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youtu.be/BXB26PzV31k?si=7GjqnpA7lXQSayJy



[R.I.P]


어둠속을 세차게 달려오는 경적소리가 반딧불이를 휘청거리게 만드는 아스팔트 위에

비마저내려 기어코 만들어진 시커먼 고치같은 물웅덩이는 발목까지 휘감싸 놓질 않으려하고

치직거리는 꿈은 지겨운 두통이 되어 잔류하고 있어


괜시리 거리 가득한 웃음소리 듣기 싫어져서

거침없이 내리꽂는 번개 유인하는 피뢰침같던 그 곳으로 가보지만

엉성하게 꽂혀있는 팻말만 보일 뿐이야 폐점정리

단순한만큼 돌이킬 수 없이 써져있는게 마치 예전에 같이 하곤했던 낙서같은 모습으로 그리고 전혀 다른 내용으로


저체온증 걸린 쇠파이프의 창백함에 질려

이미 떨어져나가버린 현수막은 충분한 작별도 없었고

사라졌고 사라지는 모든 것들에 이름을 붙였어야 했는데

무명인채 떠돌뿐인 망령은 입술을 파르르 떨기만 하고있어


희뿌옇던 할로겐 등불은 점점 더 흐려져만가다 어느샌가 번쩍이는 LED로 메워졌는데도

콘크리트 덩어리들의 얼룩같은 그림자는 여전히 그대로인 건

새벽의 기나긴 꼬리에나 미치광이의 비명은 와닿을 수 있다고 비웃는 얼굴일까


아니면

혹시 그게 아니면


질척거리며 휘감기던 고인물은 

어느샌가 안개로 부화하여 날개를 흩뿌리듯 펼쳐져있고

감싸쥐었던 머리를 조용히 들어보니

아무도 아무것도 없는 흰 공간만

그리고 여전히 들려오는 치직거리는 소리 

그건 내 머릿속에 아직 살아있고 무심코 중얼거리게 되는 소리

빌어먹을 박무가 게걸스럽게 마지막 눈물 한방울까지 모두 핥아먹어버려 이별의 진부한 형태를 갖추지는 못했지만

그 때 함께 지껄이던 욕 한마디 내뱉으며 순백을 향해 걸어가는 모습으로 장례를 마칠뿐이야


2024.05.16

Emotion by End of a Life - [Mori Calio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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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 홀로 입문할때 한참 빠져서 듣곤했던 칼리의 end of a life를 들으며 써봄. 확실히 강한 노래는 시구에 영향을 많이 주게되어서 이게 리스펙인지 아니면 단순한 표절이 될 뿐인지 헷갈려서 어렵긴하네.

우리 암컷 아버지 칼리 어서 쾌차하셔서 막춤도 추시고 하면 좋겠다. 돌아오면 비부,이나랑 같이 en마법소녀도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