는듯 했지만.


'결국 카엘라를 도울 수 있는 방법이 이거밖에 없단 말이지.'


잠시 한숨을 쉰 홀붕은 단검을 든 왼손과 곡괭이를 들고 있는 오른손을 번갈아 보았다.


카엘라의 직업은 대장장이.그런 직업을 가진 그녀는 홀붕이 오기 전까지는 혼자 광물 채굴,무기 제련 등의 일을 했다.


그렇기에 카엘라의 하루가 매우 바쁜걸 알고 있는 그는 그녀를 돕기 위해 광산 납품업자의 길을 택한 것이다.


2분의 1은 카엘라에게,남은 2분의 1은 팔아서 돈을 버는것이 목적.


물론 그 길이 순탄한 것은 아니었다.
시험에 합격해서 납품업자가 되더라도 이후가 더 힘드니까.


"광물이 있는 곳에서는 대부분 몬스터가 나오니까."


철광석같은 것에서는 마력이 나오지 않기에 문제가 없지만,희귀한 광물같은 경우 아름다운 빛이 날수록 고품질이고,마력도 많이 나왔다.


그런데 문제는 바로 그 마력의 냄새에 이끌린 몬스터가 광물 근처에서 튀어나온다는 것이다.그리고 그걸 모르고 간 납품업자는 그대로 죽임을 당하고 말이다.


하지만 굉장한 고품질의 광석일 경우 부르는게 값이 될 정도로 비싸지니 일확천금을 노리고 목숨을 걸고 가는 경우도 있었다.


'그리고 그게 나고 말이지.'


잡생각을 지운 홀붕은 그대로 카엘라가 말했던 동굴 안쪽으로 들어갔다.


입구에서부터 값은 얼마 나가지 않아도 평범하지 않은 광물들이 잔뜩 있는것을 보아 홀붕은 이 동굴이 심상치 않음을 느꼈다.


하지만 지금부터 저것들을 캐서 챙기면 짐이 무거워지기에 나중에 나갈때 캐기로 한 그는 더 깊이 들어갔다.


어느샌가 어두워진 주위를 밝히고자 횃불에 불을 붙여 들은 그는 이내.


'광석이...없다?'


주변에 광물들이 하나도 없는것을 깨달았다.


이상한 일이었다.광물같은 경우 동굴 안쪽에 있는 마력을 머금고 많아지기 마련인데,어째서인지 많아지기는 커녕 아예 없는것 아닌가.


"...안에 더 들어가보자."


이대로 돌아가면 낭패라는 생각이 들은 그는 더욱 더 깊이 들어갔고,이내 서늘한 바람이 불어오는 것을 느꼈다.


"카엘라...너는 도대체 어디까지 들어갔던 거냐...?"


이전에 여길 갔다 와본적이 있다는 카엘라를 생각하면서 약간의 미소를 지은 홀붕은 이윽고 걷기를 멈췄고 이내 그의 앞에 보인 것은.


천장에 구멍이 뚤려 지금의 밤하늘이 보이는 넓은 공간과 반대편에 자리 잡은 사내같이 생긴 석상이 기둥과 일체화 되어 있었다.


그게 무엇인지는 알 수 없지만,본능적으로 그것이 건드리면 안 될 것임을 느낀 홀붕은 조심해서 곡괭이를 들었으나.


쩌저적


"!!!"


기둥 속 사내의 얼굴이,오른쪽을 보고있던 눈이 정확히 자신의 방향으로 돌려졌다.


바로 곡괭이를 버리고 카엘라가 선물로 준 단검을 두개 꺼내 양 손에 쥔 홀붕은 식은땀을 흘리며 경계태세를 취했고,이윽고.


투둑.투둑.


콰드드드득!!!


석상이,기둥을 깨부수고 나왔다.


석상은 나오자마자 홀붕에게 빠른 속도로 달려와 그의 명치에 스트레이트 펀치를 꽂았고,잠시 떠오른 홀붕의 배에 드롭킥을 날렸다.


"커헉!!"


순식간에 일어난 일에 반응을 했으나 가드를 못한 홀붕은 피를 토하며 벽에 처박혔고.힘겹게 고개를 들어 석상이 다시 달려오는걸 보고 단검을 역수로 잡고 뛰어나갔다.


쾅!


"무슨 힘이..!"


이내 석상의 오른팔 주먹과 홀붕의 왼손에 든 단검이 부딪히자 '챙' 같은 칼에서 날 법한 소리가 아닌 대포를 쏘는것 같은 소리가 나자 경악한 홀붕은 이내 오른손의 단검으로 석상의 허리에 찔러넣었고,니킥으로 단검을 차서 더욱 깊숙히 찔러넣었다.


고통에 움찔거린 석상은 왼 팔을 휘둘러 홀붕을 때어냈고,그나마 오른팔로 가드를 한 홀붕은 뒤로 밀려나는 것으로 끝났다.


'이 석상...심상치 않다.골렘과는 차원이 달라.'


잠시 석상의 역량에 대해 생각해본 홀붕은 아무래도 좋다고 생각하고,다시 석상에게로 달려들었다.


석상은 아직도 자신의 왼쪽 허리에 박힌 단검을 신경쓰는 듯 했고,홀붕이 바로 앞에 있는데도 자세가 흐트러져 공격을 빗맞히고 말았다.


그 빈틈을 본 홀붕은 석상의 등 뒤에 올라타 난도질을 시작했고,석상은 어떻게든 떨어뜨리려고 했으나 그는 떨어지지 않았다.


이후 더 이상 난도질을 하기 힘들어질 때 쯤 석상은 앞으로 쓰러졌고,홀붕은 이겼다 라고 생각하고 석상의 등에서 내려온 순간.


콱!


"무..무슨!?"


석상이 일어나 그의 목을 잡았다.


아까까지는 장난이었다는듯 더욱 쌔진듯한 악력.


석상은 일어서서 홀붕과의 눈높이를 맞추었고,바로 반대편 벽에 창을 던지듯 그를 던졌다.


다행히 날아가는 도중에 홀붕이 자세를 바꿔 머리가 벽에 부딪히는 불상사는 없었지만,대신 허리뼈가 아작이 나는 느낌이 났다.


"제길.무슨 힘이...!"


'힐링 포션...'


바로 상태를 치료하기 위해 포션을 꺼내 마시자 허리는 나아져 일어설 수 있게 되었다.하지만 그걸 보고만 있을 석상이 아니었다.


바로 달려들어 오른 팔을 치켜들고 홀붕의 얼굴을 향해 주먹을 날렸고,홀붕은 간신히 머리를 옆으로 꺽어 피했다.


그리고 왼쪽 허리에 박혀있는 단검을 빼어 공격했으나.


깡!


"?!"


아까와는 다르게,단검이 박히기는 커녕 오히려 단검에 금이 갔다.


그리고 어김없이 배에 날아오는 주먹을 홀붕은 당황해 하느라 가드를 올리지 못했고,그 대가는 고통.그 이상이었다.


탕!


"쿠헑!!"


최소 내장 파열. 각혈을 하면서 생각한 홀붕은 다시 벽에 처박혔고,고개를 힘겹게 들었을땐 석상이 여유롭게 걸어오고 있었다.


'이제는 방법이 없어.'


단검은 두개 다 있지만 하나는 금이 간 상태.게다가 멀쩡한 것도 박힐 가능성이 만무.


'저런걸 어떻게 이기라고...'


어느정도 쉽게 잡았던 전과는 다른,완전히 상황이 역전되고 말았다.


하지만 그의 뇌속에 끼어든 하나의 묘책.


그걸 실행시키기 위해 힘겹게 다시 한번,일어섰다.


다리의 근육은 이제 거의 끊길 지경.하지만 힐링 포션은 진작 다 깨졌기에 저놈을 잡고 구조신호를 보낼 수 밖에 없다.


'내가 죽어도 너는 꼭 데려가마...'


길동무 정도는 있어야지.


홀붕이 자신을 보는 눈빛이 좋지 않았는지 곧 급가속하는 석상.


그런 석상의 보랏빛이 나는 눈을 향해 금이 난 단검을 던졌다.물론 단순히 단검만이 아닌.



삑.삑.삑.


-?


삑!


콰앙!!!


소형 점착폭탄을 붙인 채로 말이다.


'됐다!'


이는 강력한 마수가 나타났을 경우 동굴을 부숴 막기 위해 만든것.


하지만 어디까지나 '좁은' 동굴이지 이런 넓은 공간에서는 효과를 발휘하지 못한다.


그래도 눈을 가리는 데에는 성공.
고개만 꺾어서 피하려는 녀석의 바로 왼쪽에서 터져 시야를 확실히 가렸다.


그리고 그 순간에.


"흐읍!"


홀붕은 자신의 다리에 1회용 마법을 걸어 급가속,그리고 약점이라 생각되는 석상의 명치에 박혀있는 금이 간 곳에 남은 단 하나의 소형 점착폭탄을 붙힌 후.바로 뒤로 떨어진다.


녀석은 자신의 명치에 무엇이 붙었는지 깨닫고 홀붕을 잡으려 하지만 홀붕은 이미 멀리 떨어져 있었다.


"잘가라."


퍼엉!!!


그리고 그 석상에 붙은 점착폭탄은 큰 폭발음을 남기면서 터졌다.


"...허."


이제야 끝났나.저 석상 시체,비싸게 팔릴 것 같았는데.


그러나 지금 홀붕에게는 딴 생각을 할 시간이 없었다.


저런놈이 얼마나 더 있을지 모르는데 여기 있는것은 굉장히 위험하다.


그래서 홀붕은 지금 꼴사납게도 이 곳에서 도망갈 준비를 하고 있었다.단검은 아깝지만.살아있다면 된거 아닐까.


그렇게 뒤돌아 달려나가려는 순간.


서걱.


"...?"


그의 왼팔이.


"으.으아악!!"


잘렸다.그것도 완벽하게 깔끔히.


홀붕이 왼팔이 잘린 단면에서 뿜어져나오는 피를 오른손으로 어찌저찌 막고 뒤를 돌아보자,거기에는 보석으로 만든듯한 검을 든,한 소녀가 있었다.


물론,소녀의 몸 군데군데가 석상과 같은 보석인것으로 보아 사람은 아닌것 같았다.


이제는 지긋지긋하다는 기분도 들지 않았다.그저 수준의 차이를 느껴 두려움만 느낄 뿐.


그때,소녀가 입을 열었다.


{...허.오랜만이군.이 모습으로 움직이는건.}


"..."


소녀는,아니 그 괴물은 계속 홀붕을 향해 다가왔고,홀붕은 그저 뒤로 뒷걸음질 치는 수 밖에 없었다.


{뭐,네놈에게 검을 쓰는건 별로 좋지 못할것 같으니.}





"쿠헑!!!"


{오로지 격투로만 잡는 것도,나쁘진 않겠구나}


이내 벌어지는 괴물의 살벌한 난타전.


쾅!


쾅!


콰과과과과광!



괴물의 주먹 한방 한방이 모두 강력한데,아예 펀치 난타를 홀붕에게 하고 있으니 홀붕은 온몸의 뼈란 뼈는 다 부서지는 느낌이 들었다.차라리 느낌이었으면 다행이엏믈까.


"으극.."


'뼈가...다 부서졌어.'


온 몸에 힘이 들어가지 않는다.


어떻게든 입이라도 움직여 자비를 구하고 싶지만.


쾅!


괴물은.기다려주지 않고 그저 발차기를 날릴 뿐이었다.


{허.나쁘지 않은 쥐새끼로군.이정도 맞았는데도 죽지 않는다니.}


빨리 죽었다면 편했을 것을.


작게 들리는 그 다음 말에 홀붕이 떠진 눈으로 올려다보자,괴물이 보석으로 만들어진 오른손으로 자신의 얼굴을 잡으려고 하고 있었다.


그리고 괴물이 홀붕의 얼굴을 잡고 들어올려,그 흉악한 악력으로 얼굴을 부수려고 했다.


깡-!


{..!?}


"..어?"


괴물의 오른팔이,날아온 곡괭이에 깨지기 전까진 말이다.


괴물은 홀붕에게서 떨어져 오른팔을 회복하고,표정을 구기고 말했다.


{...왠 놈이냐.}


"나? 지나가는 대장장이 인데."


홀붕과 괴물이 동시에 목소리가 들려오는 방향을 보자,그곳에서는 망치를 들고 유유히 걸어오는 여성.


"카엘라..."


"...페말로에,넌 이따가 얘기하자."


카엘라가 있었다.


분명 그녀는 웃고 있었지만,무언가 불안한 감정에 눈을 감고 떨고 있던 홀붕,페말로에는 입이 열리고 어떤 액체가 자신의 입을 채우는것을 느끼고 삼켰다.


"포션이야.나 참,어디 갔나 해서 포션 들고 왔더니,쓸모가 있었네."


포션이라는 카엘라의 말에 자신의 왼팔을 보는 페말로에.약간이나마 자신의 왼팔이 회복되고 있는것을 볼 수 있었다.


그리고 카엘라가 얼굴에 미소를 지운채 뒤를 돌아 괴물을 보며 대검을 뽑았다.


"자,그러면. 널 이렇게 만든 범인을."


스릉.


"토벌해 보실까."



{...허.당돌하구나.좋다. 이 코세키 비쥬. 넌 특별히 이 검으로 상대해 주마.}


그에 좋다는 듯 응수한 괴물은 보석으로 검을 만들고는.


{죽여주마!!!}


"이 검 시험하기에는 딱이겠네!!"


서로에게 검을 겨누며 돌진했다.


***


오랜만에 창작글 써본다.주인공은 홀붕(카엘라 애칭:페말로에.),카엘라,비쥬임.


비쥬 짤 보러다니다가 생각나서 쓰게됨.


어째 실력이 죽은 모양임.분량은 많은데 그다지 재미가..


일단 피드백 환영.오타가 있으면 알려주면 고마울듯..

그리고 이전에 쓰던 무나 소설을 장편으로 쓸지 아님 짧게 쓸지 생각중인데,어떻게 생각함?


일단 뭐가 결정 되든 완결때까지는 천천히 달려보려고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