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번달쯤인가에 회사 앞에서 뭔 유튜버가 뭔가 공개 행사를 하고 있더라고

그 내용이 대충 사람을 앞에 나가서 뭘 하면 되는 거였는데 그게 내가 꽤 자신이 있는 분야였단 말이지. 상금도 조금 주고..


난 원래 사람 많은데 나서는거 별로 안좋아하고, 집-회사 왔다갔다 하는 놈이어서 외모관리도 개판임. 

딱 사람으로써 최소한만 하고 다니는 편. 그래서 많은 사람들 입에 내가 오르내리는것도 엄청 싫어함


그러니 평소의 나면 저런거 별 신경을 안 쓸거 같은데, 그날따라 이상했음

일이 좀 많아서 머리가 헤까닥했는지는 몰라도 그걸 해보고 싶은 거야

일하느라 몸 상태도 개판에, 옷도 후줄근하게 입은 상태였는데 그냥 해보고 싶었어

그래서 손들고 나가서 후딱 해치우고 상금 받아서 와 개꿀 이러면서 들어와서 다시 일했지


거까지였으면 참 좋았을건데, 알고보니 그 유튜버인지 뭔지가 좀 이름이 있는 사람이었어

근데 영상 올라가고 나서 내 모습이 엄청 특이해 보였나봐. 사람들이 엄청 나 가지고 떠들더라고.


난 처음엔 이해가 안 됐어. 그게 그렇게 어려운 일도 아니고 대단한 걸 한 것도 아닌데 왜 저런 걸 가지고 떠드는 걸까.

그냥 하고 싶어서 나갔고 재밌게 하고 내려왔다고 생각했는데 사람들이 보기엔 그게 아니었나 봐


회사 동료들이 영상 봤다. 재밌더라 하는 건 그럴 수 있고 자연스러운 현상이지.

가뜩이나 나같은 놈한테 말 붙일 거리도 없는데 그런거라도 있으면 좋으니까.


근데 불특정 다수가 내 외모 보고 관상은 과학이네, 사회생활 힘들 상이네, 저런 또라이 밑에서 일할 후배가 불쌍하네..

이딴 소리 하는거 보는 건 좀 버티기 힘들더라. 오타쿠 같다 이런건 정답이니까 인정한다 쳐도 말이지 ㅋㅋ


그때 알았어. 뭔가 잘못을 해야 ㅈ같은 평가를 받는 게 아니구나. 평범한 사람도 그냥 조리돌림 당하는게 가능하구나.

사람의 관심을 먹고 산다는 건 상상도 못할 만큼 힘든 일이구나..


단 한번 얼굴 비춘 걸로도 이딴 소리들이 나오는데, 거의 매일 방송하는 홀멤들은 대체 어떤 기분이었을까.

방송을 켜기 전에 어떤 각오로 무대에 오르는 걸까. 이런 생각 하니까 숙연해지더라.


라덴이 위장염 걸려 쉰다는 것도, 라미가 이번에 말하는 것도, 그렇게 생각해보니 정말 잘 참고 있는 거구나 싶어

나라도 내가 해줄 수 있는 만큼, 할 수 있을 때 최대한 전긍정해줘야겠다 생각이 들더라고.



헛소리 읽어줘서 고마워. 어딘가엔 좀 털어놓고 싶었는데 털어놓을 데가 여기밖에 없네 ㅋㅋ

홀멤들도, 이 글 읽는 홀붕이들도 모두 평안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