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그 꿈이다

소중한 존재를 떠나보내는, 자신의 반쪽이 뜯겨 나가는 듯한 그런 고통이 다시 떠오르는

그런 슬프고, 비참하고, 괴롭고, 어둡기만 한 꿈

이겨냈다고 생각해도 이렇게 한 번씩 자신의 상처를 후벼파는 잔인한 꿈.

아무리 목놓아 울어도, 멈추지 않는 눈물에도 씻겨 내려가질 않는 어둡고 끈적한 악몽


“…쨩 괜찮아? 역시 안괜찮지?”


그치만 오늘은 뭔가 다른 거 같아. 그 녀석의 목소리가 들려


“지금 혼자야? 내가 거기로 가줄까?”


자신의 울음소리에 묻혀 어떤 대답을 했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왠지 모르게 손에서부터 따뜻함이 느껴져 온다.


항상 이랬어. 내가 힘들 때도, 즐거울 때도 옆에 같이 있어 주는, 고마운 녀석.

자기가 조금 선배라고 부르라고 깝죽대고, 언제나 다투지만, 금새 아무일 없는 것처럼 대하게 되는

곁에 있으면 왠지 마음이 편해지는 그런 녀석이야.

어느새 그 녀석의 손을 잡고, 가슴에 얼굴을 묻은 채로 울고 있었다.  내가 무슨 말을 하는지, 그 녀석이 무슨 대답을 하는지 하나도 들리진 않았지만, 그저 있어주는 것만으로도 고마웠다.

그리고 점점 눈 앞이 어두워져 왔다.

 


“꿈…이였구나. 역시…”


천천히 눈을 떠보니 내 방의 천장이 보였다. 그리고 엄청나게 답답했다. 잠버릇 나쁜 이 녀석 때문에 깬 게 틀림없다.


“나 울었구나…”


확인하듯 얼굴을 만져보니 메마른 눈물 자국이 느껴졌다. 그리고 반대쪽 손은 물색 매니큐어를 바른 손에 꼭 잡혀있었다. 살짝 땀이 날 정도로 따뜻했다.


“정말, 아쿠아답네”


분명 내가 악몽 꾸면서 울고 있으니 잡아 준 거겠지. 언제나 이렇게 챙겨주려고 하는 모습이 귀엽게만 보이면서, 고마운 마음이 든다.

허둥대고, 실수하고, 짜증도 잘 내면서 챙겨주려 하는 모습이 어쩐지 반대로 챙겨주고 싶게 하는 묘한 매력이 있다. 그래서 아쿠아가 모두한테 사랑받는 걸지도 몰라.


“헤헷…시온쨩… 아틔시를 너무 좋아해…”


잠꼬대까지 할 정도로 푹 자고 있네. 맨날 저 소리나 하고. 뭐… 조금 좋아하긴 하지만 절대 본인한텐 말 안 할 거지만.


“아쿠아쨩, 아침이야. 그만 떨어져서 일어나.”

“…우응…”


이 녀석 전혀 일어날 생각이 없어 보이는데? 생각이 들 정도로 푹 잠든 모습이다.

볼을 쿡쿡 찌르며 잠시 말랑한 아쿠아의 볼 감촉이나 느끼고 있을 때, 아쿠아가 뒤척이기 시작했다.


“…으응… 시온쨩…? 뭐… 하는 거야?”

“좋은 아침. 아쿠아쨩”


아직 반쯤 잠들어있는 것 같지만, 일어난 것 같네.


“응…. 좋은 아침…?”


부스스, 거리며 아쿠아가 나한테서 떨어지며 몸을 세웠다. 항상 느끼는 거지만 같은 옷을 입고 있는데 저 가슴은 사기야. 왜 이 녀석한테만 저런 게 달린 거지? 나랑 같은 걸 먹었을 텐데 왜 난 하나도…


“우헤헤… 시온쨩. 좋은 아침…”


…귀여우니깐 지금은 넘어가도록 할까? 난 어른이니깐. 머리 좋은 이 몸은 그 정도는 관대하게 넘어가 줄 수 있어.


“네네, 좋은 아침. 아침 뭐 먹을래? 원하는 거 있어?”

“시온쨩의 오므라이스!”

“맨날 먹는거 잖아. 안 질려?”


말 그대로. 매번 매번 오므라이스 해달라고 하고. 자기가 직접 하면… 아니 아쿠아가 요리하는 걸 봐선 전혀 답이 없네.


“시온쨩이 해준 건 언제나 맛있는걸~? 부탁이야~. 응?”

“할~수 없네. 씻고 기다리고 있어. 금방 해줄게.”

“응!”


요리 못하는 이 글러 먹은 메이드를 위해서, 이 시온이 맛있는 오므라이스를 만들 수밖에 없네. 정말 난


“시온쨩.”

“왜?”


방에서 나가려는 순간 아쿠아가 갑자기 날 불렀다.


“아틔시를 너무 좋아하는 거 아냐?”

“네네. 아쿠아쨩이야 말로 날 너무 좋아하는 거 아냐?”


항상 하는 그 말이다. 정말 질리지도 않는지.

얄미우니깐 양 볼을 잡고 당겨봤다. 말랑말랑해서 기분 좋은 감촉이야.


“아흐아아흐아! 정말! 무슨 짓이야!”


볼을 살짝 당겼다 놨더니 조금 아팠는지 볼을 부풀리며 따져 든다. 왜 이렇게 행동 하나하나가 귀여운지 모르겠다.


“아쿠아쨩.”

“왜?”


살짝 삐진 듯한 아쿠아의 목소리다. 지금이라면 분명 이 말로 한 방 먹일 수 있어.


“좋아해”

“…”


설마 내가 갑자기 그런 말을 할 줄은 몰랐는지 바보 같은 얼굴을 하고는 가만히 날 바라보고 있다. 저 얼굴을 보니 기분이 좋은걸?


“그럼 빨리 나와~”

“….틔도…”


뭔가 말하려는 것 같아 방을 나가려다가 잠시 멈췄다. 또 무슨 말을 하려ㄱ…


“아틔시도 시온쨩 정말 좋아해…”


오늘 오므라이스는 정말 맛있게 해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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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쿠시온으로 한번 글 써봤습니다. 미숙한 글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첫부분은 실제 있었던 일 기반으로 약간 각색한거인데, 테에테에 대회라길래 약간 망상이 멈추질 않아서 넣어봤음.